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형모의 역사산책
언어와 문화로 단일민족

이형모 논설위원
이형모 논설위원

민족이란 혈통과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단이다. 한민족은 단일민족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한민족의 혈통이 단일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한민족 역사 6천년 동안 우리들의 유전자에는 북방계 아시아인 70%, 남방계 아시아인 30%가 섞였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혈통적으로 단일민족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언어와 문화로 단일민족이다. 조상들의 삶이 누적되면 문화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문화가 전승되는 통로는 언어다. 세계 각국에 사는 동포 차세대들이 한민족 공동체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통로도 언어다.

한민족의 명칭과 삶의 터전

한민족에게는 여러 가지 이름이 있다. 배달겨레(배달의나라, 1565년간), 단군의 자손(고조선 1908년간), 한민족(고조선의 진한, 번한, 마한), 조선사람(고조선 1908년간, 조선 519년간), 고려인(고려 475년간), 한국인(대한제국 13년간, 대한민국 1948년 이후) 등이다. 이러한 명칭에도 환웅 임금의 ‘배달의나라’ 개천 이래로 5,914년 역사가 녹아 있다.

우리 민족의 강역은 대체로 배달의나라와 고조선에서 고구려 시대까지는 만주의 요동, 요서를 지배하고 다투는 팽창기였으나, 통일신라와 발해의 남북조시대가 끝나고 고려 이후에는 점차 한반도가 민족의 생활터전이 됐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는 한반도에 사는 한민족으로 굳어졌다.

조선사람, 한민족, 한국인

고조선은 강역이 넓어서 출발부터 진한, 번한, 마한으로 나누어 통치했다. 태조 이성계가 1392년 조선을 개국한 후 나라 이름을 ‘조선’으로 한 것은, BC 2,333년 단군이 조선을 개국한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래서 우리는 4,350년 동안 조선 사람이고, 삼한에 사는 한민족이었다.조선 말기 고종 임금은 청과 일본에 대등한 국격을 획득하고자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고종황제로서 10년간 ‘광무개혁’으로 불리는 근대화 작업을 추진해서 괄목할 성과를 이룩했다. 대한제국의 성공적인 근대화 작업이 두려워진 일본은 1907년 고종황제를 강제 퇴위 시키고, 1910년 8월 강제 합방하고, 1919년 1월 태황제(고종)를 독살한다. 3월 1일 고종황제의 상여가 덕수궁을 떠나는 날, 조선 천지는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1919년 4월 10일 상해에서 임시정부 준비위원회는 국호를 조선공화국(초안)에서 대한민국으로 변경했다. “1919년 3.1만세 함성의 힘으로 임시정부를 세운다. -(대한독립) 만세 함성은 독살된 고종황제에 대한 애도와 충성의 소리 - (국호는) 대한제국을 계승하는 민국으로서 대한민국이어야 한다.” 대한제국이나 대한민국의 약칭은 ‘한국’이고, 우리는 한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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