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1억8천만원 행방 묘연
대금 3억4천여만원 중 한푼도 못받아
거래명세서·준공확인서 수취거부
협동정신 실종, 이미지 타격

[중소기업투데이 박진형 기자] ‘코펀몰’ 공사대금 미지급과 관련해 지급됐다던 ‘1억8200여만원’이 사라져 논란이다. 여기에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회장 김계원, 이하 연합회)가 연관돼 파장이 일고 있다. 더욱이 중소기업중앙회 소속 회원사간의 불미스러운 일이라는 점에서 중기중앙회가 뽑은 ‘협동조합 공동사업 우수사례’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오는 22일 치러질 연합회 회장선거를 앞두고 이 같은 일이 표면화 되면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자연공간은 지난해 3~4월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가 발주한 ‘코펀몰’ 공사를 진행했지만, 현재까지도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어 그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사진은 공사가 진행된 ‘코펀몰’의 모습.
자연공간은 지난해 3~4월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가 발주한 ‘코펀몰’ 공사를 진행했지만, 현재까지도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어 그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사진은 공사가 진행된 ‘코펀몰’의 모습.

최근 한국전시장치산업협동조합(이사장 나동명)에 따르면 자연공간(주)(대표 나동명)은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이하 연합회)가 의뢰한 경기도 부천시 소재 투나쇼핑몰 3층 ‘코펀몰’ 공사를 지난해 3월 27일부터 4월 19일까지 진행했으나 아직까지 공사대금 3억4621만4000원을 받지 못했다.

이에 자연공간은 지난달 21일 연합회를 상대로 전체 공사대금 지급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내 불이행시 중기부 및 중앙회 감사실에 진정서를 접수하는 한편, 민형사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공사 이후 자연공간은 공사대금을 받기 위해 연합회에 거래명세서, 최종 시공견적서, 준공확인서 등을 연합회에 발송했으나 문서 수취 자체를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나동명 자연공간(주) 대표는 “지난해 다른 업체가 ‘코펀몰’ 공사를 진행하다가 포기해 연합회의 김현석 전무, 정성환 본부장 등이 맡아 달라 부탁해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사 계약서도 연합회에서 차일피일 미뤄 작성치 못했다”면서 “그래도 중앙회 소속 협동조합이라 믿고 진행했지만, 현재까지도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자연공간은 지난해 6월 25일경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으로부터 체불임금 진정사건으로 출석요구를 받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가구연합회 관계자는 자연공간 대신 7월 12일 출석해 “원 발주처인 가구연합회에서 공사대금을 지불하지 않아 임금체불이 발생했다”며 “7월 25일까지 공사대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연공간은 지난해 12월 27일 연합회를 상대로 공사대금 선금(1차) 1억7310만7000원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 이에 연합회는 1월 14일 ‘기재사항 착오로 본 연합회와 관련 없는 가구유통사업몰 실내건축공사 1차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바 2019년 1월 2일자로 수정(마이너스) 세금계산서 발급을 요청한다’고 공문을 보냈다. 원 발주처가 연합회에서 가구유통사업몰로 변경해 세금계산서를 발급해 달라는 것이다.

이에 자연공간은 1월 15일 회신을 통해 ‘타당한 사유가 없어 수정 세금계산서 발급이 불가’하다고 통보하고 ‘잔금(2차) 1억7310만원 등 1월 18일까지 대금 전체를 지급해 달라’는 공문을 연합회에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나동명 대표는 “김계원 연합회장에게 공사대금 지급을 독촉하자 ‘연합회에 지시해놨다. 김현석 전무와 이야기하라’고 하고 연합회에서는 ‘회장에게 구체적으로 물어보라’며 서로 떠넘기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현재 운영 중인 ‘코펀몰’의 모습.
현재 운영 중인 ‘코펀몰’의 모습.

정성환 연합회 본부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연공간은 가구연합회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니다”며 “왜 우리에게 내용증명을 보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즉 “코펀몰은 ‘가구유통사업몰’이라는 회사에서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연합회는 업체모집, 홍보 등의 업무만 지원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언론에는 ‘연합회가 이케아에 대항하기 위해 1200평 규모의 상설프리미엄 가구백화점 코펀몰을 개장했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가장 큰 피해자인 나동명 대표는 “연합회에 공사대금 청구 관련 이야기를 하면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말 바꾸기만 하고 있다”면서 “당시 공사 관련 공고나 계약 등의 주체는 연합회였다”고 강조했다. 또 “당시 언론보도도 코펀몰 개장과 관련해 김계원 합회장이 인터뷰를 도맡아서 했다”면서 “어떻게 상관도 없는 회장이 관련 인터뷰를 했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가구유통사업몰에 대해서 그는 “공사대금 지급문제를 제기하자 튀어나온 이름으로 최근에 (이런 회사가 있는지) 알았다”고 말했다.

이에 정성환 본부장은 “가구유통사업몰은 자연공간에 공사비와 공사하자 등의 문제가 있어 공사대금을 몇 차례에 나눠서 총 1억8200만여원을 지급했고 관련 자료와 각서 등이 존재한다”며 “남은 금액은 자연공간과 협의가 안 돼서 못 보내고 있으나 빠른 시일 내 이행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 본부장이 언급한 지급했다는 1억8200만원도 자연공간에서는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어 지급금의 행방이 묘연하다.

나동명 대표이사는 “(연합회든 가구유통사업몰이든) 공사대금을 지급했다면 자연공간 통장에 입금내역이 찍혀 있을 텐데 아무 것도 없다”며 “보낸 쪽과 받는 쪽 쌍방의 통장을 확인하면 거짓말을 하는 쪽이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길훈 가구유통사업몰 이사는 “대금 미지급 관련 취재를 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나쁘다”라는 말만 남기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한편, 이 사건을 전해들은 중기중앙회 회원 중 일부는 “아무리 믿는 사이라도 계약서 작성은 기본인데 시작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언론에 대서특필된 쇼핑몰 공사가 없던 일도 아니고 대금지급이 선명하지 못한 건 말이 안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심지어 혹자는 “가구유통사업몰은 공사대금 지급을 회피하기 위한 유령 기업인가”라면서 “특히 중기중앙회장과 협동조합·연합회 선거철을 앞두고 서로 협력해야 할 중기중앙회 소속간 ‘가족싸움’을 벌이는 꼴”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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