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저렴한 중국산 팥앙금 수입급증,
업계,aT 공급단가 낮추고 생계형 업종 지정 요구

국내 한 팥앙금 가공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사진출처=채널a]
국내 한 팥앙금 가공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사진출처=채널a]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국내 팥앙금 가공업체들이 중국산 팥앙금 수입급증 등으로 인해 매출이 급감하고 도산을 하는 등 갈수록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이는 빵이나 빙과류, 팥빙수 등을 제조하는 중견기업들이 국내 공급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팥앙금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이들 기업과의 거래가 끊긴 소규모 팥앙금 업체들은 급기야 도산하는 업체까지 생겨나고 있다.

47개 팥앙금 가공업체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한국팥류가공업협동조합(이사장 도운기) 김철현 전무이사는 “모 팥앙금 가공업체는 빙과류를 제조하는 한 중견기업이 중국산 수입으로 전환하면서 거래가 끊겨 지난 2015년 120억원 이던 매출이 지난해엔 3년 만에 40억원으로 뚝 떨어졌고 도산하는 업체도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조합측은 정부가 지정하는 수입산 원재료 팥의 공급단가를 낮춰줄 것과 팥앙금을 비롯한 앙금류 품목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국내 대다수 팥앙금 가공업체들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수입하는 중국산 팥을 공매입찰을 통해 직배 할당받는 방식으로 원재료를 공급받고 있다. 팥 등의 원두를 민간이 수입하면 420.8%의 고관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이에 업체들은 원하는 품질의 팥을 선택할 수도 없을 뿐더러 제한된 공급량으로 인해 원재료 물량조차 모자라는 실정이다.

김 전무는 “정부의 TRQ(저율관세할당) 감량 정책에 따라 aT의 수입물량이 줄고있어 이마저도 충분한 물량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나마 농림축산식품부가 업계의 요구를 수용해 지난해 7월부터 aT의 원재료 팥 공급단가를 Kg당 2300원에서 2000원으로 인하했으나 이 가격에 관세(30%)와 농어촌안정기금이 추가로 부과돼 중국산 팥앙금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여전히 크게 밀릴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팥앙금 업계는 경기도 평택항에 위치한 황해경제자유구역에 가공공장을 세우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수입산 원재료 팥에 무관세가 적용되고 경제자유구역내 가공공장에서 생산한 팥앙금에 대해선 20%의 관세만 부담하면 된다.

하지만 첨단산업을 위주로 한 황해경제자유구역에는 지난 2010년 평택지방항만청의 허가를 받아 농산물 가공업체로는 S사가 유일하게 들어가 있는 상태다. 평택세관 관계자는 “지난 2011년부터 평택지방항만청이 관할 세관장과 협의를 거쳐 허가하는 방식으로 절차가 까다롭게 바뀐 이래 농산물 가공업체는 한 건도 허가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원두류를 수입하는 콩나물 및 두부 가공업체들이 신청했으나 설립 허가가 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정 업체만 유일하게 경제자유구역에 들어가 있다 보니 사실상 불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그는 “팥앙금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중견기업들 마저 국내 공급업체와 OEM협력을 해오다가 납품가격이 싸고 원료수급이 쉬운 중국산으로 전환하거나 해외 공장 신축을 검토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팥앙금 수입량은 지난 2015년 1만4000t에서 2016년 1만6000t, 2017년에는 1만8000천t으로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다.

김 전무는 “고관세를 피하기 위해 중국 현지에서 원재료 팥을 완숙한뒤 말린 상태로 수입하는 우회적인 방법도 있으나 곰팡이가 생기는 등 위생상 우려가 커 이 또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팥앙금 시장규모는 820억원으로 추정되며 이중 전북 군산 이성당 계열의 대두식품이 40%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산 팥 및 팥가공품 관세율 현황[자료제공=한국팥류가공업협동조합]
중국산 팥 및 팥가공품 관세율 현황[자료제공=한국팥류가공업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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