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대때 김기문 회장과 회장단에서 일해,
"김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 향수 있었다"
고임금 피해 동남아로 공장이전 계획

노상철 중기중앙회 부회장 겸 한국프레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노상철 중기중앙회 부회장 겸 한국프레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황복희 기자]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지난 25일 박영선 중기부 장관과의 토론회 참석차 여의도 중기중앙회를 찾은 노상철 중앙회 부회장 겸 (주)신일프레임 대표이사를 만났다. 60대 후반의 노 부회장은 한 눈에 호인상(好印象)이었다.

그는 김기문 신임 회장과 더불어 26대 회장단으로 중기중앙회에 입성한 ‘컴백 인사’ 중 한 명이다. 지난 24대 회장단에서 김 회장과 신뢰를 쌓은 그인 만큼 주변에서 예측가능한 수순이었다.

김 회장 얘기로 말문을 열자 ‘말주변이 없다’던 노 부회장은 막힘없는 어조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24대 회장단은 김기문 회장에 대해 향수가 있다. 역대 회장단 중 가장 많은 일을 했고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그래서 한 번 더 해도 될거 같으다고 건의했다. 하지만 본인은 처음에 사양하더라. 6개월 시간을 달라고했다.”

‘23,24대때 워낙 잘했으니 자칫하단 업적에 흠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지 않았나’라는 게 노 부회장이 보기에 김 회장이 3선 도전을 망설인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추락된 중앙회 위상을 복원해야하지 않겠나’ 설득했다. 결국엔 ‘같이 힘을 보태자’며 출마를 받아들이더라. 그러다보니 이번 26대 회장단 전체가 그 전 보다 더 잘해야한다, 모범적으로 해야한다는 각오를 갖고있다”고 그는 전했다. 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관철시키는데 전 보다 더 열심히 할 것으로 본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같은 배경에서 출범하다보니 임원단 선임시 각별히 신중을 기한 것으로 안다고 그는 전했다. 신임 부회장 선임은 두 사람 정도 남았는데 김 회장이 내심 정했을거로 본다고.

중앙회 얘기는 이 정도 하자며 그는 어려움을 겪고있는 업계 얘기로 화제를 돌렸다.

‘미가(MIGA)’라는 자체 인테리어 브랜드를 갖고 건설·인테리어 시장에서 확장일로를 걸어온 그의 회사도 지난 1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줄었다며 표정이 어두워졌다.

“우리같은 3D 업종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외국인근로자 천국이 돼버렸다. 지금은 2교대로 하루 12시간 일하고 한달에 300만원 넘게 받아간다. 주 52시간제가 되면 3교대로 돌려야하는데 지금도 구인난인데 어디서 사람을 구하나. 근로자들은 그들대로 하루 8시간 근무로 급여가 줄게 되니 싫어한다.”

그는 “사업을 접지않는 한 인력을 운용하는 제조업체는 저임금 국가로 생산기지를 옮기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다”고 털어놓았다.

“폐업하는 사람도 많고, 해외로 옮기는 중소기업도 많다. 나만 해도 하노이와 호치민, 인도네시아를 다녀왔다. 올 연말이나 내년에는 공장을 이전하려 한다. 국내 공장은 축소할거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한국프레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직을 20년가량 이어오고 있다.

“우리 회원사 중에도 베트남으로 3개, 인도네시아로 6개 업체가 나갔다. 50개 회원사 중 내년까지 10개 업체가 폐업하거나 해외로 이전할거로 본다”고 업계상황을 전했다. 품질이나 기술이 앞서는거 보다 근로자임금이 더 가파르게 오르다보니 다른 대안이 없다고.

“김 회장이 당선되고나서 국무총리를 만나보니 중소기업에 관심이 많았으나 현 정부정책이 노동자 위주인게 좀 아쉽다”고 노 부회장은 말했다.

“근로자와 고용주 합의만 있다면 근로시간 유연제가 가능하게 해줘야 한다. 특히 매출액이나 근로자수 대비 영세 중소기업은 더더욱. 실제로 최저임금 수준을 받는 근로자들은 오히려 임금이 줄어드는데 이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

그는 금탑산업훈장(2004년)과 천만불 수출탑(2010년)을 수상한 중견 수출기업의 수장답게 급변하는 수출시장의 환경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었다. 신일프레임은 업계 최초로 몰딩에 참숯을 첨가한 친환경 PS(PolyStrene)몰딩을 전 세계 6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매출액의 60%가 수출로 유지된다.

“주력시장이 미국, 러시아, 이란에서 지금은 인도에 주로 수출하고 있다. 미국시장은 중국에 따라 잡히고, 러시아는 루블화 가치가 떨어져 어렵고, 이란은 대이란 제재로 대금 대신에 원자재를 받는 물물교환 거래를 하고 있다.”

노 부회장은 지난 2008년 이명박대통령 러시아 순방때 중소기업 경제사절단으로 김기문 회장과 함께 갔던 일화를 들려줬다.

“당시 청와대에서 경제사절단으로 가고자하는 사유를 적어내라고 해서 솔직하게 썼다. 러시아에 물건을 보내려면 배와 육로로 40일이 걸린다. 그래서 대금을 먼저 받고 물건을 보낸다. 러시아 바이어 입장에선 우리 회사를 신뢰해야 물건값을 먼저 주지 않겠나. 대통령과 함께 경제사절단으로 가면 아무래도 바이어가 신뢰하지 않겠냐고.”

노 부회장은 “아니나 다를까 경제사절단으로 가서 러시아 현지에서 바이어와 600만불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때 대통령 만찬 자리에서 참석자들이 돌아가면서 얘기를 하는데 내 순서가 왔다. 그래서 ‘여기 대기업 총수들도 계신데 대기업 입장에선 아무 것도 아니지만 우리 같은 중소기업에겐 큰 금액’이라며 그 날 러시아 바이어와 600만불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고 하니 이명박 대통령이 엄지를 척 들어 보이더라.”

노 부회장과의 인터뷰는 중소기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꼭 강조해달라는 당부로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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