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만에 빗장푼 LPG차, 사용규제 폐지 ‘반색’
소형저장탱크, 배관망사업 활기에 수요도 반등
한반도 평화, 에너지 교류 선봉장 LPG 청신호

[중소기업투데이 황무선 기자] 2019년 국내 LPG(액화석유가스)산업 다시 봄이 왔다.

경쟁연료에 밀려나며 쇠락의 길을 걸어왔던 과거에 비해, 올해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다. 국내 LPG산업은 오랜만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지난 3월 오랜 숙원인 ‘LPG자동차 사용제한 규제’가 폐지됐기 때문이다.

다시 오르기 시작한 국제유가는 걱정이지만 ‘군단위 및 마을단위 배관망 사업’의 안정적 확대와 소형저장탱크 보급이 최근 활기를 찾으며 가정·상업용뿐만 아니라 산업용 에너지원으로서도 LPG는 점차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

독립된 가스체 에너지로서 석유와 분리돼 별도 국가의 독립에너지원으로 위상까지 갖출 수만 있다면 LPG산업도 이제 안정적인 수요 예측과 투자 등을 통해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에 더해 온화해진 남북화해 분위기 역시 LPG산업의 큰 희망이다. 한반도에 평화시대까지 도래한다면 과거 개성공단과 금강산에 진출했던 경험을 살려 미개척지인 북한으로 진출할 기반을 어떤 에너지원 보다 앞서 갖춘 것이 바로 LPG산업이다. 변화된 시대상황 속에 다시 한번 LPG산업이 ‘르네상스’를 꿈꿀 기회가, 바로 지금 찾아온 것이다. <편집자 주>

LPG 차량에 대한 사용규제가 37년만에 풀렸다. 2015년 재산권 보호와 대기환경 보호 등의 이슈로 LPG자동차 규제완화 문제는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고, 최근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 확대라는 대의명분에 힘입어 4년여 만에 전면 폐지에 이르게 됐다. [황무선 기자]
LPG 차량에 대한 사용규제가 37년만에 풀렸다. 2015년 재산권 보호와 대기환경 보호 등의 이슈로 LPG자동차 규제완화 문제는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고, 최근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 확대라는 대의명분에 힘입어 4년여 만에 전면 폐지에 이르게 됐다. [황무선 기자]

다시 찾아온 LPG의 봄

국내 LPG(액화석유가스)업계 숙원 과제였던 LPG 차량 규제가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전면 폐지됐다.

LPG 차량에 대한 규제 완화 이슈는 2015년 재산권 보호와 대기환경 보호 등의 이슈로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고, 최근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 확대라는 대의명분에 힘입어 4년여 만에 전면 폐지에 이르게 됐다.

1982년 택시와 장애인, 국가유공자용으로 LPG차량이 처음 시중에 보급되기 시작한 후 37년여 만이다. 법령 개정을 시작으로 LPG수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수송시장에서 LPG업계는 다시금 활로를 되찾을 수 있게 됐다.

가정·상업용 및 산업용 수요 역시 최근 경쟁연료인 도시가스와의 경쟁력을 되찾으며 수요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유가의 하향 안정화가 큰 힘이 됐지만, 무엇보다 소형저장탱크 보급 확대와 함께 마을단위 및 군단위 배관망사업이 본 궤도를 진입한 공이 크다는 분석이다.
 

88서울올림픽을 전후로 LPG는 깨끗한 청정에너지로서 본격적인 대중화의 시대를 열었다. [황무선 기자]
88서울올림픽을 전후로 LPG는 깨끗한 청정에너지로서 본격적인 대중화의 시대를 열었다. [황무선 기자]

 가스산업 대중화의 선구자 ‘LPG’

응답하라 1988 제14화, ‘덕선이네 가스레인지가 들어오던 날’ 편을 보면, 가스레인지가 새로 들어온 덕선이네 풍경이 그려진다. 석유곤로를 사용하던 덕선 엄마는 주방 들여놓은 가스레인지 하나만으로 세상을 다가진 듯 행복한 모습이다.

