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혁신, 경제를 바꾸는 힘’ 강연회
기득권 반대하는 규제개혁…공론화 추진 의향 밝혀
과학기술·산업·사람·제도 혁신 필요…혁신생태계 조성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회관에서 열린 초청 간담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회관에서 열린 초청 간담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박진형 기자] “경제성장률 3%대의 성장기조를 유지하고 국민소득 3만2000달러 달성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혁신’이 요구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 조찬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하고 정부정책을 비롯한 경제성장을 위해서의 ‘혁신’을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 국내외 경제전망과 혁신성장을 위한 정부정책 방향 등에 대해 강연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3.1%을 달성한 것에 대해 김동연 부총리는 “개인적으로는 3.2% 정도 기대했는데, 아쉬움이 남는 숫자”라며 “그럼에도 3년 만에 3%대 성장으로 회복해 성장 기반을 만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는 목표는 3%이상이며, 국민소득 3만2000달러 달성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고용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는 마이너스 고용, 하반기는 플러스 고용으로 변고가 컸는데, 이는 경기회복세를 보여준 것”이라면서 “다만, 제조업분야 고용이 11만명 증가한 반면, 서비스에서 마이너스 19만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중국의 사드 보복, 김영란법 시행 등의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의 고용훈풍이 서비스업으로도 전이되길 희망하며 이달 안에 중 서비스업에 대한 대책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회관에서 열린 초청 간담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회관에서 열린 초청 간담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강대국의 조건’이라는 EBS가 방연한 프로그램을 예로 들어 로마, 몽골, 네덜란드, 영국, 미국 등이 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핵심에 ‘혁신과 포용’에 있다고 강조했다.

해전이 빈번했던 시기 영국은 배와 대포, 그리고 전쟁 전략에 대한 혁신과 포용을 통해 절대적 약세인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바 있으며, 로마의 경우 점령지에 대한 포용(관용)의 정책으로 제국을 형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과학기술과 산업(기업 현장), 사람, 제도(규제) 등 4개 분야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 정책방향을 이끌고 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를 비롯한 대기업 연구기관 등 모든 기관이 총망라된 혁신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부의 규제정책에 대한 개선 의지도 밝혔다. 규제로 인해 혜택을 보는 기득권층이 생기는데, 규제를 철폐하면 이익이 줄어들어 반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풀앱이 편리한데 출퇴근 시간외에는 금지해야 한다. 왜냐면 택시업계도 공급과잉으로 반대를 하기 때문이다”라며 “기득권층의 반대로 인해 논란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사안 30개 정도를 뽑아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공론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김 부총리는 “어느 일방의 손을 들어주는 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규제혁파로 손해를 볼 잠재적 피해자들에 대한 합리적 보상방안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개혁에 대해서 “궁극적으로 유연한 시장이 되야 한다”며 “다만 노동시장 안정성 문제를 한 번 더 올린다음 유연한 노동시장이 되도록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강연을 마치고 참석자들의 코멘트가 이어졌다. 김근제 서울상공회의소 관악구 소장은 “신산업 분야에서 규제개혁 샌드박스 등을 실행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규제 개혁으로 일선 현장에까지 온기가 전달될 수 있도록 입법화까지 이뤄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김 부총리는 “좋은 의도에서 정책을 만들었지만 실행하는 과정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책의도와 현장과의 괴리감 등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하고, 답은 현장에 있으니 잘 살피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만화 한 컷을 예로 들어, 과거 꿈꾸던 일들이 실현되는 바탕에는 과학기술의 혁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만화 한 컷을 예로 들어, 과거 꿈꾸던 일들이 실현되는 바탕에는 과학기술의 혁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박병원 한국경영자총연합회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태종 한화 대표이사,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등 300여명의 경제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편, 김동연 부총리는 조찬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MOU와 관련 “연구개발과 기술표준에 대한 협력, 일부 투자 확대에 관한 내용으로 안다”며 “2015년 체결한 MOU가 지난해 만기 종료되면서 이를 좀더 심화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최근 현대상선으로부터 배임혐의로 피소된 것과 관련해 별도의 언급이 없이 강연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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