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11월 16일 서울자유시민대학 본부(종로구 송월길 52)서
제2회 서울학습 아카이브 전, 1950년부터 최근까지 기록물 전시

60년대 천막야학의 모습. 아카이브 자료
60년대 천막야학의 모습. 아카이브 자료

[중소기업투데이 이화순 기자] 서울 야학은 어떻게 변해왔을까.  6·25전쟁을 치른 1950년대부터 최근까지 서울 야학의 변천사를 다룬 아카이브 전시가 열려 눈길을 모은다. 

서울시는 31일부터 11월 16일까지 서울자유시민대학 본부(종로구 송월길 52)에서 <제2회 서울학습 사진 아카이브> 전시가 열린다고 30일 밝혔다. 1950년대 천막에서부터 시작된 야학의 역사를 담은 사진과 영상을 비롯해 당시 학생들의 통지표, 생활기록부 등의 학습기록물도 전시된다.  지난해 ‘새로운 발견, 서울학습’을 주제로 개최한 첫 서울학습 사진 아카이브 전시에 이은 두 번째 행사다.

이 전시는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 ‘서울평생학습 아카이브’ 사업의 일환으로 시민들과 아카이브 기록물을 공유할 목적으로 추진됐다. ‘서울 야학기록’을 주제로 한 이번 아카이브 전시는 ▲1950~1960년대_천막야학▲1970~1980년대_노동운동의 기폭제가 된 노동야학 ▲1990년대 이후_장애인야학과 ▲성인문해교육을 차례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야학이 시대적 요구에 어떻게 조응하며 변천해왔는지 설명한다.

1950~1960년대 천막야학은 전후(戰後) 사회 재건과 문해율 증진이라는 사회적 필요에 의해 시작됐다. 1970~1980년대 노동야학은 소외된 노동자의 대안적 학습으로 비롯되어 노동운동의 기폭제로 기능했다. 1990년대 이후 장애인 야학은 경제성장 이후 또 다른 소외계층으로 눈을 돌린 야학으로 변모했다. 또한 배움의 경험에서 소외된 민중을 대상으로 대안적 교육의 장을 열어갔던 야학과 그런 야학에 뿌리를 두고 오늘날 제도화된 성인문해교육에 대한 각종 자료들이 공개된다. 기록물 전시뿐만 아니라 성인문해교육 학습자들의 시화전도 함께 진행된다. 

천막야학 전시는 1950~1960년대 전후 문해율 증진을 위한 한글 보급을 목적으로 시작된 ‘성수재건학교(현 동부밑거름학교)’와 일성 이준열 열사의 구국 정신에 기초해 학력보완 교육을 실시해온 ‘일성학교(현 일성여자중고등학교와 양원주부학교)’의 기록물로 구성됐다. 

당시 통지표, 생활기록부, 졸업식 등 학습 기록물과 더불어 일성여중고 이선재 교장, 성수직업청소년학교(동부밑거름학교 전신)에서 활동했던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연구원 김시영 원장, 동부밑거름학교 한상배 교장의 구술 영상을 볼 수 있다. 1970~1980년대에 확산됐던 '노동야학'의 효시 ‘겨레터야학’과 전태일 열사의 분신 이후 여공들의 제안으로 시작돼 노동야학의 원형을 제시한 ‘청계새마을노동교실’의 수업, 교가, 소풍 등의 학습 기록물도 전시된다. 겨레터 야학에서 1970년대 강학으로 활동했던 홍윤기 동국대 철학과 교수의 구술 영상과 함께 한다.

1990년대 이후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대안적 교육으로서 ‘야학’의 순수성을 가장 잘 담아내고 있는 '장애인야학'은 ‘배움과 투쟁’을 모토로 장애성인의 사고력과 실천 역량을 기르고자 다양한 교육활동을 추진해오고 있는 ‘노들야학’의 사진 기록물이 전시된다. 노들야학에서 교사로 활동 중인 천성호 원장(전국야학협의회 교육연구원)의 구술 영상과 함께 장애인야학의 배움과 투쟁에 대한 사진 기록물을 관람할 수 있다.

인간의 기본적 욕구이자 권리인 ‘학습’이 다양한 모습으로 지속적 장을 마련해온 ‘야학’을 근간으로 제도적 영역에 자리하게 된 '성인문해교육'은 비문해 성인학습자들의 시화 작품을 통해 선보인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관계자는 "평생학습을 위한 총체적 지식정보 플랫폼을 만드는 사업을 위해 2016년 자료수집과 구축장안 연구 등 기반 구축 작업을 해왔다"면서 "이번 전시 역시 ‘평생학습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학습’의 관점으로 서울시민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marell@sbiztoday.kr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