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국 617개사 참가 전시회 16만명 몰려
각국 커피·건강음료·디저트 등 최신 트렌드 반영
비즈니스 매칭 1075건 성사…커피업계 기회 도모

아시아 최대 규모 커피 전문 전시회 ‘제17회 서울카페쇼’에서 커피의 맛과 향을 감별하는 커핑 체험을 하고 있는 관람객들의 모습.
아시아 최대 규모 커피 전문 전시회 ‘제17회 서울카페쇼’에서 커피의 맛과 향을 감별하는 커핑 체험을 하고 있는 관람객들의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김우정 기자] “봐도봐도 끝이 안보이네요.” 방문객들은 전시회 규모에 놀라고 다양한 커피의 세계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지난 11일에 찾은 서울카페쇼. 일반적으로 일부 전시관에서 진행되는 여느 전시회와 다르게 이번 카페쇼는 A관부터 D관까지 코엑스 전시관 전체를 사용하는 위용을 과시했다. 전 홀이 카페 운영자나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커피 애호가로 북새통인 모습은 장관이었다. 그렇게 올해 16만명이 다녀갔다.

그야말로 커피 축제였다. 커피 생두의 품질을 감별하고 평가하는 ‘마스터 오브 커핑 대회’가 진행되고 있었고, 글로벌 바리스타 경연대회인 ‘월드시그니처배틀’과 ‘월드라떼아트배틀’도 열렸다. 또 공식적인 대회 외에도 업체에서 체험을 원하는 관람객에게 커핑 체험 등 참여형 행사가 이어졌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카페쇼에는 총 40개국 617개 업체가 참여해 커피산업의 진수를 보였다. 관람객들은 끝없이 늘어선 부스에서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이디오피아, 케냐, 브라질 등 각국의 커피들을 맛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커피를 시음해보기 위해 긴 줄을 서기도 했다.

전시회에서 부스별 전시와 시음을 진행하는 모습
전시회에서 부스별 전시와 시음을 진행하는 모습

부스에서 커피 시음을 하던 김현아씨(34‧서울)는 “해외 각국에서 들어온 커피들을 마음껏 맛볼 수 있어 판타지에 온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커피 뿐 아니라 식음료 베이커리 인테리어 창업 등 커피산업 전 분야를 아우르는 볼거리와 맛볼 거리가 가득했다.

“최근 커피 소비 트렌드는 건강과 디저트 두 가지입니다. 건강관련 음료들이 계속 선을 보이고 있고 마카롱 등 커피와 함께할 수 있는 디저트 시장이 강세입니다.” 커피업계 최근 트렌드에 대한 질문에 대해, 커피 창업 시 커피 기계부터 컨설팅까지 전 과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인 GN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이를 증명하듯 전시장에는 커피, 스페셜티 등 음료뿐 아니라 다양한 고품질의 베이커리, 초콜릿, 디저트가 관람객들을 반겼다. 

해외 바이어와 참가업체 간 비즈니스 미팅 모습
해외 바이어와 참가업체 간 비즈니스 미팅 모습

한편 서울카페쇼의 1대 1 비즈니스 매칭 서비스를 통해 약 6000명의 바이어와 참가업체 간 1075건의 비즈니스 계약이 성사돼 글로벌 커피 비즈니스의 장이 실현되기도 했다. 또한 국내외 커피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리더스 포럼도 열렸다. 커피 유통망 디렉터 등이 연사로 참석해 현재 커피 시장이 직면한 양극화 문제와 해결방안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다.

행사를 주최한 엑스포럼 신현대 대표는 “해외 각국의 커피업계가 총출동 한만큼, 특히 소상공인 중소기업들이 더많은 국내 커피 업계가 발전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커피 애호가들에게는 신세계요 축제와도 같은 시간이었지만, 커피산업 종사자들에게는 1년 중 가장 큰 홍보의 기회이기도 한 날이기에 열과 성을 다하는 모습에 어딘지 모르는 절실함도 느껴졌다. 참가한 업체들의 속 이야기를 들어봤다.

 

“백종원 빽다방 실패는 아팠고, 유통이 가장 어려웠다”

GN의 권보성 이사
GN의 권보성 이사

“백종원 빽다방에 저희가 1호점부터 납품을 했었어요. 빽다방 1호점이 오픈했을 때 기계 관리는 전혀 안되있고 엉망이었죠. 제가 몇 번 방문하면서 기계도 봐주고 컨설팅도 해주며 납품을 시작했어요.”
대표와 남자 둘이서 20평 남짓한 카페에서 시작했던 때를 떠올리는 GN의 권보성 이사의 말이다. GN은 카페 창업 전문 토탈 솔루션 회사로 커피머신수입,  커피교육학원, 쇼핑몰, 생두수입과 직접 로스팅, 인테리어, 창업 컨설팅까지 커피라는 컨텐츠 하나로 모든 사업을 하고 있다.
“이렇게 커피 창업 관련 토탈 솔루션 컨셉의 회사 중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건 감히 우리 회사 외에는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고 자신있게 말하기까지 사실 뼈아픈 실패도 많았다.

