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련 30일 박원순 서울시장 초청 조찬강연회
"불평등 해소 위해 함께 잘사는 '위코노믹스' 패러다임 필요"
위코노믹스 성공에 중견·중소기업은 필수 요소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30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초청해 ‘제174회 중견기업 CEO 조찬강연회’를 개최했다. [현범섭]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3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 박원순 서울시장 초청, ‘제174회 중견기업 CEO 조찬강연회’를 개최했다. [현범섭]

[중소기업투데이 이화순 기자] 중견기업계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중견기업 현장의 애로를 전하고, 중견기업 중심의 혁신성장 성공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30일 오전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초청해 ‘제 174회 중견기업 CEO 조찬강연회’를 개최했다. 

강호갑 중견련 회장을 포함해 SM그룹·인지컨트롤스·패션그룹형지·유라코퍼레이션·세종텔레콤 등 중견기업 대표 50여 명이 참석했다. 

2014년 7월 시행된 ‘중견기업 성장 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에는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가 명시돼 있다. 

중견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춘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경제·사회 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 지방자치단체가 중견기업시책을 수립·시행하고, 필요한 예산·인력 등을 배분해야 한다는 제3조 1,2항이 대표적이다. 

중견련 관계자는 “특별법이 시행된 지 4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중견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 지원이 충분치 못한 게 현실”이라고 중견기업에 대한 지자체의 부족한 지원 정책을 꼬집었다.  

이에 박원순 서울 시장은 강연 서두에 "불평등이 심화되면 성장은 커녕 생산성 감소, 효율성 감소, 사회 불안정과 갈등 심화 등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면서 212조원이 든다는 조사 결과 수치를 예로 들기도 했다. "성장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성장하기 위해서 불평등을 해소 해야 한다"면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러스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의 저서 '불평등의 대가'의 한 귀절을 인용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위코노믹스(WE+Economics), 우리 모두를 위한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며 “대기업, 중견·중소기업, 노동, 복지 등 네 바퀴가 조화롭게 움직이는 새로운 성장 생태계 조성에 각계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중견·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세계 10대 기업에 진입 가능한 나라가 돼야 한다"며 한·미 10대 기업을 비교해 보이고 "규제는 풀고 R&D 지원은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빈프리트 베버 독일 만하임대 교수를 인용해 "균형잡힌 경제를 위해 강력한 중견·중소기업이 필요하다. 독일은 베를린뿐만 아니라 많은 소도시에서도 신생 창업 클러스터를 찾을 수 있다. 중견기업의 미래를 위해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고, 그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강력한 중견·중소기업은 위코노믹스 성공의 필수 요소다. 개별로든 소규모로든 중견기업을 직접 만나 구체적인 경영 애로를 듣고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것이다. 중견기업에 특화된 R&D, 홍보, 지원 사업 등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특히 신생 벤처기업(스타트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혁신성장 성공을 위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수많은 창업 인프라를 확보한 서울이 세계적 창업도시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또 "세계의 드론 60%를 점령한 중국도 혁신에 몰두해 있다. 남북 관계가 좋아지면 북한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다"면서 "불균형 성장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처져 있던 나라가 우리를 앞지를 수도 있다. 북한도 디지털에 집중하면 국가 발전이 일거에 해결될 거다"고 말했다. 또  홍릉 바이오 메디컬 클러스터, 양재 R&D 클러스트, 마곡 R&D 클러스터를 소개하며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들의 많은 입주를 기대했다. 

강호갑 중견련 회장은 “4014개 중견기업 가운데 서울 소재 기업은 1516개사로 비중은 40%에 달한다”며 “작지만 강한 중견기업도 별도 공간이 없다. 회원사 56%가 지방에 있다. 서울시에서 중앙 집중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줄 것을 약속해달라"며 박 시장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향후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중견기업 중심의 지역경제 활성화와 우리 경제의 조화롭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전국적인 중견기업 육성 네트워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강 회장의 '공간 요청'에 대해 "중견기업 정도면 그런 회관이 없나"고 답한 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에 창업과 일자리에 집중할 예정인데, 돌아가셔서 중견련에서 구체적으로 서울시와 뭘 같이 할 수 있는지 알려주시면 감안하겠다. 앞으로 중견기업들을 만나서 요구 사항을 적극 들어보겠다"고 답했다. 연매출 300억원의 비영리법인 '아름다운 가게'의 설립자이자 운영자였던 박 시장에게 최고경영자의 포스를 느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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