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 한복문화 보급 ‘앞장’
박창숙 회장 “제대로 된 한복을 입어야”

박창숙 (사)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장
박창숙 (사)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장

[중소기업투데이 박진형 기자] “한복을 입으면 경복궁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데. 우리도 이참에 한번 입고 가보자.”

최근 경복궁, 창경궁 등 한복을 입으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 화려한 한복을 입은 외국인이나, 청소년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한복이 우리 전통한복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러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서 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가 힘을 쏟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우리 옷 한복을 제대로 입자’는 운동을 펼치는 박창숙 협회장을 만나 전통한복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사)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이하 협회, 회장 박창숙)는 초·중·고·대학생, 어학당 외국학생 그리고 국내를 방문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도 우리의 제대로 된 한복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재외 한국문화원을 통해 우리의 의복문화와 고유의 풍속문화를 현지에 알리는 ‘2019 거점대상 한복문화보급 사업’을 진행한다. 현지 교민은 물론이고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우리의 풍속을 재현하고 체험하게 함으로써 우리의 격조 높고 아름다운 한복을 자연스레 경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우리 고유 의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나아가 문화국가로서의 국가적 인지도 상승에도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박창숙 협회장은 “이번 한복문화보급사업의 경우는 기존의 나열식 전시, 단순 세미나 등에서 벗어나 생동감과 감동을 주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2018년 미국 뉴욕의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찰스B. 왕센터(Charles B. Wang Center)에서 열린 한복문화행사에서 박창숙 (사)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장(왼쪽 여섯 번째)이 행사참여 외국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년 미국 뉴욕의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찰스B. 왕센터(Charles B. Wang Center)에서 열린 한복문화행사에서 박창숙 (사)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장(왼쪽 여섯 번째)이 행사참여 외국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지에서 펼쳐지는 행사를 살짝 살펴보면, 식전행사로 아리랑 등의 국악한마당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어 메인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혼례식, 돌잔치 등이 치러진다.

전통혼례의 경우 간소하게 치러지기는 하나 혼례식 곳곳에는 다양한 우리 전통 소품이 배치되고 국악이 나온다. 흥겹고 신명난 국악은 외국인에게도 잔치의 시작을 감지 할 수 있게 한다. 본격적인 혼례는 신랑이 청사초롱을 밝히고 기러기와 함을 신부 부모께 전하는 것을 시작된다.

이어 양가 부모가 신랑과 신부 쪽에 위치한 초에 불을 밝힌다. 혼례식에서는 혼례복을 포함해 양가 부모님의 정예복, 가족들의 준예복, 축하객의 약예복, 폐백복 등 예식에 쓰이는 다양한 전통한복을 만나볼 수 있다.

자연스레 관람객은 눈과 귀 그리고 가슴으로 함께 호흡한다. 혼례에 쓰인 대추와 밤도 나눈다. 혼례 이후에는 관람객이 보았던 한복을 직접 입어볼 수 있다. 한복에 대한 궁금증이 남았다면, 세미나를 통해 보다 자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다.

이처럼 현지인들을 매료시킬 행사가 진행된다. 돌잔치에서도 돌복, 정예복, 준예복, 약예복 등은 물론이고 흰백설기, 팥수수떡 등 전통음식을 만나볼 수 있다.

2015년 11월  (사)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는 벨기에서도 포멀한복을 알리는 행사를 가진 바 있다.
2015년 11월 (사)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는 벨기에서도 포멀한복을 알리는 행사를 가진 바 있다.

협회는 올해 이러한 한복문화보급사업을 네 차례 진행한다.

올해 첫 방문지는 러시아 모스크바다. 이달 29일부터 내달 2일까지 주러시아문화원 강당과 영화관 ‘돔 키노’에서 앞서 말한 혼례식, 돌잔치, 세미나, 한복입기체험 등이 세종학당 수강생 8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어 7월에는 인도, 9월에 홍콩,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남아공의 경우는 주재문화원의 요구가 타 문화원보다 강해 포함하게 됐다”고 박 회장은 설명했다. 특히 남아공에 진출한 33개국 주재원 외교단 부인회에서 참석키로 해 우리 한복의 홍보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 미국 뉴욕의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찰스B. 왕센터(Charles B. Wang Center)에서 열린 한복문화행사에서 박창숙 (사)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장이 우리 한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8년 미국 뉴욕의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찰스B. 왕센터(Charles B. Wang Center)에서 열린 한복문화행사에서 박창숙 (사)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장이 우리 한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창숙 회장이 이러한 전통한복 전파에 힘을 쏟는 이유는 정체불명의 한복 때문이다. 그는 “전통한복을 입는 법에서부터 그에 어울리는 장신구를 착용하는 것이 제대로 된 우리 한복을 입는 것이고 이를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경복궁, 창경궁 등을 거닐다 보면,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외국인을 많이 볼 수 있잖아요.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한복의 대부분이 우리 전통한복과 거리가 멀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고국에 돌아가서도 한복을 잘못 알고 잘못된 인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박 회장은 “한복을 대여하는 곳이 전통적인 한복과 개량된 한복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고 대여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우리 정체성을 담은 한복을 제대로 입힐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은 이를 위해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곱다 한복체험관’을 오픈하고 한복의 교육을 함과 동시에 전통한복과 장신구를 대여하고 있다. 특히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 종로구청과 함께 경복궁 인근의 한복 대여업소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복을 제대로 입히는 법을 알리는 ‘우리 옷 제대로 입기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중심에 박창숙 회장이 몸담고 있는 ‘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가 있다. 협회는 ‘포멀한복 매뉴얼’을 통해 전통한복을 제대로 알리고, 우리 옷 한복에 대한 인식을 넓히기 위해 지난 2012년 발족됐다.

박 회장은 “한복은 아무렇게나 입어도 되는 평상복이 아니라 예를 갖춰 입어야 하는 예복이자 우리나라의 전통 의복문화”라며 “관혼상제의 예복으로 정한 한복을 제대로 갖춰 입고, 소품과 장신구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멀한복메뉴얼은 관·혼·상·제에 정예복과 준예복, 약예복을 규정하고 어떻게 입어야 하는 지, 소품과 장신구는 어떤 것을 어떻게 착용해야 하는지 등을 규정하고 있다.

박 회장은 협회를 만든 이유에 대해 “학회가 한복의 전통적인 연구에만 집중되고 전문가 집단의 이야기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있다”면서 “포멀한복은 한복의 보급을 촉진시키기 위해 제안했으며, 우리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한복이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마지막으로 “현재 유네스코에 한복의 모시 저고리만 등재된 상황이라 아쉽다”면서 “세계에 격조 높고 품위 있는 우리 한복 알리기를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정체 한복이 등재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노력이 소상공인 대표업종인 한복업계에도 일거리 창출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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