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기준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 공개
225조 매출액 달성…일자리 76만명 창출
4차 산업혁명시대 대비한 R&D 꾸준히 투자

[중소기업투데이 박진형 기자] 벤처기업의 안정적 성장 기반이 일자리 창출에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혁신을 통한 경쟁력 제고는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이 됐다. 또한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한 착실한 준비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와 (사)벤처기업협회는 2017년 기준 3만5000여개 벤처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2018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2017년 벤처기업 경영성과 현황(단위: 백만원, %)주) 본조사(2018년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는 2059개 기업의 최근 2개년(16년, 17년)의 경영성과를 조사해 이를 분석함.
2017년 벤처기업 경영성과 현황(단위: 백만원, %)
주) 본조사(2018년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는 2059개 기업의 최근 2개년(16년, 17년)의 경영성과를 조사해 이를 분석함.

2017년 벤처기업의 총매출액은 GDP(국내총생산)의 14.5%에 달하는 225조2000억원에 달했다. 총매출액만 기준으로 따진다면 재계 2순위에 해당한다. 평균 매출액은 64억200만원으로 전년 58억8000만원 대비 8.9%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은 2017년 반도체 분야의 유례없는 호황과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은 디스플레이, 정밀화학 등 주력품목 수출호조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당 평균 영업이익은 2억6700만원으로 전년 2억6000만원 대비 2.6% 증가했으나, 평균 순이익은 1억6000만원으로, 전년 1억7800만원 대비 8.9% 감소했다. 벤처기업들의 이자 등의 금융비용이 전년보다 11.5% 증가해 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채비율은 130.6%로 전년도 136.8%보다 소폭 감소, 대기업 95.5% 보다는 높고 일반 중소기업 163.2% 보다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벤처기업 종사사 수 합계는 76만2000명으로, 이는 삼성 등 5대 그룹의 종사자 수 총합 75만600명을 상회하는 수치이다.

벤처기업의 평균 종사자 수는 21.7명으로 전년 20.8명 대비 4.3% 기업당 0.9명 증가했다. 전체 종사자는 조선업 등 일부 업종 불황으로 종사자가 2만1000명 감소했지만, 전체적으로 3만1000여 명이 증가했다. 이는 벤처기업의 일자리 창출이 이를 상쇄, 우리나라 전체 고용인원 유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업이 영업이익률에 비해 고용증가율이 낮은 고용없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2017년 대기업·중소기업·벤처기업 간 매출액연구개발비율 비교(단위: %)주) 대기업, 중소기업 자료 출처: 2017년 기업경영분석, 한국은행
2017년 대기업·중소기업·벤처기업 간 매출액연구개발비율 비교(단위: %)
주) 대기업, 중소기업 자료 출처: 2017년 기업경영분석, 한국은행

벤처기업은 기술혁신 역량 강화를 위해 전년에 이어 2017년에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의 매출액대비연구개발비율은 3.5%로, 지난해 2.9% 보다 20.7% 증가했다. 일반 중소기업의 0.7%는 물론이고 대기업 1.5%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창업주의 64.2%가 공학 전공자이고, 79.8%의 벤처기업이 부설연구소 또는 연구개발 전담부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기적 성장전망 또한 높아 기술개발에 노력을 쏟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당 산업재산권 보유 건수는 8.7건으로 전년도 8.1건보다 0.6건 증가했으며, 세부적으로 특허 5.8건, 상표 1.3건, 디자인 1.0건순이다.

전반적인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벤처기업은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산업경쟁력을 강화해 고도화돼 가는 시장수요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 주력제품(서비스)의 기술수준 평가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라고 응답한 벤처기업이 5.9%로 조사됐다. 국내 최고와 동일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라고 응답한 벤처기업이 43.5%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방송서비스 업종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1.7%로 가장 낮게 나타난 반면, 컴퓨터·반도체·전자부품은 9.8%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국내 최고와 동일 수준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정보통신·방송서비스 업종이 24.6%로 낮게 나타났고, 기계·제조·업종이 53.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약간 미흡하다는 의견이 높아, 아직까지는 우리 벤처기업이 ‘제조-서비스’ 융합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기업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는 벤처기업의 대외 협력률이 지난해 보다 감소한 것으로 보아 개방형 혁신(Open-Innovation) 노력이 더욱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벤처기업의 주요 매출 경로는 ‘기업-기업’ 거래인 B2B가 73.6%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 ‘기업-정부’ 거래 B2G 15.4%, 해외매출 7.4%, ‘기업-소비자’ 거래 B2C 3.7% 순으로 조사됐다.

B2B 대상별로는 벤처기업이 다른 중소·벤처기업 48.7%과 하는 거래 비중이, 대기업 12.8% 및 1·2차 벤더 12.1%와 거래하는 것보다 컸다.

업종별로는 ‘음식료·섬유·(비)금속’은 B2C가, ‘소프트웨어 개발’은 B2G가, ‘에너지·의료·정밀’은 해외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B2B 거래에서 벤처기업의 불공정거래 경험 여부는 전년 조사와 비교해 ▲‘대기업(소속사 포함)과 거래 시’가 13.1%→5.3% ▲‘대기업 1,2차 벤더와 거래 시’가 11.4%→4.1%, ▲‘중소·벤처기업과 거래 시’가 11.3%→3.9%로 현저하게 감소했다.

2017년도에 벤처기업이 겪은 경영애로사항으로는 자금운용 애로가 74.6%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인력채용 63.1%, 국내 판로개척 51.8% 순으로 조사됐다.

중소·벤처기업은 여전히 자금, 인력분야에서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금조달의 60.5%를 정부지원에 의존하는 만큼 정책자금 의존도가 높았다. 그 외 투자·IPO·회사채 발행에 의한 자금조달은 0.2%로 매우 적었다.

또한 벤처기업의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은 ‘자체 유통망에 의한 직접 영업’이 대부분인 72.0%를 차지했고 홈쇼핑 등 전문 유통기관 채널 이용은 3.9%에 그쳐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뚜렷했다.

석종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규제 샌드박스 시행 등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벤처투자의 지속적인 확대를 통해 벤처가 혁신성장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중기부가 총 8차례의 창업벤처생태계 대책을 내놓은 만큼, 서서히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내년도 실태조사에서는 벤처기업 주요 성과지표가 한층 더 나아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월 8일부터 10월 19일까지 이뤄진 이번 조사는 2017년말 기준으로 벤처확인기업 3만5187개를 모집단으로, 2059개 표본집단을 산출해 조사했다. 신뢰도는 95%로 표본오차 ±2.03%다. <본지 제29호 5면 게재>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