인기리에 방송됐던 ‘응답하라 1988’에 등장한 이 장면은 당시 대중에너지 전환기의 시대상을 그대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1970~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호텔이나 고급레스토랑, 부유층에서만 사용되던 LPG는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본격적인 대중연료 시대를 맞는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가정에서 사용하는 취사, 난방연료는 석유와 연탄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청정에너지인 가스산업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본격적인 중흥기를 맞을 수 있게 됐다.

1983년 한국가스공사가 설립되고, 1987년 수도권을 시작으로 1997년 전국적인 천연가스(LNG : 액화천연가스) 배관망이 확대되기 전까지 LPG는 편리하면서도 깨끗한 고급 청정에너지원으로 대중적 사랑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가스레인지, 가스보일러, 가스오픈 등은 그 집의 살림살이를 가늠하는 대표 제품이었다.

이후 배관망을 기반으로 한 도시가스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LPG산업은 1990년대 중반 이후 LNG를 기반으로 한 도시가스 산업에 그 자리를 내줘야 했다. 마치 1980년대 중반 연탄과 석유곤로가 편리성을 무기로 등장한 LPG에게 그 자리를 물려준 것처럼, 최근까지 LPG산업은 도시가스에게 밀려나 도심을 벗어난 변두리와 농촌으로 그 영역이 한정됐다. 그리고 최근 그나마 남은 자리마저 어느새 인덕션과 전기레인지 등에게 그 자리를 빼앗기며 궁지에 몰린 처지가 돼 버렸다.
 

LPG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는 바로 복잡한 유통구조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최근 이를 극복할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황무선 기자]
LPG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는 바로 복잡한 유통구조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최근 이를 극복할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황무선 기자]

 다단계 유통구조와 비싼 가격이 문제

LPG의 종류는 크게 부탄(C4H10)과 프로판(C3H8)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프로판의 경우 가정에서 취사용과 난방용으로, 부탄은 자동차 연료가 주된 사용처다. 이중 일반 부탄의 경우는 캐비닛 히터 등 난방연료와 간이용 또는 부탄캔 등 야외용 취사 연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국내 LPG산업이 현재 직면한 문제점은 유통단계별 가격만 확인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5월 3째 주 현재, 소비자와의 접점에 있는 전국 LPG판매점의 kg당 가격을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油價 정보 사이트)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일반 가정용 프로판 평균가격은 1924.11원, 일반 부탄은 2187.92원이었다.

그리고 지역별로 평균 공급가격이 가장 비싼 지역은 부산시였고, 가장 저렴한 지역은 세종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의 경우 kg당 가정용 프로판 가격은 2149.20원이었고, 일반 부탄은 2434.19원이었다. 반면 세종시는 프로판이 1793.75원, 부탄은 2020.60원으로 가장 비싼 지역과 싼 지역의 가격차는 프로판은 kg당 355.45원, 부탄은 413.59원의 차이를 보였다. 각 가정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20kg용기 한 통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전국 최고가 지역과 최저가 지역의 평균 가격차는 프로판 7109원, 부탄 8271.08원의 차이가 났다.

같은 기간 중간 유통단계에 있는 충전소 전국 평균가격은 kg당 프로판은 1136.44원, 일반부탄은 1198.11원이었다. 이는 판매점과 평균가와 비교해 kg당 프로판은 787.67원, 부탄은 989.81원 비쌌다.

20kg 용기 한통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충전소와 판매점의 가격 차이는 프로판의 경우 1만5753.04원, 부탄은 1만9796.02원이었다. 쉽게 말해 국내 LPG가격은 마지막 유통단계를 하나 더 거치는 과정에서 20kg 용기 한통을 기준으로 최저 1만5000원에서 최대 2만원의 가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모든 산업이나 제품이 그렇듯 한 산업이나 유행에 밀리고, 도태되는 이유는 상대 산업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결정적 원인이다. 결국 국내 LPG산업이 다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 복잡한 유통구조를 어떻게 단순화할 수 있느냐에 해법이 있는 것이다.

수입·정유사→충전소→판매업소→사용자로 이어지는 LPG 유통과정은 가스공사→도시가스사→수요가로 연결되는 도시가스와 비교해 경쟁력이 뒤쳐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잦은 사고와 사용하지 못하고 남는 가스잔량 등은 상대적으로 계량기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한 도시가스와 비교해 소비자들에게 불만과 불편의 원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또 규모가 영세한 판매사업자들은 도시가스에 판매처를 잠식당할 때 마다 줄어든 마진을 다시 메우기 위해서 판매 마진을 인상하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수요 감소로 나타나는 악순환이 계속돼 왔다.
 

