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옥션 '제28회 홍콩경매'
김환기 작품 모두 낙찰, 박서보, 김구림, 고영훈 등 한국 작가 좋은 반응
낙찰률 77.5% ,낙찰총액 9475만4000홍콩달러(약 137억원)
[중소기업투데이 이화순 기자]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1898~1967, 벨기에)의 유화 ‘사이렌의 노래’가 29일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열띤 경합 끝에 5000만 홍콩달러(약 72억4749만원)에 낙찰됐다.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은 아시아를 비롯해 전세계 미술애호가가 모여드는 ‘아트바젤 홍콩’ 기간에 발맞춰 29일 오후 홍콩 도심의 H퀸즈의 SA+에서 제28회 홍콩 경매를 개최했다. 이번 경매의 하이라이트 작품이었던 르네 마그리트의 1953년 작품 ‘사이렌의 노래’(46x38cm)는 경매 전부터 미술애호가와 컬렉터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르네 마그리트 작품은 경매에 출품되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다, 홍콩에서는 첫 경매여서 더욱 화제가 됐다. 수평선을 바라보는 남성의 뒷모습과 촛대, 물이 담긴 유리잔, 나뭇잎이 하나의 화면에 차분하게 그려졌다. 초현실주의 작품 답게 비현실적인 분위기와 묘한 긴장감이 화폭에 가득하다. 중절모를 쓴 남자는 화가 자신을 상징하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 1953년 브뤼셀에서 열린 르네 마그리트 전시에 출품됐던 것으로, 이후 미국의 소장자를 거쳐 지난 2005년에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출품돼 낙찰됐던 작품 이력을 갖고 있다.
이 작품의 추정가는 2400만 홍콩달러(약 34억원)였으나 29일 경매에서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며 추정가의 2배 넘는 금액에 낙찰됐다. 수수료를 합산한 최종금액은 5900만 홍콩달러(약 85억5200만원)에 달한다.
한편 서울옥션의 이번 홍콩 세일에는 인상파 거장 클로드 모네(1840∼1926)의 풍경화 '라바크루의 센 강변'(1878년작)이 추정가 범위 내인 2300만 홍콩달러(약 36억2374만원)에 낙찰됐다.
이번 경매에는 한국 미술사의 거장 김환기의 작품이 출품되어 모두 새 주인을 찾았다. 김환기의 1950년대 출품작 '모란, 고목과 항아리 Peony, Old Tree and Jar'는 작가의 주요 소재인 모란과 항아리, 고목이 한 화면에 담긴 작품으로, 한화 약 5억원에 낙찰되었다. 여백과 점 사이의 상호 긴장과 여유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이우환의 작품 '대화 Dialogue'는 약 4억원에 낙찰되었다. 박서보의 묘법 작품 2점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 중 '묘법 Écriture No.060209, No.060227 (2 works)'은 한화 약 7200만원에 낙찰되었다.
김구림의 작품 '음양 Yin and Yang O-S.4B'도 4900만원에 낙찰되었고, 고영훈의 작품 '꽃인지 나비인지 Whether Flowers and Butterflies'는 7200만원에 경매를 시작하여 낙찰가 약 1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다양한 작가의 작품이 새 주인을 찾았다.
반면에 출품작 중 경합이 예상됐던 일본의 유명 작가 쿠사마 야요이(1929~)의 '무한망’(2006년작, 추정가 18억원)은 유찰됐다. 또한 프랑스 퐁피두 메츠센터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 중인 이우환의 출품작 가운데 대작인 ‘바람으로부터’(1986년작)와 백남준의 조각 ‘로봇 서커스’도 유찰됐다.
서울옥션은 이날 경매에서 국내외 작가의 작품 49점을 출품, 77.5%의 낙찰률을 올렸다. 낙찰총액은 9475만4000홍콩달러(약 137억원)로 집계됐다.
한편 서울옥션은 세계적인 컬렉터에게 한국 작품을 더욱 널리 알리고자 홍콩 아트바젤 기간에 맞춰 경매 다음날인 30일부터 SA+ 전시장에서 한국적 미감을 대표하는 색 블루(청색)를 주제로 'BLUE'展을 연다. 전시는 5월 16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