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빅팜컴퍼니(주) 대표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는 플랫폼 구축

안은금주 빅팜컴퍼니(주) 대표
안은금주 빅팜컴퍼니(주) 대표

[중소기업투데이 박진형 기자] 대한민국 농촌의 소식과 먹거리를 구수하고 맛깔스럽게 전하는 교양 프로그램 리포터.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전국의 건강하고 몸에 좋은 먹거리와 농촌 여행지를 소개한 책 ‘싱싱한 것이 좋아’의 작가. 다시 사람과 자연,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는 플랫폼 회사인 ‘빅팜컴퍼니’의 CEO. 바로 빅팜컴퍼니(주)의 안은금주 대표의 걸어온 길이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한가지가 바로 ‘농촌’이다. 안은금주 대표의 인생은 한마디로 ‘농촌에 살어리랏다’이다.

빅팜컴퍼니는 농촌 자원을 소재로 한 기획 및 유통, 컬리너리 투어를 진행하는 콘텐츠 기획사로 정의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안은금주 대표는 하는 일은 ‘딱 이거다’라고 정의하지 않는다.

“식(食)을 기반으로 지역의 관광자원을 개발한 컬리너리 투어(Culinary Tour), 농촌 자원과 향토 식문화를 널리 알리는 교육 솔루션, 대기업과 농촌을 잇는 유통,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컬리너리 콘텐츠 제작 등의 다채로운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농촌과 도시를 잇는 농촌 플랫폼 회사, 농촌 자원을 기획하는 콘텐츠 회사가 바로 빅팜컴퍼니 입니다.”

그가 가장 중시 하는 것은 ‘스토리텔링’이다. “농촌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이야기가 숨어 있고, 음식은 그 이야기를 맛으로 들려줄 수 있는 감각적인 콘텐츠가 있습니다. 바로 농촌에 이야기를 입혀 세상에 내놓는 것입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CJ가 운영하는 한식 뷔페 ‘계절밥상’ 콘텐츠다. 처음에 CJ에서 제안한 것은 ‘싱싱한 것이 좋아’처럼 제철 식자재를 이용한 한식 뷔페를 만들자는 것. 이에 안은금주 대표는 “농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대기업이 그 농부가 생산한 농산물을 구매한다면 명분도, 이야기도 될 수 있다고 역 제안했다”면서 “대기업과 농부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정문목 CJ푸드빌 대표이사를 만나 “문화를 만들고 공동체가 상생하는 생태를 조성하는 것이 CJ가 가장 잘하는 일이지 않냐”며 “CJ가 농가와 상생할 수 있는 상생기업 1호가 된다면 좋겠다”라고 제안을 했다. 또한 단순히 농촌 자원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토종 종자를 복원하려는 농부를 지원하는 어려운 도전을 해보자고 권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CJ와 농촌의 토종 종자 계약 재배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 그렇게 착한 농부의 이야기를 전하고, 우리 땅에서 나는 제철 농산물로 요리한 한식을 제공하는 계절밥상이 탄생한 것이다.

안은금주 대표는 푸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창조했지만, 주변에서도 걱정도 많았다고 한다. 창업 자금을 지원하는 기관에서도 낯설고 벤처 아이템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원을 거절했다고...

안은금주 빅팜컴퍼니 대표
안은금주 빅팜컴퍼니 대표

그러던 중 농림축산식품부의 소개로 컬리너리 투어와 연계하는 방향을 찾게 됐다. 비슷한 업체와 힘을 합쳐 2011년 한국컬리너리투어리즘협회를 만들었다. 이후 농촌과 도시를 먹거리로 연결하는 식문화 전문 해설사의 필요성을 절감, 양성에 나선다. ‘푸드 큐레이터’는 이때 창안해 탄생한 신종 직업이다. 이어서 우리나라 최초의 푸드 큐레이터 교재를 개발하고 민간 자격증 인증도 받았다.

컬리너리 투어로 빅팜컴퍼니는 확장을 거듭했다. 중년 남성을 타깃으로 한 심마니 투어, 고랭지 배추에 중점을 둔 강원 김치너리 투어, 안동의 문화를 담은 마 컬리너리 투어 등 다양한 컬리너리 투어 상품은 도시의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각 지역의 개성과 특징과 장점을 음식으로 체험하고 만나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은 소비자에게 큰 만족을 줬을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해당 지역을 찾는 계기를 제공했다. 이어서 홈쇼핑, 소셜 커머스, 외식 기업 등 대기업과 연계해 농산물의 판로를 개척함으로써 농민을 위한 사업도 펼쳤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는 주경기장 맞은편에 평창 고랭지 배추를 포함한 강원의 농산물을 맛보고 구매할 수 있는 로컬 마켓인 동시에 건축가, 아티스트와 협업해 만든 참신한 박물관 ‘바우 파머스 몰(Bau Farmers Mall)’을 운영했다.

안은금주 대표는 이 같은 성공의 비결을 묻자 이 같이 말했다. “혁신은 바위틈에 씨앗을 심는 것과 같아요. 지금 당장은 심어도 잘 자라지 못하죠. 하지만 어렵게 뿌리를 내리고 줄기가 성장하면 언젠가 열매를 맺게 되겠죠? 열매가 익었을 때쯤 씨앗을 심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요. 하지만 누군가가 그 열매를 맛있다, 감사하다, 참 고맙다고 생각하며 먹는 순간 혁신이 일어납니다. ‘내가 혁신을 할 거야!’라고 외치는 것은 오히려 혁신이 아닌 것 같아요. 혁신은 시간이 흐른 후 후대가 평가할 때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안은금주 대표는 안동에 ‘스페이스 마’를 만들었다. 이곳은 농촌에 살고 싶거나 지역에서 일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협업할 수 있는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농촌형 코워킹 공간이다. 이러한 소통과 협력이 함께하는 마을이 바로 안은금주 대표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목표이기도 하다.

안은금주 대표는 이러한 소통과 상생을 바탕으로 세운, 누구나 행복한 마을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한다. 미혼모·미혼부가 마음 편히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마을, 가족이 없어 고독한 사람들이 서로를 케어할 수 있는 마을, 치매에 걸렸거나 병든 어르신이 요양원에 가지 않아도 돌봄을 받을 수 있는 노인 마을, 장애인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마을 등. 다양한 사람들, 특히 소외되고 외로운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고 서로를 돌보며 살아가는 마을을 전국 방방곡곡에 만들고자 한다. 그리고 그런 마을에서 자신도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말한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