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kg용기 사용의무화 12년, 값비싼 사고유발자 전락
고의사고, 용기 오개방사고 기여했어도 현실은 ‘계륵’

한국LPG산업협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부산지역 지회장이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LPG용기 차단기능형밸브' 가스누출 등 문제점에 대해 준비해온 자료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LPG산업협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부산지역 지회장이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LPG용기 차단기능형밸브' 가스누출 등 문제점에 대해 준비해온 자료를 발표하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황무선 기자] LPG용기 차단기능형밸브(이하 차단기능형밸브)는 가스사고를 막아 주는 안전장치인가 아니면 사고를 일으키는 골치 거리인가. 최근 들어 업계를 중심으로 차단기능형밸브에 대한 비난과 반대여론이 다시 높아지면서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이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차단기능형밸브의 도입 후 고의사고를 비롯해 한 해 10여건 이상 발생하던 용기 교체중 밸브의 오 개방으로 인한 가스누출 및 폭발사고를 막아왔다는 점은 긍정적인 면이라 향후 업계와의 조율방향이 초미의 관심사다. 

LPG용기를 이용한 고의사고와 용기 교체중 오 개방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돼 2007년 6월 사용의무화된 ‘LPG용기 차단기능형 밸브’가 최근 LPG판매·충전업계로부터 다시금 맹비난을 받는 처지로 전락했다. 도입 당시부터 일반 밸브보다 비싼 가격도 원성의 대상이었지만 최근엔 현장에서 사고를 유발하는 주범이란 게 업계의 주장이다.

지난 18일 한국LPG산업협회 정기총회에서는 이 문제가 총회 말미 공통 이슈로 떠올랐다. 회의에 참석한 산업협회 부산지회장은 기타 안건으로 이 문제를 공식 제기하며 협회 차원에서 대응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가스안전공사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에 제도의 백지화를 요구해 달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차단기능형밸브가 도입될 시점부터 문제점과 위험성을 계속 제기해 왔다”며 “밸브의 O링이 2년 정도 경과하면 누설되기 시작하며 충전할 때 충전 건에 부착된 O링을 손상시켜 가스가 누출되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배송과 유통 중에도 먼지나 이물질 등이 밸브입구로 유입됨녀 내부 피스톤에 고착돼 O링을 손상시켜 가스가 새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소비자에게 배달된 경우 조정기와 연결돼 스프링이 압축된 상태로 사용됨으로 2~3년이 경과하면 스프링의 탄성이 떨지게 된다. 결국 가스가 누출되거나 피스톤이 내부에 고착돼 밸브로서 기능을 잃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계와의 주장과 달리 가스안전공사의 공식적인 사고 통계는 상반된다. 실제 2007년 차단기능형밸브의 사용이 의무화되면서 초기 제조사의 제조능력에 따른 문제는 있었지만, 이후 한해 10여건 이상에 달하던 LPG용기 교체중 오 개방으로 인한 사고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또 정부가 크게 우려해 왓던 LPG용기를 시위에 활용하거나, 용기를 열어 가스를 누출시켜 고의로 사고를 내는 경우도 현격히 감소했다.

아울러, 기존 일반형 용기밸브와 비교해 차단기능형밸브의 가격은 약 2000원정도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등에서 유입되는 값싼 LPG밸브의 유입을 막아주는 역할도 담당해 왔다는 점도 밸브업계로선 긍정적인 면이다.

이같은 업계의 주장에 대해 가스안전공사 시험검사처 관계자는 “현재 업계가 제기하고 있는 주장에 대해 인지하고 문제점을 살펴보고 있다”며 “현재 발생하고 있는 문제는 LPG사용량이 감소하면서 용기 회전시기가 증가했고, 2013년 이후 LPG용기의 재검사주기가 5년으로 확대된 후 유사한 문제점들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조사의 제조 과정에서 문제점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업계와의 간담회를 통해 해당 문제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는 등 해결방안을 조율할 계획”이라며 “필요하다면 산업부와 협의해 차단기능형밸브의 폐지나 이미 사용이 검증된 13kg 부탄용기의 퀵 카블러 밸브의 전환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차단기능형밸브의 도입으로 국내 4개 용기밸브 제조사들이 관련설비 등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한 만큼 제도의 원점으로 회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LPG용기 차단기능형밸브에서 가스가 누출돼 불이 붙은 모습.
LPG용기 차단기능형밸브에서 가스가 누출돼 불이 붙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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