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보고서 "품목 다변화〈수출국 다변화"

[중소기업투데이 정민구 기자]

세계상품 및 한국의 수출 성장률 <자료=한국은행>

금융위기와 같은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근간인 수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품목 다변화보단 수출국 다변화가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수출 다변화의 거시경제 안정화 효과:한국의 사례' 보고서에서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 국가별 수출 다변화는 우리나라 수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했다"는 견해를 제기했다. 반면 품목별 수출 다변화나 수출경쟁력 향상은 완화 효과가 적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서 한은은 2000~2016년 24개 제조업 부문별 연간 수출자료를 분석, 국가별·품목별 수출 다변화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했다.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높아 글로벌 충격 발생 시 수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완화할 요인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지난 2016년 기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은 42.4%로 주요20개국(G20) 중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를 바탕으로 진행한 패널 회귀분석 결과, 품목별·국가별 수출 다변화는 모두 수출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산업별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것 역시 수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 2009년에는 국가별 수출 다변화는 수출의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했지만, 품목별 수출 다변화나 수출경쟁력 제고의 효과는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우리 수출에서 대 중국 수출 비중이 20%를 넘을 정도로 크게 늘어났고 아시아 국가나 유럽연합(EU), 동구권 등으로 다변화되면서 미국발 금융위기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은 것이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본격화 된 지난 2009년 세계 상품수출과 우리나라 수출(재화 및 서비스 포함)은 전년에 비해 각각 22.3%, 15.9% 감소했다. 

보고서에서 한은은 "글로벌 충격이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품목별 수출 다변화보다는 국가별 수출 다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각 산업에서 수출경쟁력을 유지하며 높은 성장잠재력을 가진 국가들을 대상으로 수출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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