충남 천안 LPG마을단위 배관망 시범사업 현장. 연료는 LPG, 공급방식은 도시가스와 동일한 배관망사업은 LPG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아이템이 됐다. [황무선 기자]
충남 천안 LPG마을단위 배관망 시범사업 현장. 연료는 LPG, 공급방식은 도시가스와 동일한 배관망사업은 LPG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아이템이 됐다. [황무선 기자]

LPG산업 바닥 찍고, 상승세

연평균 1.9%씩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국내 총 에너지 소비량과 달리 국내 가스산업은 사실상 2013년을 정점으로 LPG와 LNG 모두 완만한 감소세를 걸어 왔다.

국가 에너지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국내 총 에너지 소비량은 2억80290만 TEO로 이중 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2.1%였다. 하지만 매년 증가하는 총 에너지소비량과 달리 가스의 비중은 2014년 20.1%, 2015년 18.4%, 2016년 18.8%까지 감소했고, 2017년 들어 19.3%까지 살짝 반등하는 현상을 보였다.

도시가스의 경우 2013년 한해 소비량은 4006만9000톤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 후 점차 감소해 2017년 소비량은 3401만2000톤까지 줄었다. 도시가스의 수요 이탈과 발전용 수요의 감소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도시가스 수요증가 영향으로 꾸준히 감소해 2015년 779만4000톤까지 줄어든 LPG는 2016년 들어 다시 경쟁력을 회복하며 934만 톤까지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895만9000톤까지 물량이 다시 감소했지만, 가정·상업용 수요와 산업용과 공업용 수요는 크게 늘어나 LPG산업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이는 상황이다.

2014년 143만2000톤으로 최하점을 찍었던 가정·상업용 LPG수요는 2017년 159만 톤까지 수요를 회복했다. 산업용 수요 역시 2013년 60만7000톤으로 최하점을 찍었으나, 2017년에는 105만2000톤까지 2배에 가까이 사용량이 증가했고, 공업원료용 원료 역시 2012년 132만3000톤으로 최하점을 찍은 이후 점차 경쟁력을 회복해 2016년에는 325만7000톤, 2017년에는 294만6000톤까지 수요 회복하며 전체적인 LPG 수요 증가를 뒷받침 하고 있었다.

이에 반해 2010년 446만8000톤으로 LPG 전체 수요를 뒷받침 하던 차량용 부탄은 매년 그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2017년엔 331만1000톤까지 감소해 과거 차량용 LPG가 수요 증가를 이끌던 시대를 지나, LPG수요 증가 주체가 이제는 가정·상업용과 산업용, 공업용으로 점차 이전되고 있다는 점을 통계는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원인은 최근 몇 년간 상대연료인 도시가스 가격의 고공행진에 반해 국제유가 하락, 소형저장탱크 보급 확대 및 배관망사업 확대에 힘입어 LPG산업이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찾아낸 것이란 평가다.
 

청송 군단위 배관망사업 현장. 본격적인 가스공급에 앞서 진행된 기념식에는 많은 주민들이 참석하며 관련 사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도를 보였다. [황무선 기자]
청송 군단위 배관망사업 현장. 본격적인 가스공급에 앞서 진행된 기념식에는 많은 주민들이 참석하며 관련 사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도를 보였다. [황무선 기자]

소형탱크와 배관망사업이 ‘1등 공신’

통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최근 들어 내주기만 하던 가정상업용 시장에서 LPG의 회복세가 뚜렷하다. 특히 산업용과 공업용 시장에선 도시가스를 거세게 위협하고 있다.

이는 정부 정책과 저유가가 맞물린 결과다. 하지만 업계는 과거와 달라진 LPG 공급시스템이 근본적인 현재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판단이다.

