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1, 백남준 윤석남 신학철 강요배 노순택 오세열 김현식 참가

윤석남 YUN Suknam_Kim Manduks Heart is the Tears and the Love_2015_mixed media installation_270(h)x140(w)x180(l)cm [학고재]
윤석남 YUN Suknam_Kim Manduks Heart is the Tears and the Love_2015_mixed media installation_270(h)x140(w)x180(l)cm [학고재]

[중소기업투데이 이화순 기자] 학고재는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홍콩 컨벤션 전시 센터에서 열리는 2019 아트바젤홍콩에 참가한다. ‘한국 동시대 미술을 대하는 새로운 방법: 민중미술과 그 너머’라는 주제로 부스를 꾸민다.

초기 민중미술 작가들을 비롯해 민중미술에 작업의 뿌리를 둔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까지 폭넓게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의 전통문화에 뿌리를 둔 백남준(1932-2006, 한국-미국)과 페미니즘 미술의 대모로 일컬어지는 윤석남(80), 민중미술의 대표 작가 신학철(76), 강요배(67), 그리고 민중미술을 미학적으로 승화시키는 시도를 하는 오세열(74)과 김현식(54), 분단 문제와 현실참여적인 작업을 하는 사진작가 노순택(48) 등의 작품을 출품한다.

학고재 부스의 하이라이트는 윤석남과 노순택의 작품이다. 윤석남의 '김만덕의 심장은 눈물이고 사랑이다'(2016)는 정조 시대 기근 때문에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제주도민들을 구하기 위해 전 재산을 털어서 구휼에 사용한 역사 속의 여성 김만덕(1739~1812)을 다룬 설치작품이다. 3m에 이르는 대작인데 빛나는 심장에 맺힌 눈물이 시선을 끈다.

윤석남 작가는 현재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National Portrait Gallery, The Smithsonian)에서 진행 중인 '세계의 초상화들: 한국'에 전시 중이다.

노순택 NOH Suntag_얄읏한 공 #BGD 1501 strAng ball #BGD 1501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08x158cm

노순택의 '얄읏한 공'(2005-2007) 시리즈는 한국에 있는 미군 공군기지 캠프 험프리의 군사시설인 레이돔이 그가 셔터를 눌러대는 각도와 순간에 따라 밤하늘의 달이 되었다가, 골프공이 되었다가, 심지어 전경들이 애드벌룬을 가지고 노는 것과 같이 보이는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동시대 한국에도 전쟁의 흔적이 일상 속에 녹아 있음을 암시한다. 노순택은 사진 전시 재단 FEP (Foundation for the Exhibition of Photography)의 초청을 받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진행된 '문명: 지금 우리가 사는 방법'에 참여해 주목받았다.

학고재는 그 외에도 백남준의 '당신을 생각합니다'(1991)를 비롯해 동시대 한국 작가들의 작품으로 부스를 채운다. 신학철은 미국의 총기 사고 문제를 다룬 '그대의 초상 – 건맨'(2003)을, 강요배는 우레가 치고 폭우가 쏟아져 마른 땅을 적시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 '우레비(2017)'를 선보이는데, 제주 4・3 항쟁의 해원(解冤)을 내면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김현식은 최근 작품을 통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사이 공간을 무수한 색선(色線)으로 채워 넣는 작업을 펼친다.

민중미술은 한국의 현대화 과정에서 국가와 사회가 경험한 있어서는 안 될 사건들을 예술로 승화했다. 민중미술에 뿌리를 둔 동시대 미술은 우수한 미학적 특징을 바탕으로 세계 미술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학고재가 한국 민중미술을 세계에 소개하고자 하는 진정한 이유는 민중미술이 한국 독자적인 성격을 가지면서도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는 유일한 미술 운동이기 때문이다. 학고재는 아트바젤홍콩에서 민중미술을 소개함으로써 한국 동시대 미술을 대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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