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평균 4.2% 인상' 對 경남도 '최대 6.79% 인하'
중앙정부-지방정부 '엇박자'로 소비자들 혼란 야기

[중소기업투데이 정민구 기자] 

경남도는 7월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최대 7% 가까이 인하한다.
경남도는 7월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최대 7% 가까이 인하한다. <사진-KBS뉴스 캡처>

도시가스 요금이 중앙과 지방이 따로 움직여 소비자들을 헛갈리게 만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1일부터 4.2% 인상을 발표한 반면 경상남도는 같은 날부터 업체마다 최대 6.79% 인하한다고 공지했다.

중앙정부는 인상 요인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가격 인상을 들었고, 지방정부는 도시가스 가격 인하를 제조업 경기 하락 등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도시가스 요금에 엇박자를 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도시가스사업법' 상 도시가스요금 중 도매요금은 정부가 승인을 하고, 도시가스 사업자의 이윤을 포함한 소매요금은 경상남도가 승인하도록 돼 있다하지만 우선 업계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한 산업통상자원부의 '도시가스회사 공급비용 산정기준' 개정은 재개정 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도시가스 요금 산정제도에 대한 정책분석을 통해 도시가스 업계의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대변한 정부지침의 문제점, 법인세비용 산정 등 원가산정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 도시가스 요금 산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된 지 오래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1일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평균 4.2%(서울시 소매요금 기준, 부가가치세 별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산업부는 “상반기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7~8월에 도입 예정인 LNG 수입가격이 올라간 부분을 요금에 반영한 것”이라며 “도시가스 요금은 원료비 연동제를 적용, LNG의 국내 도입가격 변동에 따라 요금을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도시가스 요금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국제유가·환율 등 LNG 국내 도입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반영, 매홀수월마다 원료비 산정 이후, ±3%를 초과하는 변동요인이 있을 경우 요금을 조정한 결과다.

이로써 도시가스 평균 요금은 현행 메가줄(MJ·가스사용 열량 단위·1MJ=238.9㎉)당 13.9943원에서 0.5877원 인상된 14.5820원으로 조정된다.

용도별 인상률은 주택용 4.0%, 산업용 4.6%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7∼8월 가구당 가스요금이 월 317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경남의 도시가스 요금은 7월부터 최대 7% 가까이 내린다.

같은 날 경상남도는 도시가스 요금 인하안이 소비자정책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의결됐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제조업 경기 하락 등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면서 “도시가스사별로 경남에너지㈜ 1.84%, ㈜경동도시가스 2.08%, ㈜지에스이 6.79%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남도의 도시가스 공급 비용은 산업통상자원부의 '도시가스회사 공급비용 산정기준'에 따라 매년 산정해 7월부터 적용된다. 따라서 이번 도시가스 요금 인하는 중앙과 지방정부의 다른 입장에서 나온 요금 결정이라고 비쳐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평균 공급비용은 경남에너지㈜는 메가주울(MJ)당 0.0408원 인하된 2.1734원, ㈜경동도시가스는 0.0380원 인하된 1.7874원, ㈜지에스이는 0.1980원 인하된 2.7149원이다.

이번 도시가스 공급비용 인하로 7월부터 도내 가정용과 산업용 도시가스 소비자 요금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가스 소비자 요금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승인하는 원료비(약 85.1%)와 도지사가 승인하는 도시가스회사 공급비용(14.9%)으로 구성되는데, 경남도는 이번 결정으로 도내 가정용과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이 62억8300만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경남도는 “실제 도내 산업체 가운데 도시가스 사용량이 많은 A업체의 경우 연간 3억2000만원, B업체는 1억8600만원의 요금 감소 효과가 있다”면서 “도는 앞으로도 도시가스 요금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적정한 요금 책정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같은 산업통상산업부는 경남도의 도시가스 인하 방침에 대해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도시가스 요금을 두고 엇박자를 내는 것에 대해 도정에 정통한 한 인물은 "한경호 경남도 행정부지사 겸 권한대행의 '마지막 선물(?)'이라는 해석도 있다"면서 "이날 퇴임식을 가진 한 권한대행이 중앙정부의 도시가스 요금 인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내 중소기업과 도민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기 위한 해프닝"이라고 평가했다.

원래 세종시 행정부시장이었던 한경호 권한대행은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해 4월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려 사퇴한 이후 지난해 8월 경남도 행정부지사 겸 도지사 권한대행으로 부임했다. 그리고 10개월 간 경남도를 운영했고, 지난 27일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선출직은 못 해봤는데… 공직을 더 하고 싶나, 선출직에 도전하고 싶나.'하는 질문에 “두 개 다 해보고 싶다. 너무 노골적인가.(웃음)"이라고 답변, 향후 경남도지사에 대한 미련이 남아았다는 여운을 남겼기 때문이다.

어쨌든 신임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2일 취임식을 앞두고, 첫발을 내딛는 그에게 까다로운 숙제를 떠넘긴 모양새가 된 셈이라, 신임 김 도시자가 어떻게 풀어낼지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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