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과 혁신’ 깃발 달고 김형근 號 ‘힘찬 출항’
인사비리 발본색원, 국민 신뢰회복 위해 최선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신임 사장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신임 사장

“인사비리 발본색원(拔本塞源), 청산(淸算)과 혁신(革新)” 한국가스안전공사 신임사장으로 부임한 김형근 사장의 첫 일성이다.

그는 취임식이 치러진 9일 기자들과 만나, “'솔선수범'과 '공은 직원들에게 돌리고, 책임은 내가 지겠다'는 이 두 가지가 안됐던 것 같다”며 “조직 쇄신을 통해 통합력을 확보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가스안전공사를 만들겠다”는 경영구상을 밝혔다.

“되면 대구, 안되면 안대구, 됐는데 또 대구” 공사 내부에서 회자됐던 이 말처럼 사실 몇 년간 가스안전공사는 일명 인사 암흑기였다.

'보편적인 상식은 통하지 않았고, 보이지 않는 그들만의 라인과 리그가 지배했던 그런 시기였다'고 가스안전공사의 많은 구성원들은 생각하고 있다. 물론, 다수의 푸념처럼 가스안전공사의 모든 인사가 대구나 경북 등 특정 지역 출신만이 혜택을 받았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유독 TK(대구 경북)를 강조하고 챙겨왔다'는 여러 직원들의 생각들은 박기동 전 사장의 재임 시절, 더 나아가 기술이사로 승진해서부터 안전관리이사와 부사장을 지내던 시기에 인사에 소외되고 피해를 입었던 사람들이 밑바닥에서 반복해 말하던 이야기들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일부가 드러났다. 설마하며 소문으로만 나돌았던 인사와 관련된 금품수수, 정부 표창 수상 과정에서의 뇌물수수, 각종 계약과정과 KGS코드 개정 과정에 비위가 있다는 풍문은 결국 수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고, 가스안전공사 구성원들은 사장 구속이란 충격과 함께 실망감은 이내 긴 한 숨으로 변했다. 지금도 많은 이들은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 역시 일부에 불과한 것이라며 걱정을 하고 있다.  

새로 취임한 김형근 사장에게 직면한 가장 큰 숙제는 상처받은 내부 직원들의 불신과 실망, 그리고 앞으로 이들을 어떻게 위로하고 회복시켜 다시 하나로 묶어 낼 수 있을 것인가가 최대 과제로 남았다.

김형근 사장은 “‘오히려 어려운 시기이니 (내가) 오게 된 것 같다’, ‘공사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외부 인사가 사장을 맡아서 대수술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과 사회적 분위기가 자신을 가스안전공사의 사장으로 발탁한 이유가 아니겠느냐”며 “앞으로 가스안전공사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문제가 된 인사비리와 관련 그는 “째고 메스를 대야, (상처가) 아물고 온전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며 “인사비리와 관련해 발본색원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를 위해 인사위원회에 그동안 공사 역사에 유래가 없었던 외부위원까지도 참여시키겠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주요 비리에 대해서는 적발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을 통해 공정한 신상필벌의 원칙이 통용되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여성차별과 관련해 김 사장은 "공정한 채용과 함께 승진체계를 바로잡아서 유리천장을 깨겠다"고 약속했다. 더 나아가 "직무와 관련 남성과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미리 분석하고, 평가해 모든 인사와 채용과정에 차별없는 평등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형근 사장의 개혁의지는 이미 취임식과 함께 시동이 걸렸다. 그는 취임식 당일 축하를 위해 찾아온 여러 외부 인사들과의 미팅을 마친후, 오후엔 본사 전 부서를 직접 돌아보며 직원들과의 상견례와 함께 ‘파이팅의 구호’로 자신의 굳은 의지를 보였다.

“‘청산과 혁신을 위한 TFT’를 구성하겠다”는 취임사의 약속도 곧 실행으로 옮겨지고 있다. 김 사장은 취임식 끝나고, 불과 3일 만에 수족인 '비서실장'과 함께 인사 업무를 총괄할 '인사경영처장'과 '인사부장'을 곧장 새로운 인물로 교체했다. 그리고 22~23일에는 전체 간부들과의 격 없는 토론회도 가질 계획이다.

인사경영처장과 인사부장 발탁과정에서 추측됐던 인물들이 배제되며 김 사장에 대한 우려 섞인 소문과 하마평들도 곧장 깨졌다. 인사라인에 발탁된 인물 모두가 공사 내에서는 '할 말은 한다'는 인사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김 사장은 17일 전례 없이 내부 게시판을 통해 앞으로 진행될 인사 일정에 대해서도 공지했다. 오는 26일엔 간부 승진 인사와 함께 31일 후속 전보 인사를, 다음달 5일에는 직원의 승진 인사와 함께 12일자로 전보 인사를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사에 대한 불필요한 소문과 불안을 덜어 낸 전례가 없던 시도인 셈이다.

곧 있을 인사는 현 시점 조직에 필요불급한 소규모 인사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공사내 산적한 문제들을 진단하게 될 ‘청산과 혁신 TFT’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7월에는 김형근 사장의 경영구상이 담긴 대대적인 혁신 인사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9일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앞으로의 경영계획을 밝히고 있는 김형근 가스안전공사 신임 사장.
9일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앞으로의 경영계획을 밝히고 있는 김형근 가스안전공사 신임 사장.

 

가스안전공사 사가를 제창하고 있는 김형근 사장(앞줄 좌측부터)과 김동만 감사, 양해명 안전관리이사, 문종삼 가스안전연구원장.
가스안전공사 사가를 제창하고 있는 김형근 사장(앞줄 좌측부터)과 김동만 감사, 양해명 안전관리이사, 문종삼 가스안전연구원장.

 

직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는 김형근 신임 사장.
직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는 김형근 신임 사장.

 

취임식을 마친후 본사내 전 부서들을 방문해 직원들과 환담하고 새로운 가스안전공사의 미래를 위해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김형근 신임 사장.
취임식을 마친후 본사내 전 부서들을 방문해 직원들과 환담하고 새로운 가스안전공사의 미래를 위해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김형근 신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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