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사 경합하는 치열한 저가시장, 프리미엄 전략 실패
알토엔대우와 제휴 총판체제 전환, 제품 다각화 추진

텅빈 바일란트 강남전시장의 모습.
텅빈 바일란트 강남전시장의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황무선 기자] 프리미엄 보일러를 앞세워 야심차게 국내 진출한 바일란트가 최근 지사를 철수 단행한다. 대신 한국 시장은 총판체제로 전환키로 했다.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국내 총판은 보일러 제조사중 하나인 알토엔 대우가 맡게 될 것으로 전해졌고, 현재 양사는 계약 막바지 조율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적인 프리미엄 보일러 시장의 선두주자 독일 바일란트가 지사의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이미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에 위치했던 사무실과 전시장은 이미 한 달여 전 폐쇄 됐고, 한국지사 대표를 비롯해 직원들에 대한 구조 조정도 대부분 마무리 것으로 전해졌다.

바일란트가 국내 지사를 설립한 것은 2014년 8월, 강남에 전시장과 지사사무실을 정식으로 오픈한 것은 2015년 6월로, 불과 5년여만의 일이다. 당시 바일란트는 연간 120만대 규모로 영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 규모로 성장한 한국시장을 겨냥해 지사를 설립했다. 특히 한국지사 및 상설전시장 오픈식에는 독일 본사 칼슨 보크란더 총괄 회장과 클라우스 예쎄 해외총괄 사장 내한해 기자간담회를 갖는 등 한국시장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과시했다.

특히, 바일란트는 저가형 보일러 중심의 국내시장에서 프리미엄 보일러라는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주목을 받았다. 독일에서 생산된 보일러를 그대로 공수해 공급하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내세웠다.

하지만 마케팅을 위한 투입 비용에 비해 한국지사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결국 지사 철수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국내 6개 제조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보다 건설사를 중심으로 제품 공급이 이뤄지는 대리점이나 특판 중심의 시장구조를 넘어서지 못했다.

프리미엄 제품의 가격도 문제였다. 바일란트는 에코텍(ecoTEC)시리즈 3종과 중대형 보일러를 차례로 선보였다. 에코텍의 권장소비자가격은 260~330만원대(VAT 포함; 악세사리 및 설치비 별도)로 국내 보일러와 비교해 4~5배가 비싼 가격이었고, 여기다 국내 제조사들도 프리미엄 보일러를 잇따라 출시하며 대응했다. 제품 판매는 생각보다 부진했고, 성장도 예상보다 더뎠다.

바일란트 역시 대리점 중심의 시장 확대를 추진해 왔지만, 결국 국내 시장을 따라 가지 못했다. 한국 시장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대응한 마케팅도 실패하며 지사 철수의 한 원인이 됐다. 여기다 지사 설립을 주도해온 칼슨 보크란더 총괄 회장이 회사를 떠나게 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바일란트의 전략이 급선회하게 됐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총판 체제로 전환한 바일란트는 앞으로 알토엔대우의 대리점과 as망을 활용해 국내시장의 유통망을 유지할 방침이다. 우선 프리미엄 제품은 그대로 유지된다.

하지만 향후 품목을 확대해 중대형보일러를 비롯해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을 추가하는 등 국내 시장에 대응할 제품을 다양화할 방침이다.

알토엔대우 관계자는 “바일란트의 총판체제 전환 및 알토엔대우와의 제휴는 양사가 윈윈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다”며 “바일란트의 우수한 제품과 알토엔대우의 대리점 및 서비스망을 통해 제품의 판매를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2015년 9월 바일란트 한국지사 및 상설전시장 오픈식에 맞춰 방한한 독일 본사 칼슨 보크란더 총괄 회장(우측)과 클라우스 예쎄 해외총괄 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5년 9월 바일란트 한국지사 및 상설전시장 오픈식에 맞춰 방한한 독일 본사 칼슨 보크란더 총괄 회장(우측)과 클라우스 예쎄 해외총괄 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바일란트는 에코텍(ecoTEC)시리즈
바일란트는 에코텍(ecoTEC)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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