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그린북 '긍정적' 발표...
"미·중 무역갈등, 고용 침체 등은 우려"

[중소기업투데이 정민구 기자]

경기하강 신호가 나오는데도 정부는 9개월째 우리 경제의 회복세라고 판단했다. <사진=SBS>

정부는 9개월 연속 우리 경제가 회복세라는 판단을 견지했다.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데다 정부 스스로 성장률 전망치를 0.1%p 낮춰잡았지만, 현 상황에 대한 진단은 여전히 긍정적 측면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다. 단지 미·중 무역갈등, 고용 침체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감추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10일 내놓은 '2018년 8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면서도 "생산과 투자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린북은 매달 초 기재부가 발표하는 경기진단 보고서로, 책 표지가 녹색이어서 그린북으로 불린다. 

지난 6월 우리나라의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7% 줄어 석 달 만에 감소세로 반전했다. 광공업 생산이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0.6% 감소한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보건·사회복지, 도소매 등이 확대돼 0.2% 증가했다. 

투자 부문은 둔화세가 이어져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설비투자·건설투자는 각각 5월 대비 5.9%, 4.8%씩 줄었다. 설비투자는 4개월 연속 하향세를 보여 2000년 이후 최장 기간 감소세를 기록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투자가 빠르게 감소하는 가운데 선행지표도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당분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것처럼 7월 수출액은 석유제품, 철강, 반도체 등이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5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6월 소매판매(소비)는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신발이나 가방 등 준내구재 판매가 늘어 전월보다 0.6% 증가했다. 특히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년 전보다 2.8% 늘어나며 석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승용차 개별소비세 30% 인하 효과가 상당부분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용시장 부진은 끊길줄 모르고 있다. 6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만6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취업자 증가 폭이 5개월째 10만명대에 그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안 좋은 양상이라는 평가다. 

7월 주택시장도 불황의 지속이다. 지방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하락했고, 전세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앞서 KDI는 "선행지표인 주택 인허가도 전국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앞으로 건설경기는 주택 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금융시장을 살펴보면, 주가는 미중 무역갈등 우려 등으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과 국고채 금리는 미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각각 올랐다. 

기재부는 세계경제 개선, 수출 호조, 추가경정예산 집행 본격화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으면서도 고용 상황이 미흡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지속, 미국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국제유가 상승 등은 하방 리스크로 우려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7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8월호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은 비교적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소비 개선 추세도 완만해지는 등 내수가 다소 약화한 모습"이라며 "이런 수요 측면의 상황을 반영해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한 생산 측면의 경기 개선 추세는 더욱 완만해지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한편 이같은 전망과 같은 맥락에서 국내 경제전문가 20명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전망률을 2.8%로 전망했다. 'KDI 경제동향'에 따르면 전문가 경제전망 설문조사에서 경제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올해 2.8% 성장한 뒤, 내년에도 비슷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4월 설문조사 때(2.9%)보다 0.1%포인트(P) 하락한 것이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