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 될 줄 예상못했다" 겸손한 답변에도 불구,
자동차정비업계 실상 누구보나 빠삭하게 알고있어,
정비업계 인력난 입술이 마르도록 토로

황인환 중기중앙회 부회장 겸 서울자동차정비업협동조합 이사장
황인환 중기중앙회 부회장 겸 서울자동차정비업협동조합 이사장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황인환 중기중앙회 부회장과의 만남은 예상보다 길어져 1시간 이상 이어졌다. 2일 오후5시 여의도 중기중앙회 kbiz라운지에서 시작된 인터뷰는 오후6시경 바로 옆 커피숍으로 장소를 옮겨 진행됐다.

중간에 목이 마르다며 음료수를 찾을 정도로 황 부회장은 시종일관 진지한 어조로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는 서울자동차정비업협동조합 이사장직을 지난 2004년부터 15년째 이어오고 있다. 업계 실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그로선 자동차정비업계가 직면한 문제들이 뼈아픈 듯 했다. 인력난이 가장 문제라며 인터뷰 시간의 상당부분을 할애해 실정을 토로했다.

(‘도대체 무엇이, 작은 사업체를 이끌고있는 저들로 하여금 저렇게 입술이 하얗게 타도록 말을 하게 만드는 걸까’. 기자는 그런 생각을 했다.)

“부족한 고용을 돕는게 결국은 산업을 돕는거에요. 인력난이 해결돼야 사업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가 있어요. 사업하는 분들의 소망이자 제일 골칫거리가 그거에요. 외국인력이라도 쓸 수 있게 해달라는 거에요.”

그는 특히 고용노동부에 할 말이 많은 듯했다.

“올해만 해도 3만9000명의 외국인력이 들어옵니다. 하지만 자동차 정비업체에서 쓸만한 인력은 없어요. 물류창고에서 박스나 나를 인력을 고르라고 하니 도움이 되질 않죠. 외국인력을 데려올 때 주특기와 희망업종만 물어보면 되잖습니까. 그런 다음 중소기업 업종에 맞는 인력을 추려 중기중앙회로 보내주기만 하면 돼요. 중앙회에서 교육시켜 업종별 협동조합에 적절히 배분하면 되거든요.”

황 부회장은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인데 시정을 하지 못하는게 이해가 가지않는다’고 답답해했다.

“현재 고용노동부에서 외국인력을 총괄하고 있다보니 정책이 고용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요. 중소기업 관련 인력정책은 업체 성격이나 분야를 잘 아는 중소벤처기업부가 가져와야합니다.”

‘중기부로 정책을 이관해서 업종별로 맞는 외국인력을 배분해달라.’ 황 부회장이 진심을 다해 쏟아낸 말들의 결론은 그거였다.

(인터뷰 다음날, 기자는 이 문제를 고용노동부 외국인력담당관실에 문의했다. 황정호 담당 사무관은 “외국인력을 데려올 때 산업분류상 크게 제조업, 농축산업, 건설업 등으로 지원을 받고 있다. 기술인력은 드물고 주로 단순 노무인력”이라고 답변했다.

황 사무관은 “국내 사업장에서 근무한 경력이나 자격증이 있는 등 일정요건이 되면 법무부에서 E-7 전문비자로 전환을 해주는데 국내인력과 경쟁이 되는 등의 이유로 많지않다”고 덧붙였다. 약 30분간의 통화 끝에 담당 사무관은 “업계 분들은 아무래도 현장에서 직접 겪으니 더 잘 알지않겠나”며 “중기중앙회 담당자와 개선방안을 협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시작후 한참이 지나서야 화제를 그가 최근 부회장직을 맡은 중기중앙회로 돌릴 수가 있었다.

"처음 부회장직을 맡으셨다"는 질문에 그는 “예상 못했다. 처음엔 의아했다”고 답했다.

이어 “자동차 쪽 일을 오래했고 또 활동을 많이 한 걸 김기문 회장이 23, 24대 회장때부터 잘 알고 있다. 업종별로 임원을 배분하는 차원에서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황 부회장은 “김 회장 취임 이후 비슷한 업종을 묶어 산업별 위원회를 만들고 있다”며 “중앙회가 산업별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수집해서 정부와 소통하려는 의도”라는 소식도 전했다.

“워낙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어 느낌상 오래된 거 같으나 김 회장 취임한지 사실상 두달여밖에 안됐다. 조직을 빠르게 꾸려가고 있고, 그간 잠자고 있던 사안들이 이제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김 회장의 업무 추진력은 황 부회장의 전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3월 대통령 동남아 순방때 중소기업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는데 김 회장은 낮에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도 밤에 호텔에서 중앙회 조직표를 짜고 있더라”며 업무 숙지능력 뿐아니라 체력 또한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회장단 분위기를 전해달라는 요구에 황 부회장은 한마디로 “너무 좋다”고 답했다.

“권혁홍, 서병문 두 수석 부회장 모두 포용력이 좋고 배려심이 깊다”고 전했다.

‘겸손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라. 그게 결국은 회장을 돕고 일하는거다’ 라는게 두 수석 부회장의 당부라고 말했다.

"문닫을 시간이 지났다"는 라운지 여직원의 말에 황 부회장은 시간을 확인하곤 “미안하다. 진즉에 말하지 그랬냐”며 서둘러 자리를 일어섰다. 겸손한 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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