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동시·동요 발표회

 

부창부수 문인부부인 강안나 시인(왼쪽)과 정영수 CJ 고문이 1일 서울시 중구 밀레니엄서울 힐튼호텔에서 동시출판 및 동요발표회를 가졌다.
문인부부인 강안나 시인(왼쪽)과 정영수 CJ 고문이 1일 서울시 중구 밀레니엄서울 힐튼호텔에서 동시출판 및 동요발표회를 가졌다. [박철]

 

[중소기업투데이 이화순 기자] 부창 부수다. 남편이 수필가로 등단해 수필집을 내자, 아내가 시인으로 등단해 시집을 냈다. 아내가 새 시집에 마음을 빼앗기자, 남편이 수필집 개정판을 냈다.

강안나 시인(68·본명 강순애)과 정영수 CJ글로벌경영 고문(72)이 그 주인공이다.

부부 문인인 두 사람은 1일 오후 서울 중구 힐튼호텔 아트리움에서 ‘강안나의 동시가 예쁜 소리향기를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동시출판 및 동요발표회를 가졌다.

차녀 정지은씨 사회로 진행된 이날 발표회는 "할머니 축하해요"라며 꽃다발 세례를 퍼붓는 여섯 손주들의 귀여운 인사로 무대를 열었다.

강 시인은 “손주들을 보면서 고운 인성을 키울 길잡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를 쓰고 동요를 지었다”면서 “여섯 손주들과 이 세상의 부모님들에게 먼저 이 동요를 보낸다”고 인사했다. 또  “방안에 꼭 박혀 시만 쓰는 아내가 미웠을 겁니다. 그럼에도 잘 참아주고 챙겨주신 남편 정영수씨 고맙습니다”라고 애교 섞인 인사를 건네는 여유를 보였다.

가족대표로 나선 남편 정영수 고문은 “아내가 시와 동요를 만드는 사이 집필한 책을 보완하다보니 소중한 친구가 태어났다”며 2015년에 펴낸 수필집 ‘밖으로 밖으로, 신나는 인생’(고려원북스) 개정판을 선보였다. 

강안나 시인의 시집(왼쪽)과 정영수 고문의 수필집.

‘저자와의 대담’ 시간에는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질문자로 나서 “칠순 언저리에 수필가로 시인으로 등단해 1년여만에 또 좋은 동시를 발표했는데, 상대 배우자에게 나쁜 얘기 할 건 없는지 솔직히 말해 달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이에 함박 웃음을 지은 강 시인은 “우리도 평범한 부부다. 때론 남편이 반찬이 없다고 삐치기도 하고, 다투기도 한다. 며칠씩 이야기 안할 때도 있다. 하지만 수필을 먼저 쓴 남편이 잘 이해해주고,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준다”면서 “매일 5편, 10편의 시를 군말없이 프린트해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대답했다.

정 고문은 “아내가 바빠지자 외롭게 된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내게도 ‘수필’이라는 친구가 있다. 수필을 쓰고 제목을 다듬고 하다 보니 행복했다. 한번 글을 쓰면 20일이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집에는 동시 55편과 동요 26곡을 담은 CD가 함께 들었다. 강안나 시인의 시 한편을 보자. 별똥별을 찾으러/풀밭에 갔더니/꼼지락 꼼지락/ 귀여운 강아지풀 쌍둥이/오라고 손짓해요//가까이 가보니/길잃은 예쁜 어린 산새/데려가래요.('별똥별을 찾다가')

부부 문인은 약속이나 한듯  “동시를 쓰면서 정말 행복했다" "수필을 쓰면서 행복했다"며 “여러분도 한번 써보세요”라며 습작을 권했다.

한편 이날 축사를 맡은 하청호 아동문학가겸 시인은 “글을 읽고 쓰는 것은 맑은 물에 끊임없이 자기 영혼을 씻는 것이고, 동시야말로 가장 깨끗한 선물”이라 말했고, 박준영 시인은 방송국 PD시절 ‘코난’ ‘요술공주 세리’ 등 40편의 유명 만화영화 주제가를 작사했던 경험을 이야기 하며, “동요를 노래 CD로 만든 것을 보니 강 시인은 참으로 행복한 분이다”고 인사했고, 또 정영수 고문에게는 “안에서 우러나지 않으면 수필집 제목처럼 ‘밖으로 밖으로 신나는 인생이 될 수 없다’”며 수필집 개정판 출판을 축하했다.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의 부인인 조효임 서울교대 명예교수는 “가식없이 쉬운 말의 맑은 동시들이 경쾌해서, 방송이나 교과서에도 나오고 또 국민 애창 동요도 많이 나올 것 같다”고 축하했다.

이날 김성록 테너의 축하노래, 어린이합창단 '해맑은 아이들'의 합창, 최문희의 스케치에 이어 강안나 시인의 영상시와 동요를 직접 감상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강안나의 동시가 예쁜 소리향기를 만나다' 행사장에 모인 축하객들의 모습.
'강안나의 동시가 예쁜 소리향기를 만나다' 행사장에 모인 축하객들의 모습.

한편 출판기념회에는 장남인 정종환씨, 김우재 세계한인무역협회 명예회장, 재외동포포럼 조롱제 이사장, 이장섭 전남대 교수, 진주여고 재경 동문회 등 많은 축하객이 참석해 축하했다.

강안나 시인은 1984년 중앙일보 아시아판 산문부에 수상하며 등단했고, 2017년 봄 문학나무 신인문학 시 부문 추천작품상으로 시인으로도 등단했다. 2018년 국제문예 신인 작품상 동시 부분을 수상했다. 지난해 시집 ‘눈부신 그늘’을 펴냈다.

정영수 고문은 한국문인협회에 등록된 수필가로 2012년 수상집 ‘멋진 촌놈’에 이어 2015년에 수필집 ‘70 찻잔’을 펴냈다. 1981년부터 싱가포르에 거주한 동남아 전문가. 싱가포르 한인회 회장,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싱가포로 상공회의소 명예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CJ그룹 글로벌 경영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사회를 맡았던 큰 딸 수잔 정(전 CNA 앵커)은 참석을 못했다. 며느리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 이경후 상무, 아들은 이 회장의 사위 정종환 상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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