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과 붉은 자본가 김영철
남북경협과 붉은 자본가 김영철
  • 중소기업투데이
  • 승인 2018.10.0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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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통신/ 박철의 중소기업투데이 대표
박철의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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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북한이 자본주의에 익숙하지 않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적지 않다. 붉은 자본가. 북한에서는 공식적으로 이 용어를 쓰지 않지만 해외에서 외화벌이를 하는 무역일꾼이나 시장 자본가를 당 간부나 상인 등을 ‘붉은 자본가’로 통칭한다. 중국의 개혁·개방 시기 시장경제 체제를 수용하기 위해 양성한 전문가 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을 축적한 경제인을 ‘붉은 자본가’로 불렸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붉은 자본가들이 수천에서 수만명에 이 른다고 보고 있다.

이명박 정권 초기인 2008년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현재 권력서열 2위. 당시 북한 북방위원회 정책실장)이 개성공단 내 20여개 기업을 둘러봤다. 당시 개성공단에서 제조업을 하고 있는 A회장이 규모가 작은 공장부터 김 부위원장을 안내했다. 이날 A회장과 김 부위원장간의 대화를 재구성해 정리한다.

김 : “여기는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네요. 왜 그런가요”

A: “북측에서 노동자들을 보내주지 않아서입니다”

김: “그래요? 그런데 남측의 사장들은 처녀들만 보내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처녀들만 구합니까? 결혼을 한 노동자들의 노동력이 떨어지는 것만은 아닐 텐데 말입니다. 이상하지요? 그런데, 회장 동지는 오너입니까. 아니면 바지 사장입니까”

A: “예, 제가 투자도 했고 사장도 맡고 있습니다”

김: “그렇습니까? 그럼, 남측은 자본주의 사회가 맞지요”

A: “네 맞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입니다.”

김: “그렇다면 어음에 대해서 잘 아시겠네요”

A: “물론입니다”

김: 그럼, 회사에서 사장이 도중에 그만뒀다고 해서 만기일에 도래한 어음을 막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가요“

A: “당연히 만기일에 어음을 막아야 합니다”

김: “그렇다면 전 정권 때 발행했던 어음일지라도 후임 정권이 들어서면 만기일에 당연히 어음을 막아야지요?”

당시 김 부위원장의 질의에 A회장은 진땀을 흘렸다고 고백했다. 이날 김 부위원장과 5-6시간동행을 한 뒤 A회장의 회사를 방문해 근로자들에게 제공되는 식단과 후생 복지 등을 꼼꼼히 살폈다고 한다. 당시 김 부위장이 남측의 요구대로 근로자를 보내지 않은 이유를 노무현 정부 때 북한과 합의했던 약속들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파기시킨 사례를 ‘어음’에 빗대 표현한 것이다. 또한 ‘처녀만 채용’하려는 잘못된 CEO들에게 한방(?)먹인 꼴이 됐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 개성공단 폐쇄 카드를 북한을 길들이는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남겼다. 당시 김 부위원장은 “세계적으로 긴장된 접경지역을 상대방에게 내준 선례가 없다”며 “개성공단의 저렴한 인건비나 세금을 감안하면 북측에서 남측 중소기업을 배려한 것”이라고 말해 북측의 시혜를 강조한 바 있다.

A회장은 이명박 정부가 아마추어처럼 행동하면서 초코파이 혁명을 방해했다고 주장한다. 초코파이 혁명은 중동·북아프리카 국가의 재스민 혁명에 빗댄 것이다.

“자본주의는 철 지난 이념보다 강해요. 이명박 정부가 개성공단을 키웠으면 황해도, 평안도로 초코파이가 퍼져 나갔을 겁니다.”

개성공단 재개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A회장은 “북한 근로자들에게 비아냥대거나 깔보다가는 큰일 난다”며 “ 결코 자존심을 구기는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의 인민들은 “한국의 정세에 아주 밝은 편이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기대가 무르익어가면서 개성공단 진출을 꿈꾸는 국내 기업CEO들이 되새겨야만 될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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