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중앙회 전격 압수수색 배경?
중앙회와 공정위 적폐 의혹 제기
3콘담합과 홈앤입찰 들여다 볼 듯
중앙회 인사채용 비리도 핵폭탄

박 회장의 특별한 공정위 사랑

[중소기업투데이 합동취재반]  320만 중소기업체를 대변한다는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의 ‘흑역사’가 4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중앙회는 전 임원진이 제주도로 내려간 사이 검찰로부터 전격 압수수색을 당했다. 중앙회는 21일부터 2박3일간 제주도에서 ‘2018년 제주 하계 포럼’ 일정이 잡혀 있어 행사 전날인 20일 임원들 대다수가 중앙회를 비운 상태에서 압수수색을 당했다.

이를 두고 중앙회가 검찰로부터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지난해 11월 중앙회가 대주주인 ‘홈앤쇼핑’이 경찰청 지능수사대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한지 불과 7개월만이다. 검찰은 이번 중앙회의 압수수색은 지철호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부위원장이 2017년 중앙회 감사로 재취업하는 과정에서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에서 비롯됐다고 밝혔지만 공정위는 이를 반박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들은 검찰과 공정위 간 ‘전속고발권’을 놓고 힘겨루기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오히려 검찰이 중앙회와 공정위의 적폐사례를 파헤치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검찰과 경찰이 준 공공기관에 해당하는 중앙회 및 관계사를 1년 사이 3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꼽고 있는 대표 사례로 3콘(콘크리트, 아스콘, 레미콘)의 담합과 홈앤쇼핑 건설관련, 중앙회 간부들의 이권개입과 채용비리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7일 호남과 제주지역 9개 레미콘 조합이 정부가 발주한 관수레미콘 입찰에서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102억 원의 과징금을 맞았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원심력 콘크리트’와 충청지역 및 경기 김포 지역 등지에서 3콘 업체의 담합 사실을 적발,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과징금을 물게 하고 일부 기업체 대표를 구속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전개한 바 있다. 이는 바로 3콘(아스콘, 레미콘, 콘크리트)의 '모럴 해저드'가 심각함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담합은 시장 질서를 해치는 대표적인 불공정거래다. 하지만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의 주 사업장이 있는 경기도 및 서울 지역의 3콘은 공정위의 칼날에서 비켜 나 있는 상황이다. 박 회장은 이미 알려진 대로 아스콘 및 레미콘 사업을 통해 자수성가한 대표적인 CEO다.

중앙회 회원사인 한 협동조합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은 취임 후 중앙회 법인카드 및 활동비를 받지 않고, 홈앤쇼핑의 공동대표도 맡지 않는 등 청렴을 다짐했지만,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홈앤쇼핑으로부터 회의수당 등 4억5천만원을 받은 사실이 탄로 났다”며 “이 돈이 국회와 공정위 등 권력기관으로 흘러간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상근 부회장은 중소기업벤처부, 감사는 조달청 출신이 주로 맡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박 회장이 취임한 후 부회장과 감사 자리는 공정위 출신이 돌아가며 장악했다”며 공정위와 중앙회간 커넥션을 암시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초 지철호 공정위 상임위원을 중앙회 감사로 영입했지만, 올해 초 지 감사가 공정위 부위원장(차관급)으로 영전되자, 8개월 동안 공석이었던 중앙회 부회장에 신영선 전 공정위 부위원장을 임명했다.

한편 중앙회가 대주주로 있는 홈앤쇼핑의 사옥건설과 관련, 박 회장의 심복으로 알려진 중앙회 실세들이 이권 개입은 물론 인사 채용 비리를 저질렀다는 정황이 수면위로 솔솔 가시화 되고 있다. 중앙회 노란우산공제본부의 A씨, 홈앤쇼핑의 B모씨와 C모씨(여)등이 대상이다. 더욱이 인조 대리석과 가구납품, 상가분양 등에 이르기까지 거미줄처럼 이권에 개입한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본지는 중앙회 이민형 부회장(아스콘연합회장)과 언론담당 이흥우 부회장(한국낙화생가공업협동조합)에게 “중앙회 직원인 A씨를 특별채용을 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있느냐”, “홈앤쇼핑 사옥건설과정에서 중앙회 실세들이 가구와 인조대리석을 납품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의를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홈앤쇼핑 내부에 정통한 K씨는 “홈앤쇼핑이 가구와 집기 등을 과도하게 구입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선거과정에서 배임·선거법위반 혐의로 지난 2015년 기소된 이래 4년째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오는 8월 16일(배임)과 8월23일(선거법) 최종 공판이 잡혀 있어, 이를 지켜보고 있는 600여개 협동조합이사장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해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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