“1호점부터 빽다방의 모든 지점에 납품을 했다. 그러다가 운이 없게도 세 개 지점에서 로스팅기가 불량이 들어가 바로 교체를 해드렸는데도 빽다방 지점들이 신뢰할 수 없다며 모두 돌아서버렸다. 지금은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당시는 피가 말랐던 경험이었다”며 회상했다.

위치커피 프랜차이즈의 70%, 코레일유통 '카페스토리웨이' 홈플러스 ‘커피베이’ 등과 거래해오며 GN은 어느덧 9년차의 매출 120억 직원이 40명인 회사가 됐다.

커피에 관한한 모든 걸 다해봤지만 가장 힘든건 ‘유통’이었다고 토로한다. “카페 재료 취급하고 있는게 5천 가지가 넘어요. 그러다 보니까 수많은 재료를 적재할 창고가 필요해지고,,. 관리할 수 있는 유통 물류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는데 알고 시작한 게 아니다 보니까 그때그때 찾아보며 했던게 참 힘들었어요. 유통에서 나는 마이너스를 커피머신 매출로 메꾸며 왔는데 드디어 작년부터는 유통도 마이너스를 벗어나 원두와 커피 머신 유통의 비중이 1대 1대 1이 됐어요”고 말했다. 

“커피는 참 어려운 산업분야예요. 사실 장대한 목표보다는 오래 살아남는 회사, 직원들의 처우를 좀더 챙겨줄 수 있는 회사가 되는 소박한 목표로 하루하루 살고 있어요”고 말했다.

 

 “커피 업계요? 중견기업도 찾기 어려워요”

전정무 프리미엄 에스프레소 영업부 과장​전정무 프리미엄 에스프레소 영업부 과장
전정무 프리미엄 에스프레소 영업부 과장​전정무 프리미엄 에스프레소 영업부 과장

“커피 업계는 대기업 찾기 어려워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나누는 기준이 매출 1000억인데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가지고 있는 스타벅스 외에는 커피업계에서 중견기업도 찾기 힘들죠.” 현재 커피 로스터 수입업을 하고 있는 전정무 프리미엄 에스프레소 영업부 과장의 말이다.

“국내 커피산업에 대기업들이 일부 영역에 들어와 있기는 하지만 거의 대부분 중소기업 이하의 규모예요. 현재 대한민국이 커피산업 발전기라고 얘기들 하는데 사실상 국내 이 커피업계 기업들은 성장하기도 어려워요.”

“다른 업계는 근처 매장끼리도 서로 친한 경우가 많은데 커피 업계는 그보단 경계가 심해요. 그만큼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고 살아남기 힘든 탓이죠.

그도 그럴것이 세상의 모든 가격이 다 오르는데 커피 값은 내려가고 있다. 아메리카노 1000원 시장도 무너지고 있다.

가격 경쟁이 치열한 업계는 사양사업이라고들 하는데 이 가격 경쟁이 심한 곳이 이 커피 업계다. 

“커피값이 시작 물가에 맞춰서 같이 상승해야 하거든요. 현재 업계 직원들의 처우도 좋은 경우가 드물고 이직률이 높아 기업 경영도 어려운 상황인데, 커피 값이 제 가격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업계 직원들의 처우도 개선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되요.”

전정무 과장이 일하는 회사는 프리미엄 에스프레소라는 곳으로 ‘조커’라는 유명한 해외 브랜드 제품을 수입해오는 곳이다. 하지만 그는 국내 업체가 더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커피는 브랜드 네임 브랜드파워가 중요하기 때문에 국산 제품들 같은 경우에는 홀대를 많이 받거든요. 국내산은 인식 자체가 저렴하고 낮은 제품이라는 인식들이 만연해요. 세계 대회에서 한국 바리스트들의 손기술은 인정받는데 안타깝게도 한국 아직 커피 변방국이예요. 커피 기기들이 국내산도 인정을 받고 시장이 커져서 커피 업계 분들 처우가 같이 다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한다. kwj@sbiztoday.kr

8일부터 11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 커피 전문 전시회 ‘제17회 서울카페쇼’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 [서울카페쇼]
8일부터 11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 커피 전문 전시회 ‘제17회 서울카페쇼’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 [서울카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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