신한금융에 이어 하나은행 가세
KB·우리·농협도 인하안 발표할 듯
사회적기업과 청년기업가입자 우대

진옥동 신임 신한은행장이 지난 3월 2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개최된 취임식에서 은행기를 힘차게 흔들고 있는 모습.
진옥동 신임 신한은행장이 지난 3월 2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개최된 취임식에서 은행기를 힘차게 흔들고 있는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신한금융에 이어 하나은행도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에 뛰어드는 등 퇴직연금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었다. 퇴직연금은 입사 후 퇴직할 때까지 최소 20년 이상 장기간 위탁 운용되기 때문에 수익의 안정성과 함께 지속적으로 발생되는 수수료가 상품의 경쟁력에 결정적인 요인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달 16일 퇴직연금 수수료 체계 전면 개편을 실시하고 내달부터 퇴직연금 운용관리수수료를 최대 70% 할인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의 계좌에 수익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 수수료를 전면 면제키로 했다. 또 IRP 10년 이상 장기 가입 고객의 할인율을 확대하며 연금방식으로 수령시 수수료도 감면한다.

아울러 사회적 기업은 수수료의 50% 우대하고 확정급여형(DB)·확정기여형(DC) 30억원 이하 기업과 IRP 1억원 미만 고객에게는 수수료 인하 등 혜택이 제공된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4월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으로 구성된 통합 퇴직연금 사업부를 출범시킨 바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2023년까지 적립금 44조7000억원, 점유율은 14.4%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금융그룹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1조8000억원으로 11.6%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4조6000억원을 굴리는 삼성생명에 이어 2위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선진화된 퇴직연금 서비스를 기대하는 고객의 니즈에 계속해서 부응해 나갈 계획”이라며 “그룹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고객들의 안정적 노후 지원 및 사회적 책임경영을 다하며 퇴직연금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에 맞서 KEB하나은행도 개인형퇴직연금(IRP) 수수료를 최대 85% 인하하는 등 수수료 인하전에 동참했다. 하나은행은 IRP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 수수료를 인하한다고 21일 밝혔다. 우선 만 19~34세인 고객이 IRP에 가입하는 경우 수수료를 70%를 인하하고 만 55세 이후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수령하는 고객의 수수료도 최대 80% 인하한다.

또한 확정기여형퇴직연금의 자산관리 수수료율도 0.02% 인하하며, 사회적 기업의 퇴직연금 운용 및 자산관리 수수료는 50% 인하해 기업의 비용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모바일 퇴직연금서비스 운영시간 확대 시행을 알리는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 선수 모습.
모바일 퇴직연금서비스 운영시간 확대 시행을 알리는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 선수 모습.

하나은행은 이미 장기가입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어, 이를 반영하면 청년 가입자의 경우 최대 85%, 만기 연금수령자의 경우 최대 95%까지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가입 후 2년 차, 3년 차, 4년 차가 되면 각각 10%, 12%, 15%까지 수수료가 인하된다. 아울러 누적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그 해 청구된 수수료 전부를 일괄 면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최적화된 연금자산관리는 장기간 축적된 역량과 노하우를 통해서만 실행 가능하다”며 “수수료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시스템 측면에서도 한발 앞서가는 연금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도 하반기 중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KB금융은 퇴직연금 사업의 컨트롤타워로 연금본부를 신설하고 퇴직연금 체계 전반을 손보고 있다. 국민은행은 기존 연금사업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했고, KB증권과 KB손해보험에도 연금기획부를 신설해 매트릭스 형태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확정급여형(DB) 수수료를 최대 0.08%p, DC형은 0.05%p 내린 데 이어 올해 추가 인하를 검토 중이다. 우리금융지주는 퇴직연금 부문에 힘을 싣기 위해 우리은행의 기존 연금신탁사업단을 연금신탁그룹으로 격상시켰다.

한편 퇴직연금 시장은 지난해 말 전년 대비 12.8% 증가한 190조원 누적을 기록했지만, 연간 수익률은 1%대에 그쳐 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1.99%)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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