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중소기업투데이 이화순 기자] '돼지의 해'인 2019년, ‘돼지꿈’(PIGGY DREAM)’이 새해 빅 트렌드로 꼽혔다. 새해 소비 트렌드를 연구해 매 연말 발표해온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와 그가 이끄는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고른 새해 10대 트렌드를 소개한다.  

컨셉을 연출하라(Play the Concept)

컨셉이 화두가 된 시대다.  컨셉이 있어야 한다. 이제 마케팅하지 말고 컨셉팅하라. 구매의 근거가 이유에서 컨셉으로 바뀌고 있다. 설명보다 짧고 재미있는 컨셉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춰 기업은 컨셉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셀 마켓'으로의 초대(Invite to the ‘Cell Market’)

새로운 유통 혁명, 1인 1마켓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유통이 세포 단위로 분화하고 있다. 수많은 1인 사업자들이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 를 기반으로 자신의 재능을 바탕으로 콘텐츠와 상품을 판매한다. ‘스타일난다’  ‘하트잇’ ‘도티’ ‘씬님’ 등은 유통회사나 방송사와 협업할 정도로 존재감이 커졌다. 이 트렌드의 배경에는 세포 단위의 세포마켓(Cell Market), 판매 활동에 참여하는 소비자라는 의미의 셀슈머(Sellsumer)가 있다.

새로운 복고, 뉴트로(Going New-tro)

새로운 복고, 뉴트로는 과거를 빌려 현재를 파는 것이다. 기업에겐 도전이자 기회다.  복고는 수시로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트렌드. 하지만, 이번에는 주고객층이 1020 세대다. '돌아온 복고, 레트로(Retro)’가 아니라, 새로운 복고, 뉴트로(New-tro). ’No.5’ ‘별뽀빠이 스낵’ ‘포도봉봉’ 등 뉴트로 감성을 찾는 밀레니얼 세대는 불완전함이 갖는 미학 속에 보잘것없는 것에서 정신적 충족감을 느낄 것이다.  

필환경시대(Green Survival)

이제는 자연 환경을 지키며 선한 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해야 하는 필(必)환경 시대다.  이제 '환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필환경의 시대가 됐다. 먹고 입고 쓰는 모든 것에 들어가는 환경 부담을 제로로 만드는 일은 지구의 전 생명체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감정대리인, 내 마음을 부탁해(You Are My Proxy Emotion)

진정성 있는 감정 표현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야 하는 시대가 됐다.  기업은 자사만의 색깔이 살아 있는 경험, 독창적이고 디테일한 매력을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특히 현대에는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늘고 있다. 카톡에서는 매월 20억 건의 이모티콘이 사용된다. ‘이모티콘’ ‘하트 시그널’ ‘디지털 원주민’ 등 대신 화내주고, 대신 욕해주고, 대신 슬퍼해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본능적이고 삶에 필수적인 감정 표현을 대리인에게 맡기기에 이르렀다. 

데이터 인텔리전스(Data Intelligence)

데이터 인텔리전스의 활용은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 향상에 필수 요소이자 필연적 흐름으로 가고 있다. ‘아마존’ ‘구글’ ‘알파고' 등에서 보듯, 의사결정의 패러다임이 인공지능에서 데이터지능으로 진화한 데 따른 것이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분석할 데이터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정보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데이터-알고리즘-인공지능이 서로 맞물리며 의사결정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 같은 데이터 주도형의사결정을 ‘데이터(Data)’와 ‘의사결정(Decision)을 합친 새로운 용어인 ‘데시젼(Dacision)’이라고 부를 수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19'(미래의 창 펴냄)
'트렌드 코리아 2019'(미래의 창 펴냄)

 

공간의 재탄생, 카멜레존(Rebirth of Place)

카멜레온이 아닌 '카멜레존'이다. 공간이 재탄생하고 있다. 유통 공간이 카페로, 도서관으로, 책방으로, 강연장으로, 전시회장으로 자유자재로 변신하고 있다.  ‘츠타야 북 아파트먼트’ ‘위워크’ ‘위리브’ 등처럼 현대의 소비 공간은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공간이다. 그래서 ‘카멜레존(Chamelezone)’이라 부를 수 있다. 카멜레존은 온라인에 밀리는 오프라인에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다. 

밀레니얼 가족(Emerging ‘Millennial Family’)

'밀레니얼 가족'이란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결혼해 구성한 가족을 말한다. 21세기형 밀레니얼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은 향후 다른 세대로 확산되어 한국 소비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등장은 산업에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업은 이들을 라이프스타일을 깊이 연구헤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이들에게 가정은 희생해야 하는 곳이 아니라 ‘적정행복’의 장소다.

나나랜드(As Being Myself)

라라랜드가 꿈꾸는 이들의 도시라면, ‘나나랜드’는 진정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이 정착한 기회의 땅이다. 나를 아끼는 나나랜더들에게 오로지 모든 것의 중심은 '나'다. 획일화된 규범과 관습을 거부하고 자연스럽고 편안한 멋을 추구한다. ‘자기 몸 긍정주의 운동’ ‘톤체성’ ‘탈코르셋’ ‘미코노미’ ‘포미족 등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신박한’ 아이템만이 나나랜더를 사로잡을 수 있다.

매너소비자(Manner Maketh the Consumer)

기업은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고 부당한 소비자 비매너를 차단해야 한다. 블랙컨슈머와 고객의 갑질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갑질녀’  ‘블랙컨슈머’ ‘감정노동’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등이 말해주듯 소비자의 비매너로 인해 감정노동 보호에 대한 논란도 심화되고 있다. 매너가 소비자를 만든다. 이제는 사회적 제도와 소비자의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워라밸에 이어 근로자와 소비자 사이의 매너 균형을 도모하는 ‘워커밸(Worker-Customer-Balance)’의 지향이 중요한 시점이다.   

<본지 제28호 13면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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