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붓터치와 흐릿한 윤곽선의 회화
아무렇지 않은 사물이 특별해 보이는 매직

황규백, 'A TREE AND BUTTERFLIES', 2018, Acrylic and oil on canvas, 122.3 x 100.7cm
황규백, 'A TREE AND BUTTERFLIES', 2018, Acrylic and oil on canvas, 122.3 x 100.7cm

[중소기업투데이 이화순 기자]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잠재한 정감을 끌어내는 작가. 황규백(87) 원로작가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에서 3월 10일까지 근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 전시회에서 작가는 이탈리아 여행에서 마주친 프레스코 벽화에서 영감을 받아 거친 마티에르와 사실적인 이미지가 병합된 회화 30여점을 내놓았다.  

판화가로 유명한 그의 신작 회화 속 풍경은 추상 화면에 가까운 거칠거칠한 붓터치와 흐릿한 윤곽선으로 표현되었다. 이를 통해 매체의 변화가 작가로 하여금 더욱 자유롭게 화면을 구상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황규백의 서정적인 화면은 섬세한 필치로 그려진 일상적 사물들로 구성되어 있다.창문,우산,바위, 시계 등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물들이 놓여 있음에도 작가가 만들어내는 화면은 어딘가 비일상적인 느낌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무렇지도 않은 사물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것 이상의 힘으로 관객을 끌어당긴다. 그리고 그 속으로 들어가보고 싶게 만든다.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를 다룬다”라는 작가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커튼으로 반쯤 가려진 창, 연기가 피어오르는 숲, 목욕가운이 걸쳐진 바위와 같은 이미지들은 그 너머의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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