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평 칼럼] 행동의 출발에 관하여
[장태평 칼럼] 행동의 출발에 관하여
  • 중소기업투데이
  • 승인 2018.11.2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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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평의 더불어 사는 세상
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이사장(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이사장(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중소기업투데이] 사람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먼저 생각을 한 다음에 행동을 한다. 물론 사람은 생각의 과정 없이 반사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 신생아의 출생 시 반사행동이나 위험으로부터의 반사행동이 그것이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행동은 모두 생각한 후에 하는 행동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생각을 하고, 그 중에 일부를 행동으로 옮긴다. 하나의 행동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행동은 갑자기 외부에 그 실체를 드러내지만, 그 행동이 있기까지 마음속에서는 많은 생각의 흐름이 존재한다. 행동은 말하자면 물의 온도가 오르다가 비등점에 도달했을 때 물이 끓기 시작하는 것과 같다. 행동은 생각이 끓어 밖으로 표출되는 수증기라 할 수 있다. 행동으로 나타나기 전에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생각의 흐름. 그것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람의 마음속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무시할 수 없는 실존이다.

도자기를 오래 쓰면 어느 때 아주 작은 자극에도 깨지는 경우가 있다. 그동안의 충격이 누적되어 있다가 작은 충격에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한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강한 금속의 경우에도 세월이 가면서 강도가 약해지고 부서지는 것이 쌓여서 조그만 충격에도 무너진다. 그런데 사람의 경우에도 이런 피로도가 누적된다. 부부사이의 싸움이 사소한 것에서 크게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 두 사람 간에 누적된 불만이 점점 커지는 경우 어느 순간에 아주 사소한 일로 이혼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큰 싸움이 된다. 외부의 제3자들은 그런 사소한 일로 그렇게 크게 싸우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는 그 일은 당연한 큰 싸움거리이고, 서로 양보할 수 없는 경우라고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생각의 큰 피로도가 싸여 있었기 때문이다. 자주 관계를 맺고 사는 사람들 간에는 크든 작든 이런 피로도가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하고 싶어서 생각을 계속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가 어떤 계기가 되면, 행동에 옮긴다. 최근 최저임금의 대폭인상이 그 좋은 사례이다. 임금인상 후 자영사업자들은 두 세 사람의 직원을 쓰다가 한 두 사람을 줄이고 있다. 그런 결과 실업율과 특히 청년 실업률이 급증하여 일자리정부의 위신이 크게 실추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듯하다. 최저임금의 인상분이 전체 사업비에 그렇게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자영업의 수익구조가 계속 나빠지고 경쟁이 치열해져서 자영사업자 입장에서는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준 격이 되었다. 말하자면, 금속피로도가 거의 마지막 단계에 도달한 철제 다리가 약한 충격에 무너져 내리는 격이다. 정책입안자는 이런 원리를 놓쳐서는 안 된다.

사람들은 집의 규모를 늘려 나갈 때 계속해서 연속적으로 늘려 나가지 않는다. 일정기간 자산을 형성하여 계단식으로 한 번씩 확장해 나간다. 이런 방식이 소비생활에서는 일반적이다. 아니 대부분의 인간 행동은 연속적이라기보다는 계단식 단속적으로 이루어진다. 사람은 생각한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음속에서는 꼭 하고 싶다고 생각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도 있고, 가능한 일이라 하더라도 사정이 허락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사람의 생각이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는 또한 참음이라는 덕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기에게 손해라고 생각해도, 자기가 무시를 당했다고 생각해도, 사람들은 어느 정도 수준에서는 참고 넘어 간다.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태도도 그렇다. 그러나 임계점에 도달하면 분노로 폭발할 수 있다. 그래서 미리 임계점에 도달하기 전에 감압과 배출이 필요하다. 복원력과 탄성력을 잃느냐 확보하느냐는 그 접점 전후에서는 아주 작은 차이이지만, 만일 잃는다면 다시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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