사실상 LPG의 화려한 부활의 공로 중 8할 이상은 소형저장탱크 보급 활성화에 찾을 수 있다. 도시가스에 밀려 2001년 248만톤으로 정점을 찍은 가정·상업용 LPG소비량은 최근까지 거듭 축소돼 왔다. 하지만 정부가 소형저장탱크 보급 및 마을단위 배관망 구축 정책을 펼치면서 최근 점차 수요를 회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급가구가 증가하기 보다는 가격경쟁력을 회복하면서 난방용 에너지원으로의 사용이 점자 확대된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업계는 근본적인 변화 원인으로 공급시스템의 변화를 지목한다. 소형저장탱크 보급 확산으로 벌크공급이 일반화되며 복잡한 유통단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산업이 위축되던 중 2000년대 들어 LPG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량 수요처에서 3톤 이하의 소형저장탱크가 보급되기 시작한 것. 소형저장탱크는 용기에 비해 안전관리가 원활하고 미관측면에서도 우수했다.

유통단계도 기존 공급방식과 비교해 한 단계 줄어든 데다 대량공급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며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경제적이라는 강점도 돋보였다. 여기에 0.5톤 소형저장탱크 등장은 LPG보급 확산에 날개를 달아줬다.

시장의 변화를 감지한 업계도 에너지복지 해법으로 소형저장탱크의 가능성을 주목했다. LPG수입사들의 단체인 대한LPG협회가 자금을 출연하고, LPG충전사업자들의 단체인 한국LPG산업협회가 실무를 맡아 사회복지시설에는 소형저장탱크 보급을, 농어촌 마을에는 소형저장탱크를 활용한 배관망 구축을 시범적으로 수행했다.

2014년 하반기 국제유가가 급락해 저유가 기조가 한동안 이어지며 LPG산업은 반격에 기회를 잡았다. 이에 발맞춰 정부도 농어촌 등 에너지소외층의 복지 실현의 대안으로 소형저장탱크를 주목, 정책적인 지원에 나섰다.
 

청송군 LPG배관망 사업 준공식 현장의 모습. 주요내빈들이 기념테이프를 절단하고 있다. [황무선 기자]
청송군 LPG배관망 사업 준공식 현장의 모습. 주요내빈들이 기념테이프를 절단하고 있다. [황무선 기자]

도시가스형 공급방식으로 ‘턴 업’

정부는 최근 LPG배관망 구축 사업에 많은 관심과 공을 기울이고 있다. 도시가스 미공급지역의 에너지인프라 해결을 위해 고심해오던 정부는 2014년 18개 마을을 대상으로 벌인 배관망시범사업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한국LPG산업협회가 2014년 이래 배관망 사업을 진행한 65개 마을을 대상으로 그 효과를 조사한 결과, 기존 LPG용기 대비 마을단위 배관망사업은 30~50% 정도의 연료비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도시가스와 실내등유 등 경쟁연료 비교해서도 10~20% 가량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당 등 연료 소비량이 많은 상업시설의 경우는 연간 1000만원 안팎의 비용 절감효과를 누렸다. 가스사용 안전성과 편리성도 대폭 향상된 것에 대해 사용자들은 매우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민들에 따르면 미관과 에너지공급 인프라 개선에 주거 환경 향상으로 과거 도시가스 보급기처럼 배관망 설치 지역의 경우 집값이 올라가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흑산도와 같은 도서지역에서는 안정적인 연료공급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지자체 역시 도시가스 대비 투자비용이 적은데 비해 주민 만족도가 높은 배관망 사업을 반겼다. 경기도와 충남도는 아예 자체예산을 들여 각각 16개, 6개 마을에 배관망구축사업을 진행할 계획까지 세웠다.

우수한 성과에 힘입어 정부는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결정했다. 전담조직인 한국LPG배관망사업단을 2016년 2월 출범시켰고, 3000세대 이상 군 단위를 대상으로 한 LPG배관망 설치를 추진키로 했다. 강원 화천읍, 경북 청송읍, 전남 진도읍에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2020년까지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에 대한 사업을 모두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부는 올해 예산안을 마련하면서 군단위 LPG배관망사업을 7개 지역 대상으로 전면 실시키로 했다. 투입되는 예산은 약 531억원이다. 현재 군단위 LPG배관망을 실시 중인 6개 지역 외에 나머지 대상지역도 모두 포함시켰다.

