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평의 더불어 사는 세상

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이사장(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이사장(전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이사장] 인재란 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특별한 재주와 능력, 즉 재능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인재들은 사회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다. 그래서 인재들은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재능이 아무리 우수해도 쓰임을 받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강태공은 낚시꾼에 불과했지만, 주문왕의 부름으로 재상이 되어 나라를 일으켰다. 그래서 인재등용이 중요하다.

후한 말 삼국 시대, 수많은 장수들과 전략가들이 무한경쟁을 하고 있었다. 누가 인재를 더 많이 확보하느냐가 천하를 거머쥐는 요체였다. 촉한의 유비는 인재를 유치하는데 특별한 노력을 기우렸다. 탁월한 전략가인 제갈공명을 모시기 위해 몸소 제갈량의 초가집으로 세 번이나 찾아갔다. 삼고초려다. 유비는 제갈량을 단순히 찾아만 간 것이 아니었다. 두 번째는 엄동설한 악천후였고, 세 번째에는 길일을 택하여 3일 동안 목욕재계하고 찾아갔다. 그런데 제갈량은 낮잠을 자며 유비의 정성을 시험한다. 유비는 주변 사람들이 화를 내며 불만을 해도 제갈량이 일어날 때까지 공손하게 기다렸다. 이에 감동한 제갈량은 목숨을 다해 충성할 것을 맹세했고, 유비를 섬기게 된다. 인재를 아끼는 이런 정성 때문에 약소했던 촉나라가 위나라, 오나라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정치를 하든 기업을 경영하든 각 자리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쓰기만 하면, 최고라는 말이다. 스포츠 구단에서는 실력 있는 감독과 선수들을 구하느라 천문학적인 보수를 지불한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나 금융회사의 투자전문가를 구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그 조직의 명운을 좌우하는 제갈량들이기 때문이다. 경쟁에서의 성패는 결국은 인재들의 실력싸움이다. 누가 실력 있는 인재들을 많이 확보하고, 이들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경영의 핵심이 인재 관리라는 뜻이다.

인재등용을 가장 방해하는 요인이 편가르기이다. 조선 후기 나라가 쇠약하게 된 결정적 요인은 끊임없는 당파싸움이다. 당파싸움이 심해지면서 인재라 해도 다른 당파이면 등용하지 않았다. 더 나아가 그 인재들을 제거하였다. 이를 보고 많은 인재들은 스스로 초야에 잠적했고, 그래서 인재풀도 극도로 위축되었다. 국가를 잘 운영할 실력 있는 인재들이 자취를 감추었다. 인재를 중시하던 세종대왕 때는 나라가 나날이 융성했었다. 같은 국민, 같은 국가인데도 인재를 어떻게 대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너무나 달랐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낙하산인사다 회전문인사다 말들이 많다. 대개 적재적소의 합리적인 인사가 아니라, 선거캠프에서 고생했다고 보은하는 인사이기 때문이다. 포상으로 공직을 주는 것은 매관매직이나 다름이 없다. 그 자리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 보은으로 자리를 챙긴 사람들 중에는 업무능력이 저조하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많다. 결국은 인사권자와 국가에 손해를 끼치게 된다.

지도자는 인재를 찾아내고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재를 육성하는 데에도 정성을 다 해야 한다. 국가 또는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인재육성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인재는 국가발전의 뼈대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인재양성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시장이 잘 형성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4차 산업 혁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에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필요한 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웃 일본과 중국에서도 미래형 국내 인재양성과 함께 국제 인재의 수용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앞날이 걱정되는 부분이다.

로마와 몽골이 대제국을 건설하고,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이 세계를 지배한 것도 결국은 인재를 육성하고 활용한 결과이다. 그래서 인재를 귀히 여긴다. 국력은 국민들 재능의 총합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편가르기는 조선 말엽과 같이 도를 넘고 있다. 이런 갈등 속에서 국력이 낭비되고 쇠잔해 가고 있다.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서 인재의 중요성을 각성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