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형 기자
박진형 기자

[중소기업투데이 박진형 기자] 소상공인 1500여명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로 모여들었다. 호우경보 속에서도 서울 광화문에서 3만여명이 총궐기한 지난해 8월 29일 대회 이후 최대 인원이었다. 이들이 생업을 뒤로하고 새벽 기차를 타고 여의도로 온 것은 ‘소상공인 기본법’ 제정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여·야 5당 대표는 지난 1월 소상공인연합회 신년하례식에 참석해 약속이나 한 듯 ‘소상공인 기본법’을 제정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여·야가 손을 잡고 제정할 것처럼 보였던 ‘소상공인 기본법’은 법안 발의만 3건이 된 채 국회 계류 중이다.

올바른 법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정책토론회는 자유한국당의 홍철호, 김명연 의원이 주최를 했다. 행사 시간은 2시간으로 정해져 있었지만, 이를 훌쩍 넘어서 끝났다. 이유는 황교안 대표를 필두로 나경원 원내대표, 김학용, 홍문종, 김명연, 홍철호 의원 등의 축사만 1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계속된 축사에 참석자들은 ‘토론회 좀 하자’고 곳곳에서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황교안 대표는 “여당과 좌파정부는 민생법안을 처리할 생각은 하지 않고 선거제 패스트트랙, 내자리 하나 더 늘리겠다고 혈안이 돼 있다”며 “이를 위해 국회를 마비상태로 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소상공인 정책 챙길 생각은 하지 않고, '개성공단 문을 열겠다'는 말도 안 되는 잘못된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나경원 원내대표도 “(여당이) 선거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 정의당 2중대 정당을 교섭단체로 만들고자 함”이라며 “이제 좌파 경제정책에 액셀레이터를 더 밟겠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아차 싶었던지 나 원내대표는 “제가 마음이 급하다 보니 선거법부터 말씀드렸다”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하지만, 홍철호 의원이 나경원 원내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말한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을 빗대 “제가 소상공인 수석대변인이 되겠다”고 말해 정치색을 띤 발언을 이어갔다.

한마디로 토론회 절반인 1시간은 ‘정치놀음판’이였다. 이 자리에 모인 소상공인들은 소상공인 기본법 제정을 통해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 받고자 한 것이다. 새벽 기차타고 여의도로 벚꽃놀이도 아닌, 정치놀이를 하려고 온 것은 더더욱 아니다.

정치(政治)란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역할을 일컫는다. 그러므로 정치인은 올바른 정치를 해야 하는 이들이다. 소외되고 힘없는 국민의 힘이 돼 주고 어려운 난제를 해결해 사회를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런데 국민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를, 그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활동은 하지 않으면서 본인들의 정치 이슈만 과도하게 드러내고 결부시키는 것은 정말 피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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