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 칼럼] ‘국민이 바라 본 재난과 안전’
[김지윤 칼럼] ‘국민이 바라 본 재난과 안전’
  • 중소기업투데이
  • 승인 2018.12.1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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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주)에너지기술융합센터 대표
前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연구원장, 한국가스학회·에너지학회 회장
김지윤 대표
김지윤 대표

[중소기업투데이] 경기도 고양 백석역에서 발생한 열수송관의 파열사고로 고귀한 인명이 희생되자, 이를 둘러싼 그간의 안이한 안전실태를 꼬집는 언론 보도가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지난 4일 저녁 고양 백석역 인근에 매설된 열수송관 파열사고를 계기로 전국에 설치된 온수관의 운영 실태를 확인한 결과 설치된 지 20년 이상 경과 된 낡은 배관은 현재 약 68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 됐다. 이는 전체 매설된 온수배관의 32%를 차지하며, 이중 열화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현장점검을 통해 203곳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사실 지하에 매설된 배관은 육안으로 배관 결함상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정확한 배관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상 징후가 발견된 부위에 대해 직접 굴착해 용접부위 등 배관의 균열 결함상태를 정확히 진단해야만 제2, 제3의 동일한 사고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또 그 진단 결과를 근거로 배관에 대한 정량적 분석을 통해 시스템적으로 배관의 손상상태를 모니터링 하거나 예측할 수 있는 예방 차원의 안전관리가 시스템적으로 구축돼야 한다.

인류 역사는 불의 발견(이용)을 계기로 오늘날 급격한 문명사회로의 발전이 가능했다. 에너지의 이용은 인류 역사에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자, 인류의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었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는 에너지의 종류에 따라 화석연료, 재생에너지, 신재생에너지, 핵에너지 등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각각의 이용기술과 함께 안전한관리를 위한 기술발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에너지는 문명사회에서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편리성 만큼이나 잘못 사용할 경우, 큰 재난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중 가스와 전기 등 에너지 인프라는 생산 및 가공과 이송 과정에서 화재·폭발의 위험성이 클 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시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수반하는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2018년도 한 해도 많은 재난 안전사고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다. 1월 26일 46명이 사망했고, 109명이 부상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를 시작으로 최근 고양 저유소 화재와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강릉 KTX 열차 탈선사고와 최근 발생한 강릉 가스보일러 CO중독사 등에 이르기까지 올 한해도 각종 안전사고로 많은 국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중 열수송관 사고를 계기로 최근 에너지 업계에서는 주변에 30년 경과된 노후 배관이나 에너지시설의 체계적 안전관리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 에너지 인프라들은 복잡한 지하배관으로 연결돼 있다. 급격한 산업화로 지하 매설물도 함께 증가한 상황이라, 이젠 그 효율적인 관리가 중요한 사회적 현안이 되고 있다. 에너지를 이송하는 지하매설물로는 도시가스 배관을 비롯해 송유관, 유해화학물질이나 일반 산업용 가스를 운송하는 배관들이 있다.

그중 고압가스 및 도시가스배관의 경우는 관련 법령에 의해 비교적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있지만, 그 외 배관들은 아직까지도 관리체계가 제대로 정비되지 못한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특히 울산, 여수, 대산 등 석유화학단지가 밀집된 지역이나 반도체 공장들이 있는 산업단지에서는 원료의 이송을 위해 플랜트와 플랜트 사이, 공장과 공장 사이를 연결하는 여러 배관들이 매설돼 있다.

이중 산업화 초기 조성된 울산 석유화학단지 인근에는 20년 이상 경과한 노후배관이 약 11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30년이 경과된 배관은 약 34㎞에 이르며, 40년이 넘은 배관도 상당수에 달해 노후화 등에 따른 위험물 누출 사고를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산업시설이 밀집된 산업단지 인근에서 노후 된 위험물 배관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엄청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무엇보다 체계적인 도면관리와 함께 배관부식, 용접부위 결함, 전기방식 조치여부 및 내진설계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검토와 안전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30년 이상 경과한 노후 배관이나 발전플랜트, 위험물 저장탱크(유류 저장탱크, LPG 저장탱크 및 LNG 저장탱크 포함) 등 대형플랜트에 역시 이번 사고를 기점으로 다시 검토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해 향후 체계적인 시스템적 안전관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이들 설비 역시 현재의 일반 검사만으로는 그 상태나 잔여수명 등에 대한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장기간 사용에 따른 부식, 균열발생, 크리프현상 등에 위험성을 예측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1984년 12월 인도 보팔 유니온 카바이드사에서 운영하는 제조 플랜트의 저장탱크에서 메틸 이소시안염(Methyliso-cyanate) 누출이 발생해 인구 75만명이 거주하는 도시에서 큰 재앙을 맞은 바 있다. 당시 사고로 인한 사망자만 3만3000명에 달했고, 부상자 수는 60만명에 이르는 등 석유화학분야의 세계적인 대참사로 기록됐다. 국내에서도 2012년 9월 구미 산업단지에서 불산(플루오린화 수소) 가스사고가 발생해 공장 근로자 5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을 당한 바 있다. 더욱이 불산가스가 인근 지역까지 퍼지면서 인근에 거주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병원치료를 받아야 했고, 막대한 농작물 및 가축들의 피해가 있었다.

에너지 및 산업시설에서의 예측하지 못한 사고는 언제든 대형재난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 에너지 및 화학시설의 안전은 ‘예방-준비-대응-복구’ 단계로 이뤄지는데 사고 발생 후에는 무엇보다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대응-복구’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에 앞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예방-준비’ 단계가 제대로 이뤄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통령은 국정철학을 통해 국민의 안전에 대해 끊임없이 강조해 왔다. 최근에 발생한 잇따른 사고를 계기로 정부가 현장 안전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또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제도는 없는지를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계기를 갖길 기대해 본다. 그리고 현실에 대한 반성을 시작으로 2019년 기해년(己亥年)에는 더 이상 예측하지 못한 안전사고로 고귀한 인명과 재산피해가 없는 대한민국이 되길 기대해 본다.  <본지 제28호 15면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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