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CJ 제일제당 앞세워 美 가공식품업체 인수
장영신 회장, 애경산업 화장품으로 日안방시장 본격공략
이재광 회장, 광명전기 다국적 기업으로 육성 위해 ‘올인’

[중소기업투데이 정수남 기자] 우리나라는 인구는 5100만명으로 내수 시장이 좁다. 게다가 2010년대 초반 반짝 회복세를 보인 내수 경기가 더블딥(이중경기침체)에 빠진 이후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없다. 아직 선진국이 아니면서 선진국형 저성장  기조에 빠진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강점인 수출, 해외시장 공략만이 살길이다. 수출주도형 경제 구조를 적극 활용해야만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가를 따돌리고 서방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왼쪽부터)이재현, 장영신, 이재광 회장.
(왼쪽부터)이재현, 장영신, 이재광 회장.

이를 감안해 주요 대기업과 중견기업 오너들이 팔을 걷었다. 대기업 가운데서는 이재현 CJ 회장이 가장 적극적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경영에 복귀한 이후 첫 행보가 미국 방문 이었다.

당시 이 회장은 자사의 현지 사업체의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살피고, 전략적으로 협업이 가능한 업체 등을 물색했다.

지난 1년간 새로운 사업을 구상에 몰입한 이 회장은 그룹의 모태인 CJ제일제당을 통해 현지 식품업체 쉬완스컴퍼니 인수를 추진한다.

미네소타 주에 위치한 쉬완스컴퍼니는 1952년 출범한 냉동식품 제조업체로, 현지 냉동피자는 소매시장 점유율 19%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생산 품목은 냉동 피자, 냉동 디저트 등으로 이  회사의 연간 매출은 3조2400억원, 세전영업이익은 2800억원 수준이다. 이 회사의 세전영업이익은 CJ제일제당(2조7000억원)의 33% 선이다.

이 같은 소식이 증권가에 나돌면서 CJ제일제당의 주가는 최근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해외 식품사업 경쟁력 강화 일환으로 미국 가공식품 회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은 일본의 화장품 시장을 정조준했다. 그것도 안방시장이다.

애경산업은 자사의 주력 화장품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AGE 20’s)를 통해 현지 2대 홈쇼핑 채널 중 하나인 QVC홈쇼핑을 통해 이달 초 판매를 시작했다.

AGE 20’s의 대표 제품인 ‘에센스 커버팩트’는 현재 QVC홈쇼핑에서 오후 3시와 9시에 전파를 타면서 안방마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에센스 커버팩트는 고체 파운데이션 안에 고농축 수분 에센스를 함유하고 있어 국내외 여심을 사로잡았다. 에센스 커버팩트는 2013년 9월 국내 홈쇼핑에 처음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누적판매 630만세트, 4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016년 진출한 중국에서 에센스 커버팩트는 지난해 현지 최대 온라인 플랫폼인 티몰글로벌의 파운데이션 부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장 회장은 “제품 선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QVC홈쇼핑에 에센스 커버팩트가 진출한 만큼 현지 고객에게 제품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며 “애경은 ‘앞서가는 사고와 앞서가는 기술, 앞서가는 경영으로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창조하는 기업이 되자’는 경영이념으로 국내 생활문화의 역사를 바꾸는 앞장서고, 새로운 생활문화와 선진 기술을 창조하겠다 ”고 말했다.

장 회장은 일본에서의 경영실적이 나오면 아시아와 중동 등으로 자사의 영역을 넓힌다는 복안이다.

중견기업에서는  종합 중전기기 제조업체 광명전기(회장 이재광)의 해외 진출이 단연 돋보인다.

광명전기가 지난달 ‘월드클래스300’ 기업으로 선정되자, 이재광 회장은 자사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새로운 청사진을 내놨다.

우선 이 회장은 2022년까지 매출을 현재보다 138%(1449억원) 급증한 2500억원으로 늘리기 위한 세부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 이 회장은 동남아시아와 중동지역의 전력계통 특성에 맞는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진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회장은 “외국의 제도나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 광명전기 단독으로 해외에 나가기는 어렵다. 정부가 중소·중견기업의 수출보험을 확대하면 관련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명전기, 연구인력 확충, 태양광 등으로 사업 확장

이 회장은 정부 지원을 활용해 5년간 연구개발(R&D) 인력 50명을 충원하는 등 R&D경쟁력도 높인다.

이는 해외 신흥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가성비가 탁월한 고품질의 제품이 필수이기 때문이며,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실제 이 회장은 최근 태양광발전시스템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이에 따라 광명전기는 지난해 하반기 에너지밸리 나주혁신산업단지에 관련 공장을 신축했다.

자사의 주력인 수배전반과 가스절연개폐장치(GIS), 개폐기류, 원자력 전기설비 등에서는 국내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자, 다국적 기업으로 나가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최근 남북 관계 개선으로 광명전기의 수혜가 예상되는 점도 이 회장의 세계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회장은 “북한의 전력 사정이나 철도 시설이 좋지 않아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정부가 현장 중심의 중소기업 정책을 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명전기는 1955년 설립 이후 중전기기에만 집중한 결과, 국내 400개 업체가 경쟁하는 업계에서 중견기업으로는 선두 업체로 자리 잡았다. 광명전기의 현재 임직원 수는 200명이다.

한편, 월드클래스300은 정부가 세계적인 강소기업 300사를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정부는 선정 업체에 5년간 매년 15억원 한도로 연구개발(R&D)과 해외 마케팅비용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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