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환의 인문학 칼럼

[중소기업투데이 하태환 논설위원]

중소기업투데이 하태환 논설위원
중소기업투데이 하태환 논설위원

 우리는 얼마 전 현역 대통령을 국기 문란죄로 끌어내리고 다시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였다. 역시 전임자와는 다르게 새로이 집권한 대통령은 모든 것을 국가를 중심으로 이끌려고 한다. 전임 대통령이 국익과 사익을 혼동함으로써 무능한 국가로 타락시킨 과오가 있었다면, 반대로 신임 대통령은 위험할 정도로 국가의 힘을 남용한다. 국법보다는 대통령의 한마디가 더 우세하다. 특히 이 정부는 마치 모든 문제를 정치적인 것으로 착각하고, 문제들이 모두 자신의 정치적 역량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믿으며, 자신에 의한 즉각적 해결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는 자신과 측근들의 나락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익에도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다. 정치인들만 잘했다면 우리는 이미 수십년 전에 선진국의 대열에 오르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하는 말들이 빈말은 아니다.

특히 이 정부가 큰 정부론을 주장하고, 재정이 감당하지도 못할 정도의 복지 예산을 증액할 때에는 도대체 무슨 근거로 저런 정책을 내세울까 한없이 걱정스럽다. 항간에 떠도는 말처럼, 이 정부는 그냥 5년만 멋대로 나대며, 책임지지도 못할 광기에 젖어 있다는 말이 사실처럼 느껴진다. 나라나 기업, 더 나아가서 모든 생명 활동의 수칙인 지속가능성의 원칙을 깡그리 무시해버리는 정책과 행정이 난무하다. 국가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헛된 망상은 그 옛날 전제 군주 하에서도 농담에 불과하였다. 오죽하면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이 상식처럼 되었을까... 그런데 이 정부에선 가난을 구제한다고 아예 쪽박마저 깨버릴 것 같은 무모함이 태연히 자행된다. 북한 핵이 무섭다고 엉뚱한 분풀이를 잘 돌아가는 남한의 원전에 해댄다. 오기에 젖은 감정적 자해로 인해 상상할 수 없는 예산을 낭비하고, 원전 수출길도 막히며 미래의 기술마저 위태롭게 하면서도 추호도 반성하지 않는다. 첨단의 기술 한 조각이나마 얻거나 훔치기 위해서 과거의 기술자들과 과학자들이 얼마나 많은 피눈물을 흘려야 했는지, 탈원전 주장자들이 한번이라도 생각해보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 한 명의 과학자가 수백만의 국민을 먹여 살리고 있는데 말이다. 반대로 잘못된 정책 한 줄로 인해 수천만의 국민이 고통을 겪을 수도 있다. 정책이란 단기간의 산물이어서는 안된다. 사실 합리적인 정부라면 그렇게 할 일이 많지 않다. 정부가 함부로 할 수 있는 정책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진정 군자라면 자신의 잘못을 겸허히 반성하고 수정하면 될 일이다. 자신의 흠을 감추기 시작하면 한없는 오류와 턱도 없는 비이성적 정책의 연속일 뿐이다.

국가주의 이데올로기는 지금도 비대하여 효용성 떨어지는 정부를 더 효용성 없이 만들기 위해 공무원을 대폭 증원하겠다고 아우성이다. 정부가 크면 클수록 기업은 위축되고 규제에 숨이 막힌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파렴치까지 보인다. 더 나아가서는 가난한 사람 소득 증대 시켜 준다고 최저 임금을 대폭 올리라고 강제한다. 그러다 보니 감원과 폐업이 속출하고, 그나마 한계선 상에서 입에 풀칠이라도 하던 영세업자들마저 실업자로 전락시켜버린다. 알을 한꺼번에 많이 먹겠다고 거위를 아예 통째로 잡아버리는 것이며, 거지 신세 면하게 해주겠다고 거지 쪽박 깨버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러면서 표가 많은 기득권층 보호를 위해 신규 사업을 규제하는 제약들은 풀지를 않는다. 낡은 국가 주도의 경영과 노동 정책으로 인해 경쟁력 없거나 이미 죽어버린 기업들을 존속시키기 위해 막대한 공적자금을 쏟아 붓는다. 도처에서 선심성 재정을 남발하다보니 세금은 왕창 올리지 않을 수 없고, 그러다 보면 기업 활동은 더욱 위축되고 일자리는 찬물에 남근 쪼그라들 듯 얼어붙어버린다. 새정부 출범하고 이미 1년 3개월이 지나는데, 그 동안의 행적을 보면 막강한 국가의 힘을 국가를 더 강하게 만들고 국민을 더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국내 정적 때려잡고, 오만한 외적들에게는 끽소리도 못한 채 떠받들고, 스스로 무장해제하며 국민을 호도하는 허망한 쇼와 선전활동에만 몰두한다. 나라가 그 짧은 순간에 도처에서 해체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자멸하는 국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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