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김필수 자동차연구소장,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김필수 교수
김필수 교수

[중소기업투데이]  우정사업본부의 배달용 초소형 전기차 1만대 선정은 단일 대상으로는 정부 차원에서 가장 큰 목적사업이다. 이는 열악한 배달부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면서 환경성 등 공공성도 강조하고 있어 사업의미가 남다르다.

향후 3년간 도입할 전체 1만대 가운데 올해 1000대는 첫 단추라는 측면에서 각종 구매조건을 정확하게 공시하고, 객관적이고 세밀한 사업 추진으로 공공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초소형 전기차의 최소한의 구매조건은 무엇일까?

우선 배달부의 동선과 편의성, 안전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를 위한 기본 조건은 슬라이딩 도어이다. 일반 자동차와 같은 여닫이는 공간이나 작업동선, 작업 능률 등을 고려하면 한계가 있는 만큼 미닫이 형태의 슬라이딩 도어가 필수이다. 필요하면 자동 슬라이딩 도어로 배달부의 편의성 제고도 고민하면 좋을 것이다.

적정한 최저 지상고 등도 편하고 신속하면서도 효율적인 배달시스템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운전석 옆에는 편지와 간단한 소품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도 확보해야 한다.

왼쪽 운전석을 오른쪽으로 변경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오른쪽 운전석은 일본, 영국 등 군주 국가에서 적용하고 있다.

우리처럼 왼쪽 운전석 방식의 국가의 경우 오른쪽 방식으로 바꾸면 장단점이 공존하지만, 택배용이나 주차 단속용 차량으로는 오른쪽 운전석이 적절하다.

미국의 경우 이미 우편배달용 차량은 오른쪽 운전석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항상 오른쪽에 위치한 주택 등 배달 대상을 감안한 것이자, 배달부가 안전하고 편하게 보도 쪽으로 내리고 동선을 최소화하면서 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처럼 왼쪽으로 내리면 도로에 내리기 때문에 배달부의 안전이 위협을 받을 수 있고, 배달하고 다시 돌아와 왼쪽으로 탑승하면 배달부는 항상 위험에 노출된다.

물론, 단점도 있다. 오른쪽 핸들이 익숙하지 않으면서 편도 끝 차선에서 1차선으로 이동 시 왼쪽 사각지대가 커지는 문제도 있다.

여기에 보도 쪽으로 내릴 때 뒤에서 오는 오토바이나 자전거 등과의 조우를 고려해 슬라이딩 도어 개방 시 주변에 알리는 경고등이나 배달부를 위한 후방 보조 미러 설치 등도 고민하면 좋을 것이다.

배터리의 조건도 고려 대상이다. 거리와 충전시간 등 여러 면에서 고민해야겠지만 더욱 중요한 부분은 당연히 리튬 이온 계통의 배터리 사용일 것이다. 기존 납축전지 등은 이미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는 고가이지만 부피나 무게 등 전체적인 측면에서 최적의 대상이다. 이 계통 배터리의 국내 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관련 기업도 다수인 점도 감안한 것이다.

내구성과 사후서비스의 확보도 중요하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신속히 대처하고 조치할 수 있는 전국 서비스점의 확보가 도입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잦은 주행 형태에 따른 차량 내구성도 탁월해야 한다.

우정사업본부의 배달용 초소형 전기차 선정은 정부 차원의 시작점인 만큼 관심도도 크고 열악한 배달부의 편의성 등도 고려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모쪼록 객관성과 투명성을 기본으로, 확실하고 기본적인 구매조건을 통해 탁월한 초소형 전기차의 등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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