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휼’과 ‘겸손’으로 인기절정의 문재인 대통령
윤리경영의 롤모델 장성숙 우신피그먼트 대표

그녀는 백령도에서 8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가난한 피난민의 딸에게 대학진학은 언감생심. 고등학교 졸업장을 손에 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고3때 중소기업의 경리직원으로 취직했다. 하지만 직장생활 4년차에 들어서서 자신이 월급 받던 회사를 덜컹 인수했다. 그것도 빚으로 말이다. 갖은 고난과 유리천장을 뚫고 매출 500억원대의 회사로 발전시켰다. 국내 염료시장의 50%를 차지하는 장성숙 우신피그먼트 대표가 주인공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가난한 피난민의 아들로 장 대표와 마찬가지로 섬에서 태어났다. 이들 모두가 흙수저 출신이라는 점 외에도 닮은 구석이 적지 않다. 바로 가난과 헐벗은 이들에게 따뜻함을 내미는 ‘긍휼’의 정신과 언제나 자신을 낮추는 ‘겸손’이 아닐까? 문재인 대통령이 70%의 높은 지지율을 이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친구를 업고 등교하다가 지각했다는 문 대통령의 이야기도 그의 인간다움을 잘 웅변하고 있다. 이들에게 굳이 다른 점을 찾아낸다면 대북 문제 등 안보관이다. 문 대통령은 다소 진보적인 성향인 반면 장 대표는 보수적인 면이 강하다.

장 대표는 약관 22세에 쓰러져간 기업을 인수해 40년간 외길을 걸어왔다. 여성 최초로 한국염료안료공업협동조합 이사장(2015)과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2016)을 맡고 있는 그녀의 최근 행보는 감동과 찬사를 받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녀는 우신피그먼트를 비롯해 최근 3년간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에 3억원 이상의 기부금을 냈다. 중소기업 CEO로서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이보다 더욱 빛나는 점은 장 대표 개인의 기부와 회사가 내는 기부금을 명확하게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이 발간한 ‘9988사랑나눔 소식지’에 따르면 장성숙 개인과 우신피그먼트가 각각 1억원 이상의 기부금을 낸데 이어 김성국 우신피그먼트 회장도 1억원을 보탰다.

최근 수조원대의 자산을 가진 재벌 회장이 자택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인테리어비용을 회사 돈으로 처리해 손가락질 당하는 삼성그룹이나 한진그룹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그녀에게는 기부의 영역도 따로 없다. 중소기업이지만 국내외를 따지지 않는다. 우신피그먼트는 지난해 4월 에콰도르 지진이 발생하자 지체 없이 3,500만원을 기부한데 이어 최근 포항의 지진피해에도 2,000만원을 선뜻 내 놓았다. 지난 4월에는 저소득층 국군 장병에게 1억원을 기부했다. 모두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을 통해서다. 장 대표와 우신피그먼트가 각각 기부한 건수는 손가락으로 셀 수가 없다. 바쁜 시간을 쪼개 봉사활동은 물론 대기업 수준의 우신피그먼트 복지제도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장 대표가 원칙과 정도경영을 고수하는 윤리경영의 롤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단 한 번도 자신을 쉽게 드러내는 법이 없다. 거드름을 피우거나 돈 좀 벌었다고 우쭐대는 법도 없다. 인터뷰 제안에 여지없이 손사래를 친다. 장 대표는 1977년 안료 회사인 우신피그먼트를 설립해 안료의 액상화 신기술 개발을 통해 매년 20% 이상의 고도성장을 거듭, 현재 40여명의 종업원이 연매출 500억원대를 올리는 알짜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런 공로가 인정돼 철탑산업훈장(2002), 자랑스런중소기업인상(2012), 명문장수기업상(2013), 산업훈장(2015) 등을 수훈했다. 기업은행 출신인 남편 김성국 우신피그먼트 회장도 지난 10월 31일 화학산업의 날에서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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