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일 베스트웨이경영(주) 대표/ 중앙대학교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강의교수
이한일 베스트웨이경영(주) 대표/ 중앙대학교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강의교수

한국은행이 최근 기업들이 생존 경영을 위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대응 방법으로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을 줄이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을 오히려 끌어내린다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보고서는 2010~2016년 최저 임금 인상(연평균 6.6%)에 따른 결과를 연구 분석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816.4%, 201910.9%의 최저임금 인상률 정책으로 국가경제를 운영하거나 적용을 예정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를 보면, 한국은행이 최저 임금 인상으로 인한 경제적 폐해를 이미 예측하고 있었음을 알게 한다. 결국 한국은행이 현 정부의 최저임금 적용에 대해 경고를 하지 않은 것이 정치적 고려일 것이라는 의심을 지워버릴 수가 없다.

최저임금 인상은 저소득자 근로자 소득 감소 현상을 부채질

한국은행의 보고서는 ‘최저임금이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으로 2010~2016년 최저임금이 근로자의 임금과 소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에서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해당 연도의 최저임금 미만자(올해 초 시급이 최저임금보다 적은 경우)와 최저임금 영향자(올해 시급이 내년 최저임금보다 적은 경우)의 비율이 1% 늘면 해당자의 평균급여가 1만2,000원, 1만원 감소되는 것으로 월급이 각각 1.5%와 1.1%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노동비용 상승을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거나 받게 될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을 1.1%, 1.3% 각각 줄여서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치를 토대로 2018년 16.4%의 급격한 인상은 최저임금 미만자, 영향자의 비율도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을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한국은행이 국내외 경영학자, 경영단체, 관련 기관 및 자영업 관련 단체, 피해 당사자 등 국가경제를 걱정하는 수많은 보고서와 최악의 고용감소 현상이 나타난 시점에 보고서를 공개하는지에 의문이 간다. 특히 한국은행이 이러한 최악의 경제현상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식의 변명을 하기 위한 보고서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또 주 52시간의 법정 근로조건은 미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영향은 기업의 규모와 산업의 종류에 따라 달리 나타나

한국은행은 또 다른 보고서인 ‘최저임금과 생산성: 우리나라의 제조업의 사례’를 통해 최저임금인상이 산업별, 기업규모별로 고용, 임금, 생산성 면에서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3가지 항목의 변화 산업으로 대부분의 제조산업에 대해 영향을 분석했는데, 대부분의 산업분야에서 1)임시 일용직 임금감소 2)상용직 고용증가 및 임시일용직 고용감소 3)생산성감소 4)생산성 증가(의복 등 공산품 제조) 등올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에는 최저 임금 향상이 생산자동화 등의 대책 마련을 통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규모가 작거나 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높은 제조업체는 생산성 폐해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영업자의 한숨과 생존

563만명(11월말 현재)의 자영업자들은 폐업을 대비한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자영업자들의 경영환경을 개선하고 지속경영을 지원하겠다는 수차례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단시간 내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골목상권에서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섞인 하소연이 오늘도 흘러나오고 있다. 2017년 OECD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자영업자의 수는 556만으로 회원국 38개국 중 미국, 멕시코에 이어 3위다.

하지만 이를 인구대비로 환산해보면 10.73%로 단연 1위를 나타내고 있다. 구조적으로 과다경쟁의 한계와 생존경쟁의 현실과 더불어 경기불황과 소비위축, 임대료인상,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의 과다 지출, 금리인상 및 정부의 탈기업 및 유통정책의 부재 등이 상황을 더욱더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정부당국자들은 자영업자는 기업인 동시에 가계 주체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근로자의 최저임금상승은 역설적으로 자영업자들의 수익개선과 동시에 이루어져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나마 뒤늦게 추진하는 정책인 카드수수료인하 등의 시행은 자영업자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따라서 문재인정부와 경제당국자들은 생색내기 혜택보다는 경기를 살리고 내수경기 활성화와 함께 전반적인 경제정책의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공약의 실천이 아니라 지속경영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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