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중앙회까지 최저임금 규탄 집회 열어...
정부 "참고 사항일 뿐" 답변, 실표성 없다는 지적

[중소기업투데이 정민구 기자]

전국적으로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반대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연합회>

"언제까지 참아야 하는가"

소상공인 중 20일 시위에 참여한 한 분식점 주인의 목소리다.

그간 두고 봤던 외식업계가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거칠게 높였다. 이들은 최저임금이 올라 서민경제에서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것은 물론 고용 창출에 앞장섰던 자영업자를 허투루 여기면 국가 경제의 한 축이 무너진다면서 대책을 강력히 촉구했다.

향후 이들은 소상공인연합회 등과 세력을 이루면서 함께 투쟁에 나서 정부를 압박할 계획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20일 서울 광화문광장 근처에서 ‘제1차 최저임금 인상 규탄 집회’를 열고 정부를 향해 자영업자의 생계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장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몰살시키는 것"이라면서 "최저임금이 2년 동안 29% 오르면 우리들은 어디로 가야 하냐"고 정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제갈 회장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노동자보다 빈곤한 영세 자영업자에게 사실상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며 “자영업자와 노동자 간 ‘을과 을’의 갈등을 부추기는 최저임금 인상이 과연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혁신정책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앙회는 또 ▲자영업자를 포함한 정부 특별기구 설립 ▲가맹점 매출 구분 없이 신용카드 수수료 1%로 인하 ▲외식지출비 소득공제 신설 ▲의제 매입세액 공제율 한도폐지 ▲온라인식품위생교육 폐지 등을 요구했다.

이날 고용노동부 김영주 장관은 사용자단체 대표들을 만나 간담회를 열어 최저임금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사용자단체 대표들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호소한 반면 김 장관은 저임금 노동자 보호를 강조해 타협점을 찾을 수 없었다.

간담회에서 경영계는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강조하며 업종별 차등 적용 필요성을 거듭 요구했다. 또한 경영계는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공정성 문제와 최저임금 산정 기준 노동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하도록 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서도 문제를 다시 환기시켰다.

하지만 김 장관은 "최저임금 적용 노동자가 보호 필요성이 높은 계층이라는 점에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최저임금 제도에 대해 제기되는 문제는 법률 개정 사항이므로 국회 논의 시 적극적으로 참고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사용자단체 대표들은 노동시간 단축이 현장에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유연근로제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탄력근로제 및 재량근로제 등 유연근로제를 더 확대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김 장관은 "현재 탄력근로제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고 있으며 연내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도 "2022년 말까지 노·사 합의 시 30인 미만 사업장에 허용되는 8시간 특별연장근로를 추가 연장해주는 등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해달라"고 건의했다. 김 김 장관은 이에 대해 "노동시간 단축이 적용된 300인 이상 사업장 3627곳에 대해 실태조사 결과, 80% 이상이 주 52시간 이내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해, 질의자를 무샐하게 만들었다.

손경식 회장은 이에 대해 "현재의 일자리 창출 문제는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 규제 혁신을 과감히 추진해야 하고 기업의 사기 및 투자 심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화답하듯 이목희 부위원장은 "고용 창출에 있어 기업인의 사기도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이번 정부는 투자 및 일자리 친화 정부로 우선 추진할 수 있는 부분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결국 이날 정부와 사용자측 만남은 전날 당정청 긴급 회의에 이어 현장 책임자들과 만난 정부 정책 담당자들 사이의 간극만 확인한 자리였을 뿐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편 전남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순천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또 '소상공인 119민원센터' 개소식을 갖고,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일방적인 최저임금 결정과정에 대한 항의 표명을 위해 오는 29일 광화문 소상공인 총궐기에 동참하기로 했다. 연합회는 “절박한 처지에 놓인 소상공인들의 요구인 5인미만 사업장 소상공인업종 차등화 방안 등을 외면한데 대해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 집단의정치 세력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정치권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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