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박철의 중소기업투데이 발행인

박철의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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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투자의 천재와 최고의 사기꾼이란 상반된 평가를 받아온 조지 소로스. 하지만 그는 공산화된 동구권 국가를 무너뜨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동구권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주인공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1970년대 말부터 구소련을 비롯해 그의 모국 헝가리 시민단체에게 매년 수억 달러씩 지원해 안정적인 체제변화를 도모했다. 당시 그는 본능적으로 소련을 비롯해 동유럽권 철의장막이 균열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즉시 열린사회를 위한 기금을 자선신탁 형태로 출범시킨 뒤 매년 300만 달러씩 기부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이후 1984년 열린사회재단을 창설해 지금까지 40여년 동안 100억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오늘날 이 재단은 세계 120여 개국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운동을 펼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산하 A이사장은 지난 3월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에게 “전경련도 시대정신에 맞게 변해야 한다”고 쓴 소리를 했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A이사장의 편지에 따르면 “세계 어느 나라가 전경련처럼 50층짜리 빌딩을 소유하고 부동산업을 하는 데가 있느냐”며 “우리나라에는 자본주의의 틀을 유지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시민단체가 적지 않은 만큼, 이들과 손을 잡고 건강한 시민운동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어 A이사장은 “전경련은 시민단체에 대한 재정적인 뒷받침을 하고, 시민단체는 전경련의 정책과 비전을 홍보하는 윈윈 정책이 필요하다”며 “현재 비어있는 전경련의 사무실을 시민단체에게 무상 또는 저렴하게 임대해주는 방안이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즉 전경련과 손잡은 시민단체가 건강한 시민의식 함양은 물론 전경련에 대한 대안과 비판을 주문한 것이다. 물론 전경련만을 위한 어용단체를 말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는 전경련이 50년 동안 한국경제가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데 마중물 역할을 충실히 해 온 만큼, “전경련 해체는 안된다”며 “그래도 한국경제의 희망은 전경련이다”고 설파했다.

우리에게는 740만명이라는 재외동포가 있다. 전 세계 100여 국가에서 살고 있는 중국의 화교보다 숫자는 많지 않지만 한국은 170여개 국가에서 살고 있다. 화교 자본은 중국을 G2국가로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음은 주지의 사실. 그렇다면 전 세계 한상韓商)의 자본이 통일국가의 불쏘시기가 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는가? 이번 북미회담에서 성김 대사와 앤드루 김의 역할을 보면 향후 한인들의 활약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전경련과 중소기업중앙회는 대표적인 NGO기구다. 조지 소로스가 헝가리에 오픈소사이어티재단(OSF)을 만들어 민주화의 발판을 마련한 것처럼, 전경련과 중소기업중앙회, 그리고 재외동포가 연대한 NGO기구가 북한 및 북한과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세계 각국의 시민단체를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면 북한의 변화를 모양새 있게 유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조지 소로스가 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는 남북통일이 왔을 때의 정치‧문화적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돈을 벌어 사회에 기여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역할이 아닐까.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한국의 중소기업과 한상을 중심으로 한 외국자본이 합쳐져 개성공단에 이어 남북경협을 주도한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남북이 통일되면 대한민국의 국격은 대략 5-10배 이상 높아진다. 이는 한국산 브랜드가 그만큼 올라가 한국경제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한 재외동포의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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