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소득분배 지표 악화
홍장표‧반장식,문책성 인사
소득주도 기조는 그대로
일자리 수석에 측근배치
[중소기업투데이 장영환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26일 경제수석에 윤종원(58)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일자리수석엔 정태호(55) 청와대 정책기획비서관을 임명했다. 이번 청와대 인사의 가장 큰 의미는 홍장표 경제수석과 반장식 일자리수석을 교체하면서 경제라인에 대한 대폭적인 수술을 의미한다. 소득주도 성장과 일자리 정책을 담당하는 청와대 정책실의 ‘투 톱’ 수석을 전격 교체한 것은 부진한 경제 상황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해석된다. 소장파 학자 출신인 ‘장하성 정책실장-홍장표 경제수석’ 라인은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 브레인이었지만, 정책 실행력에선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청와대 내부에서도 두 교수 출신들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원칙론적인 주장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는 평가다.
신임 정태호 일자리수석은 노무현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대변인 출신이자 문 대통령의 대선후보 당시 정책을 정비했던 인물로, 정책 분야에서는 문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로 통한다. 일자리수석은 청와대 서열 상 수석 중 1순위다. 여기에 가장 가까운 인물을 앉힌 것은 일자리 정책에 강한 힘을 싣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담겨 있다. 이와 관련 임종석 비서실장은 “정 수석은 정책과 정무 업무를 두루 경험한, 정치권에서는 상당히 드문 경력의 정책통”이라며 “특별히 진행하게 될 ‘광주형 일자리’를 실질적으로 준비해온 분이다. 정부가 일자리 정책에 더 힘을 싣겠다는 의지로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정 신임 수석은 “속도를 내는 것, 성과를 내는 것, 정책을 국민이 체감하는 것을 앞으로 일자리 정책 추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조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종원 신임 경제수석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등을 역임한 정통 경제 관료다. 또 OECD에서 3년 이상 근무하기도 했다. 임종석 실장은 “윤 수석은 경제 관료로서도 굉장한 평가를 받았고, OECD가 주창한 포용적 성장에 대한 이해가 깊어 현 정부 정책에서 실행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정태호 수석과 인창고 선후배 사이로 호흡이 잘 맞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윤 수석은 “새 정부 이후 지난 1년간 경제정책 패러다임 전환의 방향성을 정립해오는 작업을 했다. 그런 틀 속에서 이제는 정책에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국민께서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어내고 집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번 인사가 ‘경제정책 기조’의 변화로 해석되는 것이 대해 우려하고 있다. 사실 경제라인 교체가 고용·소득분배 등의 지표 악화와 관련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일자리 늘리기와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상황에서 고용은 악화일로다. 소득주도성장이 선한 의도에 비해 현실에서 원만하게 작동할 수 있는 정책 준비가 미흡했고, 그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났음에도 치밀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인사를 문책으로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다. 그러나 장하성 실장이 유임되고, 홍장표 전 수석은 신설되는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김으로서 ‘소득주도 성장’의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홍 수석 교체와 관련 임 실장은 “홍 전 수석은 소득주도 성장의 뿌리인 임금주도 성장을 처음 제기한 분”이라며 “문재인정부의 경제 모델을 체계적으로 재정비해 달라는 특명을 대통령이 전달했다”고 말했다. 최근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주 52시간 노동제의 사실상 시행유예’, 홍장표 수석의 교체 등이 ‘소득주도 성장론’의 후퇴로 해석되는 것에 대한 해명이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인선은 기존의 장하성 정책실장-김동연 경제부총리 중심으로 추진되었던 경제 정책에도 정태호-윤종원 라인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영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