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취임, 홈쇼핑 전문경영가 리더쉽 기대
비리로 얼룩진 회사 이미지 쇄신 중책맡아

[중소기업투데이 박진형 기자] MB정부에서 선임된 강남훈 전 대표가 채용비리 등의 문제로 이사진 퇴진 압박 속에 지난 3월 중도 사임한 가운데, 홈쇼핑 전문가 최종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돼 경영정상화에 나선다.

최종삼 홈앤쇼핑 신임 대표이사
최종삼 홈앤쇼핑 신임 대표이사

홈앤쇼핑(대표이사 최종삼)은 3개월간 공석이었던 대표이사에 최종삼 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부회장이 선임됐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최 신임 대표이사는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홈앤쇼핑 본사에서 진행 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 사내이사에, 이후 오후에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에 선임됐다. 임기는 전임 대표이사의 잔여임기인 2020년 5월 25일까지다.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최종삼 신임 대표이사는 1981년 LG전기에 입사했다. 이후 LG그룹 회장실과 LG홈쇼핑(현 GS홈쇼핑) 최고재무책임자(CFO), GS울산방송 대표이사,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 이사장, 한국케이블TV SO협의회장,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상임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최 신임 대표이사가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강남훈 전임 대표이사가 홈앤쇼핑을 개국 4년 만에 취급액 2조원대의 홈쇼핑으로 외연을 성장시켰지만, 각종 비리를 양산하면서 중소기업 판로지원을 위한 ‘홈앤쇼핑’이라는 이미지와 신뢰도를 하락시켰다.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홈앤쇼핑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의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청탁자에) 이인규 변호사도 있었느냐”고 묻자 강남훈 전임 대표이사는 “마침 경리직원이 하나 빠졌는데 (이 변호사가) 소개해서 한 명 입사했다”고 답했다.

2009년 ‘박연차 게이트’ 관련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진두지휘한 이인규 변호사(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수부장)는 강남훈 홈앤쇼핑 대표와 고교동창으로 설립 초기 2년간 사외의사를 맡은 바 있다.

공채 직원 채용과정의 투명성도 확보해야 한다.

강 전임 대표이사는 2011년 공채 1기와 2013년 공채 2기 선발과정에서 최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 임원들의 부정청탁을 받아 부적격자 10명 선발에 관여했다. 이들이 서류전형에 합격치 못하자 ‘중소기업우대’, ‘인사조정’ 등 채용공고에 없는 항목에서 10~20점의 가산점을 부여해 서류전형을 통과시켰다. 또 공채 2기 때 실시한 인·적성 검사에서 특정 지원자가 부적합 판정을 받자 재검사를 유도해 면접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선 2014년에는 신사옥 건설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비리가 포착돼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당시 입찰에서 최저가를 제시한 대립산업 대신 174억원이나 높은 가격을 써낸 삼성물산을 낙찰하는 과정에서 의혹이 있었다. 이에 검찰은 품질의 하한선을 정한 ‘최저가 입찰제’에 따라 선정한 것을 확인하고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다.

홈앤쇼핑이 정부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도 사실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32.93%, 농협경제지주, IBK기업은행, 중소기업유통센터가 각각 15%로 지분이 구성돼 있다. 그렇다 보니 강남훈 전임 대표이사이 물러난 이후 여권 인사의 대표이사 내정설이 돌았다. 다행이 대표이사추천위원회가 3년 이상 홈쇼핑 및 유사업종(방송, 모바일) 경영한 경험자 등으로 후보자격 요건을 강화하면서 최종삼 대표이사가 선임될 수 있었다.

중소기업 제품 판매지원과 내부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조직정비에도 나섰다. 지난 5일 ‘4본부-11실-30팀-10파트’로 개편하면서, 중소기업 지원업무를 ‘센터’급에서 대표이사 직속의 ‘실’로 격상시켰다. 청렴도 제고를 위해 상임감사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지난 대표이사 후보중 전국언론노조 홈앤쇼핑지부가 공식적으로 지지했던 신일곤 본부장을 주요 요직으로 불리는 경영전략본부장에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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