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인들 “개인 사익 추구하지 않는 진정한 수장 뽑자”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SNS에 ‘허위사실 공표’ 문자 떠돌아
설연휴 부정 선거 비상, 불법선거 신고포상금 3억원

중소기업중앙회 전경.
중소기업중앙회 전경.

[중소기업투데이 이화순 기자] 제26대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선거가 1달여로 다가온 가운데, ‘A후보 지지도 50% 돌파’ 메시지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뿌렸던 선거원 B씨가 검찰에 고발당하는 등 선거는 진흙탕 분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중순께 적지 않은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문제의 특정 후보지지 호소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고, 그 소식이 본지에도 입수됐다. 선거를 위탁 관리하는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에 확인해보니 이미 네거티브 선거전 양상을 포착한 상황이었다. 결국 선거관리위원회는 A후보 예정자의 선거캠프 구성원 B씨를 ‘허위사실 공표’와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23일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유력 후보 예정자 중 한명인 A씨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는 B씨는 지난해 12월 17일 A후보 예정자를 당선되게 할 목적으로 “(A후보)지지율이 50%를 돌파했다”는 식의 ‘가짜 정보’를 담은 문자를 투표권자들에게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25대 중앙회장 선거때도 선관위 2명 고발

중기중앙회는 경제5단체 중 유일하게 선거를 통해 수장을 뽑는다. 회원사들이 협동조합 이사장들과 단체장 600명의 투표로 선출하는 간접선거 방식이다.

임기 4년의 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부총리급 의전을 받고 대통령의 공식 해외 순방에도 동행한다. 그러나 과거에도 회장 선거는 공약과 정책대결의 장(場)이 아닌 부정선거 시비로 얼룩졌고 큰 후유증을 남겼다.

360만 중소기업 권익을 대변해야 할 입후보자들은 ‘대의’ 보다 ‘사익’을 추구하거나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는 비난을 받곤 했다. 앞서 지난 2015년 25대 중기중앙회장 선거 때에도 선관위는 부정선거 등 혐의로 2명을 고발했다.

2월 9~27일 이외 선거운동은 모두 불법

2월 28일 치러지는 중기중앙회장 선거는 2월 7~8일 후보자 등록 기간 직후 2월 9∼27일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동안에만 가능하다. 그 이전 선거운동은 사실상 불법이다. 하지만 이미 후보자들의 선거캠프에서는 갖가지 이전 투구 양상이 나오고 있어 혼탁 선거전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수많은 미확인 소문 속에 ‘금품 살포와 선거비용이 10억원을 넘는다’는 식의 미확인 소문도 돌고 있다. 특정 후보에 대한 비방도 난무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중앙회장 선거는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들이 나온 바 있다.

중앙회도 2015년 2월 이사회 개최 후 불법선거 신고포상금을 건당 최고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동안 후보자 추천 과정에서 선거 분위기가 조기 과열되어 ‘돈 선거’ 등 중대선거범죄를 저지르는 금품제공 의혹 등이 제기되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설 연휴에 불법선거 운동이 기승을 부렸기에 신고를 적극 유도하기 위해'라고 중앙회는 당시 설명 홍보자료를 냈다. 특히 후보자 등이 설 인사 명목으로 선거인을 호별 방문하거나 금품이나 선물세트를 나눠주는 행위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보았다.한편 출마설이 돌던 곽기영 전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지난 22일 “전기공업계에 보다 더 전념, 헌신, 봉사하고자 한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내달 3차례 공개토론회...1인당 허용시간 20분 안돼

공개토론회는 다음 달 12일, 15일, 20일 세 차례 열린다. 다음달 12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 15일 전주 르윈호텔, 20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진행된다. 후보자가 공개 토론회 개시 시각까지 참석하지 않을 경우 토론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토론회 시간이 1시간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아 후보자가 6명이라 할 때 1인당 15분 정도밖에 여유가 없어 전략적인 ‘공약과 정책대결의 장(場)’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할 듯하다.

후보자 등록은 다음달 7~8일 경기도 과천시 홍촌말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진행된다. 후보자는 등록신청서와 함께 기탁금 2억원을 입금해야 한다.선거운동방법은 선전벽보, 선거공보와 인쇄물, 공개토론회, 전화(문자 메시지 포함) 및 컴퓨터(이메일 포함) 등이다. 투표 및 개표는 다음달 28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지하1층 그랜드홀에서 총회를 겸해 진행된다. 이날 오전 10시에 총회 개최 이후 온라인으로 투·개표가 실시된다. 1차 투표 결과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 중기중앙회장 선거권은 전국 협동조합 이사장 600여명이 갖고 있다.

현재 중앙회장 입후보 예정자 6명, 1명 사퇴

현재 출마를 준비중인 중앙회장 후보는 김기문 진해마천주물공단조합 이사장, 박상희 영화방송제작조합 이사장, 원재희 폴리부틸렌조합 이사장, 이재광 전기에너지조합 이사장, 이재한 주차설비조합 이사장, 주대철 방송통신산업조합 이사장(가나다순) 등 6명.

이중 김기문 진해마천주물공단조합 이사장은 23·24대 이사장을 지냈고, 박상희 영화방송제작조합 이사장은 18·19대 회장을 지냈다. 이들은 재도전을 위해 본인의 주업종과 다른 새 조합을 설립하면서까지 세번째 회장에 도전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인은 “360만 중소기업인들은 어려운 현실 속에서 중소기업을 대변할 참된 리더를 원하는데 사실은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깝기 그지없다”면서 “진심으로 사익보다 대의를 위해 봉사하고 중소기업을 위해 일할 수장이 26대 회장으로 뽑히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본지 제30호 1면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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