정부는 천연가스 미공급이 확정된 13개 지역(화천, 청송, 장수, 영양, 인제, 양구, 철원, 옹진, 신안, 남해, 진도, 완도, 울릉 등 3만9853세대)을 대상으로 군단위 LPG배관망 사업을 완료하게 된다.
 

LPG 배관망사업, 소형저장탱크를 이용한 공급방식 전환을 통해 최근 LPG산업이 수요를 회복하고 있다. [황무선 기자]
LPG 배관망사업, 소형저장탱크를 이용한 공급방식 전환을 통해 최근 LPG산업이 수요를 회복하고 있다. [황무선 기자]

LPG 관련 산업도 다시 활기

프로판 시장의 부활은 관련 산업에도 큰 활력이 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배관망 사업은 소비 증진과 직결돼 수입사, 충전·판매소 등 연료공급·유통업계의 수익 증진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유관업계에도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정부의 대형 사업에 소형저장탱크 와 같은 제조업체들이 모처럼 활력을 찾았다는 평가다. 특히 이중 소형저장탱크 업계의 성장은 눈부시다. 한국가스안전공사(사장 김형근)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 및 수입된 소형LPG저장탱크는 2만1450기로 2017년 2만4940기에 비해 3,490기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초기 생산량과 비교해 엄청난 증가세다.

2002년만 해도 3톤 미만의 소형저장탱크 생산 공급량은 한해 892기에 불과했다. 2003년 774기, 2004년 1542기로 증가한 이후 2005년 0.5톤 이하에 대한 관련 안전관리기준이 대폭 완화되면서 수요가 크게 증가하며 한해 공급되는 소형저장탱크는 3605기까지 증가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소형저장탱크에 부착되는 밸브, 기화기 업계 역시 견조한 실적을 누리고 있다. 특히 이들은 가격 경쟁에 내몰렸던 과거와 달리 품질 우선 환경이 조성되면서 산업 체질개선의 발판을 마련했다는데 의미를 찾고 있다.

중소 시공업계도 선전하고 있다. 도시가스 등 대규모 연료공급 인프라 건설이 대부분 완료된 상황에서 배관망 구축사업은 시공업체의 새로운 먹거리 시장이 됐다. 낮은 시장성으로 LPG 시공을 접었던 업체들이 회귀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새롭게 관심을 보이는 업계도 있다. 도시가스로 중심을 옮겼던 보일러 업계는 최근 LPG시장을 다시 두드리고 있다. 도시가스시장 포화로 가스보일러시장이 정체된 현 시점에서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엎고 진행 중인 배관망사업의 보일러시장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군단위 사업 확대를 겨냥해 LPG보일러 생산 확대 및 기술 개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어 타이어 사이즈로 제작돼 공간활용도를 높인 도넛형 LPG차량용기. 최근 LPG와 관련된 혁신적인 기술들이 LPG산업의 발전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황무선 기자]
스페어 타이어 사이즈로 제작돼 공간활용도를 높인 도넛형 LPG차량용기. 최근 LPG와 관련된 혁신적인 기술들이 LPG산업의 발전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황무선 기자]

‘기회’ 누리려면 내부 분열 경계해야

모처럼의 성과지만 우려도 없지 않다. 바로 지나친 내부출혈경쟁이다. LPG업계 내에서는 최근 배관망사업과 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 등에 주도권 다툼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충전, 판매단계의 사업자 간 신경전이 강화되는 모양새다.

일부 판매사업자는 민간자본과 손잡고 별도의 사업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소형저장탱크 설치 또는 배관망 구축시 지자체 예산과 주민 부담 등을 대신 부담하되 장기적인 운영권을 보장받겠다는 것. 이 경우는 공공의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반면, 민간의 수익성 신장을 위한 소비자 혜택 감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정부 사업과 비교가 불가피해 오히려 정책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시장 호황을 틈탄 업체의 난립도 걱정이다. 공급업체의 증가는 결국 시장의 과잉 경쟁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서비스, 안전성 등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소형저장탱크업계의 경우 수입품과 국산품의 가격 경쟁으로 외연은 확대되고 있으나, 업체의 탱크당 마진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배관망 사업 확대는 LPG산업에 모처럼 찾아온 소중한 기회”라며 “이를 제대로 활용, 산업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는 지나친 경쟁을 지양하고, 상생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