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뭐길래...수백만원 벌금 ‘업무상횡령’자도 출마
선거가 뭐길래...수백만원 벌금 ‘업무상횡령’자도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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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원, 공금횡령으로 벌금 700만원 선고
검사 후 공금되갚는 등 윤리‧도덕 도마에
연합회 둘러싸고 물고물리는 추태 민망
형법과 협동조합법 모순 해법 찾아야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전경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전경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업무상횡령 죄로 벌금 수백만원을 선고받은 사람이 협동조합연합회장 선거에 도전할 수 있을까. 정답은 협동조합법에 저촉되었다면 도전 불가능하지만, 형법상 업무상횡령이라면 도전 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최근 대구경북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 관계자들 사이에 이 문제가 논란거리다. 선거와 관련한 법 개정의 필요성 논란의 중심에 선 사람은 오는 2월 12일 치러지는 한국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A씨. 그는 2016년 8월30일 보궐선거로 당선된 김진기 전 회장을 상대로 낸 ‘당선무효확인소송’에서 1심에서는 패소했으나 2심과 3심(대법원상고)을 통해 뒤집기에 성공한 뒤 지난 17일 차기 회장선거에 후보등록을 마쳤다.

최근 본지가 단독 입수한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판결문(2018다264536)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8월24일 ‘업무상횡령(형법 제356조 제1항)으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부지원은 판결문을 통해 'A씨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전임 조봉현 회장으로부터 협동조합 활성화 및 운영지원금 명목으로 액면가 1,000만원짜리 자기앞수표 3장을 받아 이를 조합계좌에 입금하지 않고 횡령했다'고 판시했다(<본지 2017.12.08.단독보도>). 서부지원은 “피고인이 집행유예 이상의 형으로 처벌받을 경우, 조합의 이사장직을 유지할 수 없다”며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면서,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며 벌금형의 선처를 간절히 호소한 점을 감안해 벌금 700만원을 처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제51조 ③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유예기간 중에 있는 자나 ⑤항 조합의 업무와 관련하여 이법에 따라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2년이 지나지 않는 자는 임원의 결격사유에 해당한다.

결론적으로는 A씨는 ‘공금횡령’에 따른 형법의 적용을 받아 이번 연합회장 선거출마자격에는 하자가 없다.

A씨처럼 공금횡령을 저지르고도 선거에 출마해 회장이나 이사장이 될 경우, 도덕성 논란은 임기 중에 계속 문제가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럴 경우, 임기 중 해당 협동조합이나 연합회 대표로서 해야 할 본연의 임무가 제대로 이행되기는 힘들게 된다. 사태가 이런 상황에 이르자, 도덕성 논란과 함께 중소기업협동조합법과 형법상 모순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협동조합 이사장은 공공의 성격이 강한 봉사의 자리인 만큼, 무엇보다 도덕성과 윤리성 등이 요구된다”며 “‘업무상횡령’으로 7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벌금을 부과받은 후보가 7000여 플라스틱업체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플라스틱조합연합회의 내홍

연합회의 내홍은 2016년 2월말 치러진 정기총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5대 연합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B씨가 임기시작 5개월 만인 2016년 7월 중도 사퇴했다. 당시 C씨가 2014년 5월경 중기청과 중앙회의 합동검사에서 지적된 각종 의혹과 비리를 앞세워 법적소송을 전개하는 등 압박을 가하자 결국 B씨는 사퇴했다. 이후 8월 30일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C씨와 A씨, 그리고 D씨가 출마해 C 후보가 유효표 61표 가운데 과반수인 32표를 얻어 당선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A씨가 연합회를 상대로 당선무효소송을 냈다. 동시에 A씨 외 조합원 4명이 C씨 개인을 상대로 ‘직무집행정지가처분신청’에 이어 E씨 외 4명이 연합회를 상대로 ‘총회결의효력정지가처분신청’까지 내는 등 치열한 법정공방을 전개해왔다.

결국 지난해 12월 13일 대법원 확정판결에서 C씨가 ‘당선무효확인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잔여임기 1년을 앞두고 재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이에 맞서 C씨도 A씨를 상대로 ‘업무상횡령’ 혐의로, D씨를 상대로 ‘업무상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하는 등 전현직간 난타전이 펼쳐졌다.

이 과정에서 B씨는 A씨를 상대로 낸 ‘업무상횡령’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당선무효확인소송’에서 패소하면서 두 번째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한편 오는 2월 12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서 A씨와 F씨가 진검승부 대결을 펼친다.   tie24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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