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 지난 5월말 현재
꾸준한 증가세, 우수기술업체 지원 원활해져

[중소기업투데이 정민구 기자] 

자료=은행연합회 기술금융 상황판
기술금융 총액 및 각 은행별 대출잔액, 단위 : 억원 <자료=은행연합회 기술금융 상황판>

우수 기술 보유 중소기업에게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기술신용평가(TCB,Technology Credit Bureau) 대출 규모가 15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21일 전국은행연합회 기술금융 종합상황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은행들의 TCB 대출 잔액은 147조5034억원으로 지난해 말(127조7199억원) 대비 15.5%(19조7835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올해 TCB 대출 잔액은 매달 3.1%씩 증가한 셈인데, 지난해 월 평균 증가율 2.4%였던 것에 비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증가세가 가속이 유지될 경우 은행 TCB 대출 잔액은 수개월 내에 150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별로는 중소기업은행 지원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IBK기업은행의 TCB 대출 잔액이 48조12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은행 21조2123억원 ▲신한은행 20조1497억원 ▲우리은행 17조4244억원 ▲KEB하나은행 16조5769억원 등 4대 시중은행들의 TCB 대출 규모가 총액의 절반(약 51.1%)을 넘어섰다.

TCB 대출은 담보 위주로 영업을 해오던 은행들이 기업의 기술력에 기반을 두고 대출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2014년 7월에 도입했다. 기술보증기금을 비롯해 한국기업데이터, NICE평가정보 등 기술신용평가사들로부터 보유 기술력에 대한 평가서를 받은 중소·중견기업이 이를 은행에 제출하면 대출을 해주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기술금융 총액이 늘어나 우수 기술 보유 기업의 자금 조달이 원활해 진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은행들이 지나치게 실적 위주로 기술금융을 다루고 있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매년 상·하반기 각 은행들의 기술금융 수준을 평가, 공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수 은행에는 보증 출연료를 차감해주는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이는 다소 규모가 작더라도 확실한 성장 동력을 갖춘 기업들이 좀 더 수월하게 자금을 융통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반대로 은행들은 이를 근거로 성과만을 채우기 위한 '보여주기식' 영업에 치우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의 성장을 도와야 한다는 입장은 유지되고 있는 만큼 TCB 대출은 앞으로도 동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부의 눈높이에 부응하기 위한 차원을 넘어 진정성 있는 기술금융 시장을 정착시키기 위해 새로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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