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통령이 다녀갔다...
[기자수첩] 대통령이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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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복희 기자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지난 14일 열린 ‘2019 중소기업인 대회’에 대통령이 다녀갔다. 문 대통령 취임 3년차만에 첫 걸음이자 현직 대통령으로선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1년만에 이 행사장을 찾았다.

VIP 방문을 앞두고 주최측인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중소기업계는 약간의 설레임과 더불어 손님맞이에 분주한 분위기였다.

엠바고가 걸린 상태에서도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을’ 정도로 대통령 방문은 행사를 앞두고 단연 최고의 화제였다. 그만큼 상징성이 컸다.

정부 수장이 이 행사를 찾았다는 건 현 정부가 향후 중소기업 정책을 펴는데 있어 어느정도의 가중치를 둘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신호는 이미 보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했고 지난달엔 4선 중진으로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박영선 장관을 임명했다. 청문회 과정의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계는 박 장관을 반기는 분위기였고 ‘실세 장관’이 진퇴양난에 처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했다.

박 장관 또한 본인의 임명 배경과 기대에 부응하듯 취임하자 마자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취임 20일도 채 되지않은 지난달 25일엔 여의도 중기중앙회를 찾아 업종별 중소기업 대표들과 도시락을 먹으며 150분간 각종 현안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는 열성을 보여주었다. 토론회 말미엔 분기별로 열자는 제안도 선물로 내놓았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은 특히나 영세할수록 현 정부들어 시행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노동정책을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맞으면서 사실상 혼란에 빠져있다. 이에 주무부처 장관이 업계 사람들과 정기적으로 만나자는 제안은 ‘목소리’를 낼 창구가 생긴 것이니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에 들어간 만큼 지금에와서 물줄기를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중소기업인들도 인지하고 있다. 이에 그들로선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데 뜻이 모아지고 있다. 감당할만한 수준의 ‘속도조절’과 부작용을 줄이는 ‘보완책’을 통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로 하여금 정부의 정책노선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와 충격완화를 바라는 것이다.

최근 폐업을 하거나 해외로 공장이전을 고민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은 그들이 택한 도피처가 어딘지 잘 보여준다. 물론 정부도 이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이 날 중소기업인 대회장을 찾은 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최저임금, 탄력근로제, 주52시간제 등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기업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짧지 않은 축사 중 중소기업인들이 가장 듣고싶은 말이었지 싶다.

행사를 주최한 중기중앙회 김기문 회장 또한 대회사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좀 더 세밀한 정책 대응이 요구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박영선 장관과의 지난 토론회에서도 비슷한 요청을 했다. “중기벤처부가 좀 더 밀착해서 일을 해주길 바란다”고.

‘God is in the details’란 표현이 있다. ‘신은 디테일에 있다.’ 동명의 자기계발 서적에서 저자는 ‘작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개인과 기업, 국가의 모든 것을 바꿔놓는다’는 의미로 이 표현을 썼다. ‘명품은 디테일에 있다’란 비슷한 표현도 있다.

현 정부는 출범이후 ‘쇼(show)에 강하다’는 평가를 비판으로 때론 칭찬으로 들었다. 이번 축사에서 문 대통령은 “올해 3년차에는 반드시 현장에서 체감하는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집권 중반기에 접어드는 현 시점에서 ‘쇼맨십’은 가고 디테일에 강한 ‘명품 정책’을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살아나고 일자리를 못찾아 방황하는 젊은 청춘들의 어깨도 덩달아 가벼워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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