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컴퍼니 블록체인 기반 ‘아트앤가이드’ 오픈
아트투게더, 15일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투자 유치
이달말 오픈, 소액으로 유명 작가 작품 지분 공유

열매컴퍼니가 온라인 공동구매를 진행할 계획인 김환기 '산월'(1963)
열매컴퍼니가 온라인 공동구매를 진행할 계획인 김환기 '산월'(1963)

[중소기업투데이 이화순 기자] 미술 시장에도 ‘아트테크’ 바람이 불고 있다. 미술품은 멋진 투자 대상이다. 피카소 반고흐 뿐 아니라 김환기 등 세계적인 반열에 든 국내외 작가의 작품은 크리스티, 소더비 등 미술품 경매에서도 계속 작품가가 갱신되고 있다. 한껏 즐긴 후에 고수익을 얻고, 세금 없이 조용히 가보로 대를 물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재력가들의 취미를 겸한 재테크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히치콕스 온라인 아트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미술품 온라인 거래시장의 2013~2016년 연평균 성장률은 35.42%에 달한다. 다만 100만달러(한화 약11억3200만원)가 넘는 작품이 전체 거래의 64%(2017년, 아트바젤 USB리포트)를 차지할 정도로 투자 단위가 컸다.

그런데 이달말 나란히 문을 여는 두 개 업체는 소액 투자자들이 100만원에 유명 작품을 소유할 수 있는 길을 텄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미술품 공동 구매를 표방한 ‘열매컴퍼니(대표 김재욱)’와 크라우드 펀딩을 도입한 곳은 ‘아트투게더’다.

열매컴퍼니, 블록체인 기반의 온라인 공동구매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플랫폼 형태의 미술품 공동 구매를 들고 나온 주인공은 간송미술관 운영팀장으로 근무한 김재욱씨.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공인회계사(KICPA)로 KPMG삼정회계법인, 미국계사모펀드를 거쳤다.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는 “오는 30일 아트앤가이드를 오픈해 국내 첫 온라인 미술품 공동구매를 출시한다”면서 "소액으로 유명 작가의 작품을 다양하게 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투자와 향유의 두마리 토끼를 잡는 ‘아트테크’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술애호가들이 계모임 형태로 미술품 공동투자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온라인 플랫폼을 구성한 미술품 공동 구매 진행은 처음이다.

지난 4월 스위스에서도 2만5,000명이 200만스위스프랑(약 21억6,860만원)에 피카소의 ‘소총병의 흉상(Buste de mousquetaire)’을 공동 구매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열매컴퍼니가 처음 온라인 미술품 공동구매로 출시할 판매 작품은 김환기의 ‘산월’. 김환기가 1963년 조카의 결혼을 축하해 그린 작품이다. 판매 가격은 4,500만원. 100만원 단위로 100만~500만원까지 구매 가능하다. 500만원을 투자하면 작품에 대해 약 11%의 소유권이 생긴다.

김환기의 ‘산월’ 이후에는 12월까지 매달 한 차례씩 작품을 판매하고, 내년부터는 매달 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고 한다. 주로 이우환, 천경자, 이중섭 등 국내 유명 작가들의 3000만~7000만원 안팎 작품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공동 구매를 마치면 원본은 회사가 운영하는 서울 방배동의 전시장에 보관되고, 공동 소유자에 한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공동 구매자에게는 디지털 판화 형식의 작품확인서를 제공하고, 판매 시에는 이를 회수한다.

소유권을 팔고 싶을 때는 경매방식으로 언제든지 판매 가능하다. 적정 보유기간이 지나거나 회사가 제시한 수익률이 충족되면 회사는 작품을 판매해 판매대금과 수익을 최종 공동 소유권자와 분배한다. 소유권은 위조, 변경 우려가 없는 블록체인을 통해 관리한다.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는 “미술품에 관심이 높은 30~40대를 타깃으로 유명 작품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미술품 투자를 대중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식회사 열매컴퍼니는 2016년 11월 설립, 현재까지 총 2회의 벤처투자를 받았다. 2017년 11월 중소기업청의 TIPS(민간 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인공지능 및 블록체인 등 최신기술과 미술품 분석 및 거래방식을 결합하여 새로운 미술품 거래 플랫폼을 구축 중에 있다.

아트투게더, 미술품 공동 소유 플랫폼

미술품 공동소유 플랫폼 아트투게더는 비싼 미술품을 소액 지분으로 분할해 투자, 소유권을 획득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지난 8월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부회장사인 투게더앱스의 계열사로 설립됐으며, 15일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아트투게더에 투자할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자회사이자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벤처캐피탈(VC)이다. 네이버,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카카오 등에 투자한 바 있다.

김종현 한국투자파트너스 이사는 “아트투게더가 공동소유라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그동안 일부계층에 국한됐던 미술품 거래시장의 저변을 일반 대중으로 확대하여 미술품의 대안 금융상품을 제시했다”며 “실제 국내 미술품 시장규모(2017년 기준)는 약 4000억원으로, 그동안 주식보다도 더 높은 평균 투자수익률을 달성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상준 아트투게더 대표는 “아직 정식 서비스 출시 전임에도 불구하고 아트투게더의 가능성을 인정 받아 국내 VC 1위인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할수 있었다”며 “앞으로 아트투게더를 통하여 누구나 미술품을 투자할 수 있게 된 만큼 한국 미술시장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트투게더도 일반 미술품 애호가들도 소액으로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천경자 등 한국 고가의 작품들 뿐만 아니라 피카소 등 세계적인 거장의 미술작품에도 투자할 수 있다고 말한다. 크리스티, 소더비, 서울옥션, 케이옥션, 가나아트센터, 오페라갤러리 등 공신력 있는 경매회사나 갤러리와 거래를 할 예정이다.

아울러 “권리 증서를 발행해 지분 투자 형태로 진행하며, 크라우드 펀딩 형태로 아트컴퍼니가 파산하더라도 지분 소유권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블록체인 플랫폼 전문기업 (주)엑스블록세스템즈(구 써트온)도 예술품 자산관리 전문기업인 (주)아트앤에셋과 블록체인을 활용한 신규 사업모델 구축 및 연구를 목적으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향후 미술계에 공정성과 신뢰성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 소장은 “기존에 아트펀드나 일부 부유층에 국한됐던 미술품 공동 구매 방식이 일반 대중으로 확산돼 미술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다만 수익률만 좇는다면 투기상품으로 전락할 수 있으니 투자자들은 옥석을 잘 가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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