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시(詩)로 본 남북단상 [中2]

노치환  이수현의인문화재단설립위 사무총장
노치환 이수현의인문화재단설립위 사무총장

[중소기업투데이] 봄소식과 함께 급물살을 타는 듯 하던 남북 정상간의 통일 논의가 북핵 처리문제에 있어 북한의 진정성에 의문을 갖는 국제정세와 더불어 주춤하는 형국이다. 한국인이라면 한반도의 통일을 바라는 심경에는 변함이 없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표방하는 ‘우리민족끼리’에 담긴 함수에 대한 여론 또한 분분하다. 한반도가 진정한 통일을 이루려면 신라의 삼국통일 이후 잠시의 후삼국 시대 혼란을 거친 후 줄곧 일국체제로 운영되어 오다, 일제강점기와 광복을 거쳐 지난 70년간의 세월을 남과 북으로 갈려 국제적으로는 독립국가로 존재해 온 것에 대한 민족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이 우선 되어야 한다. 미.일.중.러로 표현되는 주변국들의 한반도 통일에의 속내를 논하기 전에 우리 자신들의 한민족 정체성 제고와 확립이 선결 과제다.

민족이란 무엇인가? 오늘날 민족의 정의는 ‘언어,문화 동질성과 혈연으로 맺어진 집단’으로 함축된다. 애초에 민족구성은 ‘혈연집단’과 ‘언어,문화 동질집단’으로 구분이 가능했지만, 근세들어 민족=국가 라는 등식이 성립되면서 앞서 ‘혈연공동체+언어,문화공동체’로 통합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민족이란 유사 이래 존재했으면서도 이것이 표면화된 것은 중세이후 국가 이데올로기에 의한 것이었다. 즉, 민족은 국가주의(형성)의 이데올로기적 토대가 된 것이다.

각론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 전쟁기에 태동된 민족주의는 이후 뭇솔리니의 파시즘, 히틀러에 의한 나치즘 광기로 이어졌고 이는 민족과 인종차별이라는 극단적 비극을 초래(홀로코스트)했다. 또, 일본제국주의 팽창에 자국민 선동에 이용되었고, 항일전쟁 중 중국의 민족주의 태동 원인이 되어 오늘날 중화민족 국수주의로 나타나고 있다. 오늘날 민족이란 화두는 세계 곳곳에 분쟁의 불씨가 되고 있다. 민족은 국가형성의 중요한 토대이지만 이것이 안으로 굽어 들 때는 심각한 휴유증(아프리카 유럽난민, 중동의 시아․수니파 갈등, 미얀마(버마․로힝야족)과 갈등을 낳는 원인이 되고 있다.

오늘날 경제 군사 세계 1,2위 패권을 다투는 미국과 중국은 다민족 국가이다. 중국은 한족 중심의 국가로 소수민족을 포용하는 관용적 국가라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중국 남부 푸젠(福建)성과 장시(江西)성에 걸쳐 있는 우이(武夷)산과 난링(南嶺)산맥을 경계로 북쪽과 남쪽의 한족이 혈연상으로 서로 뚜렷이 구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남북 한족 간의 차이가 한족과 소수민족의 차이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으니만큼 한족이 한 민족이 아닌 두 민족이라는 소리다.현재의 한족은 고대의 한족이 주변의 소수민족과 장기간에 걸쳐 교류·융합하면서 새롭게 탄생한 문화 공동체를 말하며 혈연 공동체는 아니라는 것이다.”(채인택.중앙일보) 

국가정체성으로 구분하자면 미국은 다민족 국가로서 자유.민주 기치아래 인간평등과 보편성을 통한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국가주의에 가깝다면, 중국은 인민사회주의 민족 집단 기치 아래 개인에 앞서 국가가 우선하는 국수주의적 민족국가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1월 11일, 프랑스 콩피에뉴 숲에서 독일 메르켈총리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함께 손을 맞잡고 전사자들을 추모했다. 과거의 얽매임에서 벗어나 미래의 상생과 평화를 노래했다. 익일 종전100주년기념행사에는 당사국들을 포함 세계 70개국 정상이 참여했다. 지금은 세계화 시대다. 민족순수성의 울타리를 고집하며 타민족, 타인종을 백안시 하다가는 왕따 당하기 십상이다. 확실한 민족주체성을 정립하되 세계인류로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지구는 둥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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