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평칼럼]공동체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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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평의 더불어사는 세상
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이사장(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이사장(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중소기업투데이] 간혹 TV에서 동물의 왕국을 본다. 광활한 아프리카 초원의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지고, 그 속에 수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다. 엄청난 들소 떼가 풀이나 물을 찾아 대이동을 한다. 이럴 땐 늘 뒤편 풀숲에서 사자들이 사냥기회를 엿보고 있다. 들소들의 대열이 단단하게 유지되고 있어 사자들은 계속 뒤따르며 주시한다. 시간이 흘러도 대열이 무너지지 않자 사자들은 대열을 무너뜨리기 위해 위협적인 공격을 한다. 들소들은 놀라 뛰기 시작하며 대열이 무너진다. 이런 와중에 새끼 들소나 병약한 들소가 대열에서 낙오된다. 사자들은 이때를 놓치지 않는다. 이런 장면을 볼 때마다 들소들이 공동으로 대처하면 사자들이 엄두를 내지 못 할 텐데 하며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경우에 따라 새끼가 사자에게 잡혔을 때, 어미 들소가 사생결단으로 사자에게 덤벼들고, 동료들이 함께 동조하면서 사자들이 도망가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만일 들소들이 늘 그렇게 대처한다면, 사자들의 쉬운 사냥감이 결코 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공동체의 힘이다.

동물들은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무리를 지어 산다. 무리 동물 중 육식동물들은 역할을 분담하고 협동하여 사냥을 한다. 들개나 하이에나는 몸집이 작으면서도 훨씬 강한 사자의 사냥물을 뺏어 먹기도 한다. 숫자가 많고 협동할 줄 알아서 가능한 일이다. 사자도 혼자 고립되면 더 약한 동물에게도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사람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다. 무리지어 사는 동물 중에서 사람이 가장 많은 숫자로 연합할 수 있으며, 가장 고도의 협동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인류가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 나라 중에서도 국민의 숫자가 많은 나라가 강국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극심한 갈등을 겪으며 힘이 약화되고 있다. 한국의 사회갈등 지수는 OECD 회원국 중에서 매우 높은 반면, 사회갈등 관리지수는 바닥 수준이다. 해가 갈수록 악화되면서 OECD 회원국 평균과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 OECD 평균 수준으로 개선된다면, 실질 GDP는 0.2%포인트 올라가고, G7 평균 수준으로 오르면, 0.3%포인트 올라갈 것이란 연구보고서도 있다.

어느 사회에서나 사회적 갈등은 불가피하다. 특히 우리는 급속도로 경제발전을 이루고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갈등이 축적되어 왔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분야마다 2중 3중으로 분열되고 있다. 이념갈등, 계층갈등, 세대갈등, 지역갈등, 심지어 남녀 성갈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극단적으로 양극화 되고 있는 현상이다. 그 결과 옳고 그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같은 편이냐 아니냐가 중요하게 된다. 심지어 정치에서도 그렇게 되었다. 그래서 갈등은 더욱 심화된다. 들개에게도 먹힐 지경이다. 갈등을 해결하려면 공동의 가치가 확실해야 하는데, 우리는 상위 공동의 가치가 약하다. 우리는 혈연이나 지연을 기본으로 하는 공동체 성향이 강하여서 더 큰 공동체를 형성하게 되더라도 기본 공동체의 이익에 안주한다. 즉, 현대적 이익사회 공동체나 민주적 공동체로 견고하게 확대발전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우리도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심각한 국가위기 때에 모든 국민들이 금모으기 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였다. 옛 조상들의 두레 전통이나 의병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공동체 의식의 좋은 피가 흐르고 있다. 그렇게 뭉쳐서 이렇게 발전했다. 그러나 최근에 흐트러지고 약화되었다. 선별적인 선택을 통해 우수한 품종이 나오듯이 반복적인 교육을 통해 우리 사회사상으로 재생되어야 한다. 이스라엘 민족은 오랜 교육을 통해 공동체 의식이 매우 강하다. 그래서 강하게 살아남고 있다. 경제 강국인 미국이나 중국 일본 등도 공동체 의식이 국민교육을 통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우리가 무한 국제경쟁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공동체의식이 강해야 한다. 그 국민교육이 절실하다. <본지 제31호 15면 게재>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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