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개 매장 보유한 유명 프랜차이즈, 불량연소기 유통
리콜 대상 제품 현재 파악중, 최소 1800개 이상 추정
가스안전공사 사용제품 1차 수집검사 결과 100% 불량

최근 서울 서초동에서 부탄캔 폭발사고가 발생한 유명 프랜차이즈. 해당 프랜차이즈에는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제품들이 여전히 다수 사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울 서초동에서 부탄캔 폭발사고가 발생한 유명 프랜차이즈. 해당 프랜차이즈에는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제품들이 여전히 다수 사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투데이 황무선 기자] 전국 240여개 매장을 보유한 한 유명 곱창 프랜차이즈에서 사용중인 부탄가스 연소기가 언제든 폭발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제품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대대적인 리콜(제품회수조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업소에 현재까지 공급된 문제 제조사의 로스터(테이블형 가스레인지)는 약 35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직접적인 사고 가능성을 내재한 제품만 약 18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미 타 업소에도 제품이 공급된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회수 대상은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서울 한 유명 곱창구이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최근 발생한 부탄가스 폭발사고 원인이 연소기의 구조적 문제에 있는 것으로 한국가스안전공사를 통해 23일 최종 확인됐다. 이미 2년 전에도 동일한 유형의 사고가 두 차례 발생한데다, 여전히 상당량의 문제 제품이 지금도 대부분 매장에서 사용 중인 상태라 언제든 추가 사고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가스안전공사가 1차 수집검사를 통해 연소기의 사고원인을 분석한 결과, 동일한 사고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조건들이 맞아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우선 응급조치로 해당 프랜차이즈에 임시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통보한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사고를 완벽히 예방할 수 없는 상황이라 추가적인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속히 문제의 제품들을 한시라도 빨리 회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와 관련 가스안전공사는 현장 사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품회수 대책 등 후속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 유통돼 사용중인 제품이 수 천여개를 넘어서는데다, 제품 불량의 정확한 원인과 문제가 된 제품의 제조번호 등 로트 파악이 쉽지 않은 것이 문제다. 더욱이 법령에 따른 회수 절차를 밟는데만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어 사고예방 조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폭발사고로 인해 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고 현장의 문제 연소기.
폭발사고로 인해 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고 현장의 문제 연소기.

지난 6월 12일 오후 7시경 서울 서초구 잠원동 000 곱창구이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연소기에 장착된 부탄가스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해당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먹고있던 여대생 2명이 중화상을 입었다. 또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남녀 2명도 경미하지만 화상을 입었다.

사고는 테이블에 설치된 연소기(일명 가스로스타, H사 2016년 제조)로 곱창을 굽던 중 연소기에 장착된 부탄캔이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파열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스안전공사의 사고조사에 따르면 연소기에 장착된 부탄캔은 이중안전장치를 채용한 제품이었지만, 연소기의 급격한 온도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용기가 파열되면서 상부 경판이 분리된 상태였다. 용기 장착부 역시 부탄캔이 파열되면서 변형된 상태였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해당 사고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2016년 6월 8일과 7월 11일 경기도 성남과 광주에서도 동일 프랜차이즈에서 유사한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당시 두 건의 사고에서도 같은 원인으로 장착된 부탄캔이 폭발했고, 사고로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가 발생한 연소기는 역시 동일 제조사가 같은 해 제조한 제품이었다.

당시 가스안전공사는 사고를 계기로 연소기 제조 및 검사기준을 일부 변경 했다. 하지만 이미 유통된 연소기에서 다시 동일한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과거 발생한 사고에 대해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2016년 발생한 두 건의 사고를 계기로 가스안전공사 시험검사처는 해당 제품 가버너(압력조정기, 유로차단형 안전장치 내장)에 대한 수집검사를 실시했고, 안전장치의 문제점을 확인했다. 이후 지난해 1월 가스기술기준을 개정해 이동식부탄연소기 가버너는 가스안전공사의 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토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지만, 이미 판매된 제품에서 다시 사고가 발생했다.

재발된 폭발사고를 계기로 가스안전공사가 새로이 파악한 사고 원인은 크게 5가지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연소기의 가스압력을 조정하는 가버너가 출시 때부터 잘못 제조 됐거나, 인위적으로 훼손됐을 가능성이다. 이 같은 이유로 부탄캔의 출구 압력이 높아지면 용기 파열을 막기 위해 가버너의 가스공급이 차단돼야 했지만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 게 문제였다는 설명이다.

연소기의 구조적인 문제점과 독특한 불판의 모양도 사고 원인중 하나다. 프랜차이즈가 제공하고 있는 불판은 돔형으로 가열된 불판의 열기가 아래방향으로 향하는 구조였고, 연소기 버너 높이와 가이드 구조 역시 동일한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적됐다.

연소기를 지탱하는 받침대는 공기가 통하지 않는 드럼통 형태로 역류한 불꽃의 열기가 원활히 배출되지 않았다. 여기에 시스템 에어컨이나 벽걸이형 에어컨의 바람이 연소기를 향할 경우 버너의 열기가 역류하는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이 계속되며 결과적으로 연소기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한 것이 사고의 종합적인 원인이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가스안전공사는 사고가 발생한 매장을 대상으로 사용 제품을 대상으로 이례적인 수집검사를 진행했다. 1차 수집검사를 통해 수거된 제품을 테스트한 결과 7개 모두 안전장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현행 법규상 단 1차례 수집검사 결과만으로는 제품회수 명령은 불가능 하다. 때문에 7개 제품의 동일로트를 찾아 2배수를 수거해 2차 수집검사를 진행해야한다. 이후 문제점이 확인되면 정식 리콜 등 법적 회수명령을 내릴 수 있다. 

가스안전공사 시험검사처는 현재 해당 프랜차이즈를 전국 매장을 대상으로 문제가된 동일 로트의 제품의 위치 등을 파악하고 있으며, 해당 제품을 조사해 그 결과에 따라 제품 회수명령 등을 내릴 예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를 취하는데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인데다 그 과정에서 동일사고의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현실적인 시급성을 고려해 정부 차원의 별도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탄가스 폭발사고가 발생한 현장.
부탄가스 폭발사고가 발생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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