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 부동산투기 철폐 전제돼야”

현 정부의 핵심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보유세 등의 도입으로 부동산 투기 및 과열을 진화해야 주장이 나왔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21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조건들’ 정책토론회에서 지대추구 철폐가 분배개선과 혁신의 전제라며 이 같이 제언했다.

하 교수는 지난 정부의 경제정책을 ‘돈의 흐름이 부동산 투기로 연결되는 부채주도 성장’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LTV, DTI 완화 등의 금융규제 완화와 낮은 보유세, 개발이익 환수 유예, 선분양 제도 등 부동산 투기를 유도하는 지대추구 경제가 한국경제의 건전성과 역동성을 떨어뜨리고, 노동의욕을 상실시켰다는 진단이다. 하 교수는 “지대추구 행위에 관대한 제도와 관행을 철폐하지 않고서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부동산에 과다하게 집중된 부를 누그러뜨리려면 지대추구 행위에 대한 개인과 기업에 대한 적정과세가 필요하다”며 “핵심과제는 부동산 보유세”라고 강조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분과위원으로 활동했던 정세은 충남대 교수도 지대수익에 관한 문제를 지적했다. 정 교수는 “가계의 가처분소득의 확대를 위해서는 공정경제와 복지확대가 병행돼야 한다”며 “특히 임대료에 대한 규제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소수의 고자산가들은 지대 및 매매차익 등을 누리는 반면에 임차가구들은 과도한 지대로 고통 받고 있다”며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인한 소비위축을 해소하는 부동산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주택 보유 선호 현상을 개선하려면 거래세율은 낮추고 보유세율은 높이는 등 낮은 부동산 보유세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박강우 방송대 교수는 “국가별로 노동소득 분배가 높을수록 장기적으로 소비, 투자, GDP에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난다”며 “소득분배가 장기 경제성장에 어떤 경로를 통해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실증적인 검토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위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사회기술혁신연구단장은 저성장과 양극화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단장은 “사회통합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한 혁신모델로 최종 사용자인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공공연구 부분의 능력을 강화할 것”을 제시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사회분과장을 맡았던 김연명 중앙대 교수는 총평을 통해 “소득주도성장은 단순히 소득을 올리면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아니다”면서 “복지정책과 사회정책이 함께 가는 종합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중소자영업자 대책TF’(단장 박광온)과 한국사회경제학회(학회장 강남훈)의 공동주최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김경수 권칠승 권미혁 위성곤 소병훈 의원 등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대변인과 경제분과 위원을 겸임한 박광온 의원은 “경제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소수의 기득권이 경제를 이끌고 부동산으로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가계가 경제를 함께 만들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기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