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경쟁력은
수학과 과학에 의해 결정돼
고등학생의 60%가 수포자
문제풀이만 집착하는 게 문제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한국의 수학은 이미 망쳤다.”

평소 말 없기로 소문난 박성훈 재능교육 회장이 낸 결론이다. <재능수학>으로 40년간 학습지시장을 제패해 온 그의 일갈에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한 우리의 앞길이 만만치 않음을 예고했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주커버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등 세계적 IT거물들은 모두 수학과 과학을 좋아했다. 빌 게이츠는 하버드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고 마이크로 소프트의 스티브 발머도 수학을 전공했다. 구글의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어린 시절 수학신동 소리를 듣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수학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2016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일반고 수학교사의 15%가 “학생들 절반 이상이 수학수업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한 한 시민단체는 고등학생의 59.7%가 수학이 너무 어려워 포기했다는 ‘수포자’로 분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4차산업혁명시대 한국의 앞날에 경고등이 켜져 있음을 반증하고 있는 대목이다. 교육부도 이런 수학교육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2012년 ‘수학교육 선진화방안’을 발표했지만 지금까지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교육계의 인식이다. 4차 산업의 경쟁력은 수학이나 과학수준에 비례한다는 박성훈 회장.

그는 “개념과 원리를 모른 채 문제풀이만 강요하는 암기식 교육이 문제다”며 “수학은 논리적 사고와 문제 해결능력을 키워주는 학문이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이 필생의 업으로 <재능수학>을 개발한 배경이 궁금했다.

박 회장은 1976년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던 일본의 K학습지를 손에 쥐고 “이건 아니다 싶었다”고 회고했다. K학습지가 현대 수학교육의 목적인 사고력과 창의력 함양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당시 박 회장은 일종의 사명감과 오기가 발동했다고 한다. 그래서 당시 작게나마 사업을 하던 손을 멈추고 유학을 하던 미국으로 수십여차례 날아갔다. 헌책방을 비롯해 대학 도서관 등을 찾아다니며 프로그램식 자료수집에 들어갔지만 그가 원하는 자료는 없었다. 고작해야 참고자료 수준이 전부였다. 결국 자신만의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완전학습시스템과 프로그램식 교재개발에 몰두했다. 20여명의 교재개발팀과 함께 3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1981년 업계 최초로 ‘스스로 학습법’에 기초한 <재능수학>을 최초로 선 보였다. 반응은 뜨거웠다. 현재 재능교육 스스로 학습교재로 학습한 회원이 1999년 83만을 돌파한데 이어 2017년 기준 476만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각종 경시대회는 물론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는 재능회원들의 활약상은 두드러진다. 1988년 이후 거의 해마다 스스로학습의 세례를 받은 학생들이 만점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여세를 몰아 <재능한자>도 출시했다. 우리말의 70%정도가 한자로 구성돼 있고 초등학교 교과서 어휘 가운데 50%정도가 한자어로 구성돼 있다는데서 착안했다. 하지만 임직원들의 반대도 많았다. 한자가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포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회장은 “서양에서 라틴어처럼 한자는 동양 문화권의 패스워드 역할을 한다”며 밀어붙여 대박을 터뜨렸다. 한발 앞선 그의 안목이 시장을 주도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몸소 보여준 셈이 된 것이다. 이어 내놓은 <재능영어><재능국어><재능성인한자>는 연일 상종가를 치면서 재능그룹으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요즘 출산율 저하로 교육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박 회장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다”며 “이미 수년 전부터 미국 캐나다 등 교육선진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호주 등 세계 주요국가에 브랜드를 수출하면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6개 지사를 통해 1만여명의 글로벌 회원들이 재능교육의 스스로 학습시스템으로 공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박성훈 회장은 지난 1월 ‘시켜야 하는 아이’에서 ‘스스로 하는 아이’가 되는 공부원리 <스스로학습이 희망이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박 회장은 프롤로그를 통해 “ 이 책에는 내가 스스로 학습법을 최초로 개발하고 발전시켜온 지난 40년의 힘겨운 역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스스로학습법의 발전 과정과 성과들을 읽으면서 그동안 아이들과 교육을 위해 바쳐 온 재능교육의 진심을 조금 더 가까이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철의 기자  tie2409@naver.com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